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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일장 개최 안내 (2025/09/14~2025/09/28)

글쓴이: cedrus, 3시간 전, 읽음: 41

벌써 9월 중순이라니 시간이 정말정말 빠르게 흘러가네요. 요즘은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해 가을이 온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이번 여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처음으로 한강수영장에 다녀온 일이 기억에 남아요. 도심 속 수영장이란 건 멋지구나 감탄했었지요. 

또 최근에는 이지연 작가의 <산맥공주>를 읽었어요.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인데,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단편들이라 재밌었어요. sf와 판타지, 민담 등 장르도 다양했고요. 특히 두 편의 sf는 세계관이 이어져서 흥미로웠어요. 단편을 구성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제 취향이라 작가가 어떤 소재를 다루었더라도 분명 재밌게 읽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아쉬움이 크게 남아요. 

제가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은 ‘눈 속의 요정’이에요. 폭설이 내려 도시 교통망이 부분적으로 마비되기 시작한 날, ‘나’는 중요한 약속을 위해 걸음을 옮깁니다. 그러다가 뭔가 특이한 걸 발견해요. 

하필 거기 멈춰 선 이유를 모르는 것처럼 가까이 간 이유도 모른다. 한 걸음마다 한 뼘이나 되는 눈을 차면서 굳이 갔고, 들여다보았다. 뭔가 푸르스름하고 예쁜 것이 있었다. (이지연, <산맥공주> 63쪽) 

눈 속에 쓰러진 작은 요정을 발견한 ‘나’는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합니다. 그냥 둘 수는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은 동물을 구조했을 때처럼 먹을 걸 주면 기력을 회복할까요? 그런데 요정은 대체 뭘 먹나요? 일단 추위라도 피하도록 주머니 속에 요정을 숨겼어요. 

사람들 눈을 피해 요정을 보호하는 동시에 ‘나’는 폭설을 뚫고 약속 장소까지 가야 합니다. 바쁜 걸음에 무거운 걱정거리까지 더해져 ‘나’의 고민은 끝도 없이 이어져요. 

낭패한 심정으로 역을 나가 보니 도시는 더 이상 도시가 아니었다. 길 전체가, 어디가 자동보도이고 어디가 자전거길이며 어디가 비상도로인지도 구별할 수 없도록 눈에 덮였고 건물들은 침몰하다 남은 빙벽 같았다. (이지연, <산맥공주> 77쪽) 

요정을 만나는 특별한 일이 생겼지만 ‘나’의 현실은 여전히 불분명하고 힘겨운 날이었어요. 결말이 환상적인 광경을 그리는 동시에 무척 서글퍼요. 

이번 소일장의 제시어는 ‘주머니 속 요정’입니다. 요정의 모습은 자유롭게 상상해 주세요. 팅커벨 같은 모습이어도 좋고, 전혀 요정 같지 않은 모습이어도 좋아요. 제시어가 본문에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으니 자유롭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간은 9월 14일부터 9월 28일이 끝나는 밤 12시까지 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mile: 

제시어: 주머니 속 요정

분량: 5매 이상 

기간: 9월 14일 ~ 9월 28일 밤 12시  

장르 및 형식 자유 

 

*참여해주신 분들께 소정의 골드코인을 드립니다.

*참여 후 댓글로 작품 숏코드를 달아주세요. 

*참여 리워드는 소일장 종료 후 일괄적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다른 소일장과 중복 참여가 가능합니다.  

ced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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