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독성 실험
그리하여 이 모든 자태가 혐오스럽지도 이색적이지도 않아서 타인들이 원하는 기준치-실제 평균치와는 무관한-에 들어맞아 어떤 이목도 끌지 않는 그녀는, 고개를 무릎에 닿을 듯 떨어뜨리고 루페 안에 확대된 글자를 짚어나가는 듯 하다가 문득 안경알 밖으로 눈만 들어 대각선 좌석을 살핀다.
50대 후반 남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꾸벅꾸벅 조는 듯 하다. 머리카락은 새로 염색할 시기를 놓친 모양으로 반백이며 다갈색 가죽 재킷과 검은 기지 바지 차림, 속목에 고리를 건 일수가방 스타일의 클러치 백은 각종 서류와 지폐로 두툼하게 부풀어 있고, 검정 페라가모 구두는 닳고 긁힌 부분이 눈에 띈다. 손잡이를 잡고 열차의 흔들림을 따라 이러지리 몸을 기울이는 동안 그녀는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그리하여 이 모든 자태가
혐오스럽지도 이색적이지도 않아서
타인들이 원하는 기준치-실제 평균치와는 무관한-에
들어맞아 어떤 이목도 끌지 않는 그녀는,
고개를 무릎에 닿을 듯 떨어뜨리고
루페 안에 확대된 글자를
짚어나가는 듯 하다가
문득 안경알 밖으로 눈만 들어
대각선 좌석을 살핀다.
50대 후반 남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꾸벅꾸벅 조는 듯 하다.
머리카락은 새로 염색할 시기를 놓친 모양으로
반백이며 다갈색 가죽 재킷과 검은 기지 바지 차림,
속목에 고리를 건 일수가방 스타일의 클러치 백은
각종 서류와 지폐로 두툼하게 부풀어 있고,
검정 페라가모 구두는 닳고 긁힌 부분이 눈에 띈다.
손잡이를 잡고 열차의 흔들림을 따라
이러지리 몸을 기울이는 동안
그녀는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앞서 쓴 ‘제 글이 벽돌체라는군요’라는 글의 연장선입니다.
감사하게도 뜨거운 반응으로 다양한 의견을 주셨습니다.
사피엔스 님이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셔서
더 과감하게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위의 인용 부분은 구병모 작가님의 ‘파과’의 도입부 일부로
교보문고에서 미리보기로도 제공되는 부분입니다.
그나마 가장 짧은 문단 2개를 인용해봤습니다.
앞의 부분은 그대로 옮긴 것이고,
뒤의 부분은 텍스트 원문은 그대로 두되,
중간 중간 엔터키만 친 겁니다.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1. 앞에 비해서 뒤가 더 읽기 편해졌는가, 오히려 더 불편해졌는가.
1-2. 이 글을 읽기 위해 활용한 매개체는? (PC 혹은 모바일)
2. 앞에서의 감상과 뒤에서의 감상이 달라졌는가.
2-1. 달라졌다면, 어떻게 달라졌는가.
1번 질문은 단순하게 브릿G라는 플랫폼에서 스크린에서의 가독성에 관한 것이고,
2번 질문은 단순한 줄바꿈이라도 감상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1번은 개인의 선호도에 불과할 수도 있는데,
2번은 또 다른 문제 라서요.
자유롭게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