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대한 피드백 – 걷어내지 못한 원작의 그림자
이 글은 제 단편 ‘젊은 나무꾼의 슬픔’의 리뷰공모에서 루주아 님이 써주신 아래 리뷰에 대한 피드백입니다.
https://britg.kr/novel-review/21727/
우선 부족한 작품에 리뷰 남겨주신 루주아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이에요 ㅎㅎ
사실 작품을 쓴 것이 꽤 오래 전 일이라 (작년 타임리프 공모전 출품작이었어요), 저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고 이렇게 피드백을 씁니다.
원작의 선녀와 작품의 선녀가 크게 다른지 모르겠다고 해 주셨는데요, 아무래도 설화의 캐릭터를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 제 능력의 부족인 것 같습니다.
사람을 씨받이로 쓰는 것은 분명 잔인한 문화이고, 과학기술이 발전된 미래에서 이런 문화가 형성되었다는 설정 자체는 이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선녀들은 (작품에서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생식 능력이 떨어지는 남성들만 있는 미래 사회에서, 도무지 채워지지 않는 성욕을 해소하고 자식을 낳고 싶은 마음에 자발적으로 나선 이들이 대부분이에요. 그것들까지도 기술로 채울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인간의 욕구 중에는 극단적으로 발전한 기술로도 채우기 어려운 뭔가가 있을 거라고 믿어요.
더불어, 설화가 처음에 산돌을 만날 때는 자궁으로서 온 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사회가 그녀에게 씌운 불합리한 역할을 깨고 나오기 시작해요. 그녀는 노루가 날개옷을 돌려줬는데도 돌아가지 않았죠. 처음에 그녀에게 자궁의 프레임을 씌운 건 이런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변하는 건 설화 뿐만이 아니에요. 산돌도 예전의 소극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하늘나라에 찾아가고 시간장인에게 대드는 등 사랑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쓰다보니 계속 변명같은데;; 아무튼 하늘나라의 모습이 독자분들께 설득력있게 느껴지도록 좀 더 고민해 볼게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