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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 대한 생각

분류: 수다, 글쓴이: 샤유, 17년 8월, 댓글16, 읽음: 109

리뷰를 의무적으로 쓰려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책 리뷰도 올리고 별점도 달고 어디 심사평 같은 것도 써보고 하는 식으로요. 그러다 관뒀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작품에는 억지로 할 말을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사소하거나 관점에 따라선 별 문제가 되지 않거나 그저 스타일인 부분들을 가지고 쓸데없이 의미를 부여해서 평가를 하는 것 같아서요. 그러다보니 영 리뷰같은 걸 안 쓰게 되거나 분량이 빈곤해지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만 온전히 감당하기 힘든 말을 하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저는 리뷰도 일종의 창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뷰의 대상이 되는 글에 모티브를 받아서 새로 자신만의 글을 쓰는 거죠. 원래 있는 글의 의미를 재조립하고 뒤집어보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방법을 저는 선호합니다. 그래서 그런 모티브가 떠오르는 글에만 리뷰를 쓰기 때문에 영역이 좁아지긴 하는데, 뭐 그게 제 그릇이려니 해야죠.

그래서인지 작가들에게 자기발전(?)을 위한 유효한 피드백으로는 작용하지 않는 듯 싶습니다만 사실 제가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굳이 피드백이 되어야 할 이유는 조금도 없으니까요. 할란 앨리슨은 자기 글 별로라고 했다고 교수도 패고 쫓겨났지만 대작가가 되었는데, 작가의 발전이란 결국 개인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피드백을 하는 건 독자 맘이죠. 받아들이는 것도 작가 맘이고요.

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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