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계보 큐레이션 이벤트 종료
총 6분이 참가해 주셨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20코인을 지급하였습니다.
글을 쓰지 않으셔도 공감을 누르신 분, 큐레이션 이벤트에 올라온 글을 읽어주신 분, 큐레이션된 글을 쓰거나 읽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혹여나 누락되거나 코인이 미지급된 분은 알려주시면 빠르게 처리하겠습니다.
이하 잡담.
놀랍게도 이런 이상한 이벤트에도 어떤 계보가 있는 것이죠. 항상 멋진 문장으로 소일장을 열어주시는 Mik 님. 그리고 황금도롱뇽이라는 테마로 소설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소일장을 열어주시는
유권조 님을 보면서 아 나도 저런거 하고 싶단 생각을 늘 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너무 작가들만을 위한 이벤트가 아닐까 하는 고민도 조금 있었죠.
“나는 단수가 아니다.”
우리는 순수하게 작가일 수 없어요. 전업작가가 아니란 의미가 아니라 우리는 작가면서 리뷰어고 독자에요.
브릿g의 첫 시작은 리뷰로 시작했고 등록작가가 되는 것보다 추천 리뷰어가 되는게 빨랐고, 언제 되었는진 모르겠지만 브릿g 비평가 타이틀이 달려있어서, 저는 사실 작가 보다는 리뷰어가 좀 더 익숙해요. 문제는 이전 글에도 언급했듯이 제가 글을 읽고 드는 감정의 대부분은 왜 이런 글을…? 이란 말이죠.
하지만 작가분들의 우려와 달리 그건 작가의 문제가 아니에요. 절대로. 리뷰어의 역할은 ‘이래서 이 글은’ 을 찾아내는 것이고 그건 작가의 의도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제 리뷰를 읽는 독자들에게도 심지어 작가들에게도 설득시키지 못한거 같아요.
작가가 할 수 있는 활동은 무척 즐거워요. 반면 리뷰어로서 하는 활동은 꽤나 고되고 재미도 없습니다. 보통 독자 단 한명이 달라붙어서 나는 이렇게 쓰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가거든요.
이번 이벤트에서 꾸준하게 의도를 밝혔지만 계속해서 그 의도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도 그 이유에요. 리뷰를 쓰는건 작가의 의도 맞추기 같은게 아니라 리뷰어의 의도를 담은 그 자체로 오롯한 글이에요. 작가에게 의도가 있다면 독자에겐 해석이 있겠죠. 물론 우리가 받은 의무교육이 작가론에 입각해 해석하는걸 가르치기에 글에 대해 말하는 것이 작가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 또한 분리되어 세상에 나온 가상의 무언가를 논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이제 많이 지치고 낡고 작가로 하는 활동들이 더 즐겁고 그렇게 리뷰를 놓게 되었네요.
그러나 리뷰어는 필요합니다.
브릿g의 메인 문구는 ‘이야기의 세계로 건너가는 방법’ 이에요. 이야기의 세계를 만드는건 작가겠지요. 하지만 이야기의 세계에서 지도를 만들고 그 옆에 길고 긴 해석을 붙이는건 누구일까요? 리뷰어겠지요.
이번 큐레이션 이벤트의 목적은 그런 지도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제가 하기에는 너무 힘들고 지난한 작업이었어요. 그래서 여러분의 손을 빌렸답니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와서 기뻐요.
작가는 작품으로만 말해야 한다. 이런 사조의 교육을 받은 적도 있고 어느정도 공감은 합니다만, 굳이굳이요? 우리는 단수가 아닌걸요. 작가로서 작품을 쓰고 독자로서 글을 읽고 리뷰어로서 읽은 글에 해석을 답니다. 해석을 넘어가고 싶다면 해석끼리 모아서 매타 해석-큐레이션을 열거나 다시 작가로서 그 주제에 대해 내 글을 써낼수 있고요. 이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야기의 세계를 더 넓혀갈수 있을거라 믿어요.
다만 이번 이벤트에서도 풀리지 않은 우려가 하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내 이야기’와 ‘죽은 사람 이야기’ 만이 안전하게 느껴져요. 이건 어쩔수 없죠… 그래서 내 이야기 외에 사실 관심이 없어 보여요. 그래서 살아있는 다른 사람 이야기로도 모았을때 이렇게나 모을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선 다음 이벤트를 여는 수 뿐이겠지요. 그때까지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