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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안 보이면 일이 꼬인 겁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보네토, 17년 8월, 댓글21, 읽음: 104

이빨요정으로 짹짹이(뿐 아니라 사방 인터넷)에 소문이 자자한 신촌의 ㅇ치과를 찾았습니다.

제 사랑니가 개떡처럼 난 건 잘 알고 있었죠. 네 개 다 아주 팔자가 피셨습니다 -_- 잇몸을 뚫은 것도 아니요, 심지어 뼈도 안 뚫고 잘 주무시고 계셔서 영원히 같이 살 속셈이었는데요-

왼쪽 윗놈이 날만 궂으면 두통을 불러오는 겁니다.

왼쪽 윗니들이 전부 안 좋았어요. 치과에 여러 번을 가서 다각도로 손을 봤는데, 날만 굳으면 모든 그쪽 이뿌리가 반란을 일으키는 겁니다. 그러다, 치과에서 치통약을 타먹으며 깨달았어요.

아, 이놈, 니가 범인이구나!

동네 치과 어디든 난색만을 표했습니다만 어쨌든.

두통은 최근 들어 끝내주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심심하면 비가 오잖습니까? 저기압엔 욱씬! 결심을 굳히고! 갑니다!

 

 

과연. 다른 사랑니들은 옆니를 향해 누워있는데, 그놈 혼자 앞을 보고 있어요. 이 무슨 받들어총도 아니고??? 그러나 어떤 사랑니도 5분 안에 발치해주신다던 이빨요정께선 제 엑스레이사진을 보더니 한 마디 해 주셨습니다.

 

“어유; 어렵겠는데;”

 

하지만 저의 결심은 확고했습니다. 이빨요정이 제 이를 뽑는 데엔 정확히 8분 걸렸습니다. 저는 신이 났고, 기념으로 제 사랑니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요, 집에 오자마자 코피가 나네요… 물만 마셔도 나요. 입에 뭐만 들어가면 나요……

발치한 곳에서 피도 안 멈춰요………… 피가 짭짤하네요. 저는 우울합니다 OTL

 

사랑니 위치가 개떡같아서 콧속 콧물저장동굴(아님)과 입속에 프리패스가 생길 수 있다고 하더니, 설마 그건 아니겠지;;; 하며 주린 배를 부여잡고 입이 짜다고 우울해하는 중입니다.

사랑니는 젊을 때에 뽑으세요 ㅜㅜ 20대 넘기면 뼈와 이가 찰떡 같이 달라 붙어서 의사도 사람도 뼈도 고통이랬는데, 그 빠지직 소리는 역시 광대뼈가 골절되는 소리였나 이딴 생각만 듭니다.

내일 날 밝으면 발치요정님 면담하러 가야겠어요… (그 전에 자고 일어나면 피나 좀 멈춰있길 ㅜㅜ)

보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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