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글쓰기…!

글쓴이: 이요람, 3시간전, 읽음: 25

어릴 때부터 뭐든 금방 빠졌다가 금방 빠져나오는, 금사빠이자 금사식인 저는 진득하게 붙잡고 있는 게 일주일을 넘지 못한다하여 작심칠일로 불렸는데요. 글쓰기는 꽤 오래 잡고 있어서 신기해요.

글을 쓰고 있으면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에서 헤매고 있는 느낌이에요. 나아갔다가 돌아오고, 더 멀리 나아갔다가 돌아오길 수백 번. 미로에 들어가라고 떠민 사람도 없고, 미로를 부숴도 뭐라고 할 사람 없으니 언제든 포기하고 미로를 뚫고 나와도 되는데, 왜 끙끙 앓으며 며칠, 몇 달, 몇 년 붙잡고 있는지 참 신기해요.

가장 신기한 건 그 미로를 제가 만들었다는 거예요. 직접 만든 미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게 답답하고 바보같이 느껴지다가도, 가끔 구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어렴풋이 미로 전경이 보이면 얼마나 설레는지. 그러다 출구를 만나면 반갑기보단 아쉬워지는 게 글쓰기라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인 것 같아요.

이 신기한 일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이 있다는 게 오늘따라 행복해서 오랜만에 글 남겨봅니다 :smile:

이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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