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괴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밤엔
분류: 수다, , 8월 20일, 댓글4, 읽음: 73
우준이 녀석은 무엇인가 단단히 삐졌는지, 부르는 말에 도통 대답도 하지 않고 눈길도 주지 않았다.
간만에 찾은 고향집 근처 계곡에서 어린 시절 처럼 깨 벗고 놀아 보자 한 것도, 깊은 소에서 장난을 먼저 친 것도, 그러는 사이 장난이 좀 심해져 먼저 성질을 낸 것도 녀석이었는데.
하늘에 덩그러이 떠 있는 달을 보자니 문득 어릴 적 할머니께서 무서운 옛 이야기를 해 주시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밤엔 귀신이 곁을 지나가도 모른다” 고 겁을 주시던 게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