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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문4답] 그게… 그렇습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태윤, 2월 14일, 댓글10, 읽음: 64

글도 안 써지고 해서 노트에 이상한 말을 끄적거리고 있었는데 이런 이벤트를 보니 반갑기도 합니다.

연초마다 한 번씩 거대한 목표를 부르짖는 작심 삼일을 진작에 끝내고 밤마다 술만 홀짝거리다 배 두드리며 잠드는 생활을 반복하는 중입니다만, 여러 작가 분들의 생각이나 현황을 전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으니 염치 무릅쓰고 참가해보겠습니다.

1. 내 글에 영향을 준 창작물 (ex: 영화, 게임, 노래, 책…)

-저는 영화나 애니보다는 소설, 만화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학창 시절엔 추리 소설을 많이 봤는데, 엘러리 퀸, 코넌 도일 정도가 되겠고, 만화책은 총몽, 베르세르크, 기생수, 마스터 키튼 같은 작품을 보면서 저만의 스토리를 구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기억나네요. 이십 대 이후로는 나쓰메 소세키나 무라카미 하루키, 에쿠니 가오리 같은 작가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일본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가 요즘엔 미스테리, 공포 문학을 포함해서 가리지 않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엔 요네자와 호노부의 ‘흑뢰성’을 읽었는데 재미있더군요. 저 스스로 밝히기엔 너무 부끄럽지만 굳이 영향을 받았다고 하면 딘 R 쿤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스펜스와 스릴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무의식적으로 그 분의 스타일을 따라하려고 하는 것 같더라구요.

2. 내 글의 지향점

-두 시간에서 세 시간 정도 기차 여행 하면서 읽을 수 있는 부담 없는 소설을 쓰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러다 보니 장편보다는 중단편에 조금 더 흥미를 가지고 있는데, 목표라고 하긴 거창하지만 리처드 매시슨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호러라는 장르에서 무게를 조금 줄인 라이트 호러라 해야 할까요? 가볍게 읽고 반 정도는 잊어버려도 되는, 글 읽는 재미에 충실한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3. 내가 세운 목표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

-시작이 반이니 반 정도는 왔다고 해도 되겠지요. 아마추어 작가 지망생(거기에 나이도 있는)을 보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힘들었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내 생업을 놓지 않으면서 주변 시선도 어느 정도 부드러워진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작가로서의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는 결국 펜을 놓을 때 알 수 있는 거겠지만, 지금은 15% 정도 왔다고 생각합니다. 수치는 사실 별 의미가 없고 그냥 ‘이 정도 아닐까?’ 라는 제 느낌입니다.

4. 글이 안 써질 때 나만의 방법 (ex: 노래를 듣는다, 앞부분을 다시 읽는다…)

-이건 호러 물을 쓸 때 국한되는 방법이긴 한데, 일단 서재 불을 끄고 유튜브 채널 [돌비 공포 라디오]나 [귀희의 일본 괴담]을 30분 정도 듣습니다. 그러다 왠지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면 불을 켜고 방금 들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면서 저 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봅니다. 저는 어두운 곳에서는 글을 못 씁니다.

그리고 저는 잘 때(자려고 누웠을 때가 더 정확하겠네요)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는 편이라 폰을 가슴 위에 두고 누워 있다가 뭔가 떠오르면 바로 적습니다. 그러다 느낌이 와서 다시 글 쓰러 가기도 하는데 자주 그러다 보니 야동 보러 가느냐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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