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소설] 여러분의 첫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브릿G 여러분 안녕하세요! 파랑파입니다.
최근에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너는 언제부터 소설을 썼어?”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7살에 처음으로 <빅코의 모험> 이라는 소설을 썼더군요!
윈도우98 + 한글97이 저의 첫 창작툴이었습니다
빅코는 주인공의 이름입니다.
Big(크다)+코(nose) 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이름의 주인공은 바로 시궁창에 사는 새앙쥐입니다 (쥑쥑!)
스토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덩치는 작지만 커다란 코를 가진 빅코는 평소 친구들로부터 소심한 성격과 독특한 외모로 놀림을 받습니다.
그러나 커다란 코의 뛰어난 후각으로 생쥐 마을의 문제들을 멋지게 해결하고,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부모님을 찾기 위해 용기를 내어 시궁창 밖으로 모험을 떠납니다.
AI 이미지 생성기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분명 코를 크게 해달라고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작네요.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을 저렇게 구상해두고, 마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까지 쓴 다음에 부모님한테 보여드렸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셨던 기억이 나요. 제 첫 독자는 부모님이었네요.
부모님의 응원에 힘입어 저는 빅코의 부모님이 어느날 갑자기 행방불명되고, 빅코가 마을 쥐들의 배웅을 받으며 시궁창 밖으로 이어지는 길고 추운 파이프의 어둠속으로 총총 발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첫 챕터를 잘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두번째 챕터를 쓰려는데…
여기서 막혀버리고 맙니다.
빅코의 부모님이 사라진다는 설정을 해놓고, 정작 부모님이 어떻게 왜 사라졌는지에 대한 고민은 하나도 해두지 않은 것입니다(!!) 몇날며칠을 고민해보고 무작정 쓰기도 했지만 만족할만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흥미가 사라지고, 내려가지 않는 변기처럼 꽉 막혀버린 소설은 보기가 싫어지죠.. (지금과 크게 다를게 없군요)
그렇게 제 첫 소설의 주인공, 빅코는 한글97의 미궁같은 하수구 속을 영원히 떠돌아다니게 된다는 슬픈 결말입니다.
그런데 대체 왜 쥐가 주인공이었을까요? 아마 당시에 재밌게 봤던 영화 <스튜어트 리틀>에서 영감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용두사미로 끝난 첫 소설이지만, 당시 거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던 그때의 즐거움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젠 저도 어른이 되었으니, 빅코도 지금쯤이면 부모님을 찾고 여전히 커다란 코를 킁킁거리면서 행복하게 살고있으면 좋겟습니다.
이렇게 저의 첫 소설 썰을 풀어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첫 소설은 언제, 어떤 이야기였나요? 어떤 툴로 어떻게 썼나요?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요? 첫 독자는 누구였나요?
공책에 써서 친구들끼리 보던 소설도 좋고, 팬픽도 좋고, 학교 숙제로 썼던 것도 모두 좋습니다.
그냥 하면 심심하니 작게 이벤트를 열어보려 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023/12/24 23:59까지 자유게시판에 [나의 첫 소설] 이라는 말머리와 함께 여러분이 처음으로 썼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추첨을 통해 다섯 분께 20G씩 후원해드립니다.
많은 참여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