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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 영어덜트 호러 소설들과 그 표지들 (2)

분류: 수다, 글쓴이: 너드덕, 23년 8월, 댓글2, 읽음: 117

8090 영어덜트 호러 소설들과 그 표지들(1)

↑↑↑1편 바로가기입니다.

 

저번에 이어 이번에는 진짜로 90년대에 슬래셔 무비 아이피를 따온 영어덜트 호러 소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R등급 이상 영화들의 IP를 가져와서 청소년 호러 소설로 만든다는 발상을 한 사람들이 대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저도 청소년기에 수많은 슬래셔무비들과 청소년 제한가 B급 고어 무비를 많이 본 터라 그걸 본다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굳이 청소년 소설 기획으로 아이피를 끌어올 필요가 있나? 그걸 출판사도 하자고 그래…? 이런 의문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맥락이 있겠죠. 시대적 정치적 배경도 있을 거고요.

 

1. 영어덜트 할로윈

마이클 마이어스가 등장하는 <할로윈> 시리즈를 청소년물로 만든 3부작 기획입니다. 슬래셔물의 근본이라 불리는 <할로윈>의 ip를 가져왔다고 해서 기대하면 안됩니다. 청소년물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영화보다 더 개연성 없이 죄 없는 청소년들을 잔인한 장면으로 희생시키는 데에 온 집중을 다하는 소설들입니다. 실제로 슬래셔 무비들이 청년-청소년 세대를 여러모로 대상화 하고 자극적으로 난도질하는 데에만 신경쓰는 영화들인데, 적어도 영어덜트 문학으로 옮겨오면서 장르적 변주를 주거나 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게 하나도 없습니다.

 

첫 번째 작품, 스크림 팩토리. 원작 영화와 마찬가지로 해든필드가 배경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90년대이고, 마이클 마이어스는 도시 전설처럼 여겨집니다. 주인공 이름은 ‘로리’인데, 원작 영화의 주인공 ‘로리 스트로드’와 같은 사람은 아닙니다. 그냥 이름만 따온 걸로 보입니다(‘로리 파커’가 풀네임). 아무튼 내용은 할로윈 축제가 가까워지자 갑자기 로리가 누군가한테 스토킹 당하는 쪽지를 받기 시작하다가, 할로윈 축제 당일, 로리와 친구들이 시청 지하에 마련해놓은 유령의 집 컨셉의 시설에 갑자기 마이클 마이어스가 나타나서 친구들을 노리는 내용입니다… 정말 이게 전부입니다.

 

두 번째 작품, 올드 마이어스 플레이스. 전작에서부터 수 년 뒤의 이야기입니다.마이클 마이어스가 원작 영화에서 자신의 남매를 살해한 그 집으로 이사온 주인공(대체 왜… 이 마을에서 마이클 마이어스 때문에 생긴 사건 사고가 얼마인데 아직도 그 집이 남아 있는 건지…?)이 마이클 마이어스한테 쫓기는 내용입니다.

삼부작의 마지막 ‘더 매드 하우스’. 여기서 줄거리는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요즘에야 조금 흔해진 설정이긴 합니다. 마이클 마이어스가 격리수용됐었던 정신병동을 탐험하며 다큐멘터리를 찍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흥미로운 부분이라면, 마이클 마이어스한테 악독한 실험을 가한 의사의 악령과 만나게 된다는 줄거리인데요(마이클 마이어스는 이 실험 때문에 폭력 성향이 증폭된 걸로 나옵니다)… 마이클 마이어스는 태어날 때부터 악인이라는 게 원작 설정이기 때문에 기존 팬들은 좀 싫어하는 입장입니다. (물론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마이클 마이어스라는 캐릭터와 이 할로윈 시리즈 자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2. 크리스탈 호수 캠프에서의 13일의 금요일

제이슨 부히스가 등장하는 <13일의 금요일>을 영어덜트 소설화한 시리즈입니다. 총 4부작으로 완결되었습니다.

첫 작품 마더스 데이. 시리즈의 아홉번째 작품인 ‘제이슨 지옥에 가다: 파이널 프라이데이’ 이후가 작품의 배경입니다. 내용은 클래식한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클리셰를 따릅니다. 제이슨에 대한 전설이 남아 있는 크리스탈 호수 캠프에 간 십 대들(구성원들도 그대로 따릅니다. 잘생기고 혈기왕성한 금발 근육질 청년과 한참 신체를 섹시하게 돋보이는 데에만 관심 있는 여학생이 그대로 나옵니다.)이 제이슨 괴담을 쫓아 보물찾기도 하고 이거저거 하다가 제이슨의 저주 받은 가면을 줍고, 그 이후 나타난 제이슨한테 습격당한다는 내용입니다.

제목이 마더스 데이인 이유는, 어머니의 날을 맞아 제이슨이 어머니 파멜라 부히스한테 효도한다는 의미로 십 대를 희생시킨다는 내용이라서…입니다.(이건 13일의 금요일 오리지널을 보시면 캠프에 찾아온 십 대들한테 무슨 원한이 있는지 알게 될 겁니다.)

 

두 번째 작품. 제이슨의 저어주… 1권에서 살해당한 한 등장인물의 동생이, 오빠의 살인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크리스탈 호수로 떠난다는 내용입니다. 1권이 너무 그대로 13일의 금요일의 줄기를 따랐다면, 이 소설은 주인공이 꽤나 강인한 전사 자질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숲에서 생존하는 온갖 기술을 익히고 무장한 채 단단히 호수로 떠납니다.

그리고 한편에는 제이슨의 가면을 습득한 시골 남자아이가 제이슨의 저어주를 받아 제이슨으로 점차 변모하게 됩니다.

네 번째 작품. 더 카니발. 크리스탈 캠프 호수에서 축제를 벌이자는 어이 없는 아이디어가 통과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다룬 내용입니다. 대체 왜 몇 번이고 십 대들이 실종당한 장소에서 축제를 벌이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마지막 작품 ‘로드 트립’ 입니다. 미식 축구 선수들과 치어리더를 태운 밴이 사고를 당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와 번개까지 내리치는데… 사고 당한 곳이 바로 크리스탈 캠프 호수! 그리고 팀 내에서 왕따를 당하던 소년이 제이슨 가면을 주우면서 벌어지는 내용입니다.

 

3. 프레디 크루거의 끔찍한 이야기

<나이트 메어> 시리즈의 아이피를 따온 시리즈. 이 소설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는 청소년들의 심리를 반영해서 왕따 문제 같은 걸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으나… 어느 순간 소설들이 미국 축구(혹은 농구선수)들과 치어리더들을 온갖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기괴한 상황을 만들어 저세상으로 보내버리는 내용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총 6부작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하나하나 소개 못드리는 이유는 일단 제가 휴가라 약속을 가야하기 때문에…인데요. 사실 휴가라서 다른  시리즈들이나마 내용을 좀 간략히 나마 소개드릴 수 있었던 거 같네요.

 

 

이 시리즈들의 장점으로 말하자면

1. 기존 클래식 슬래셔 무비의 클리셰 자체를 즐긴다면 재밌음(할로윈 시리즈는 해당 안됨)

2. 영화 시리즈를 계속 보고 싶은 팬이라면 대리 충족이 될 수 있을 것.

단점

1. 해당 시리즈들에서 지적되고 있는 모든 비판점도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

2. 8090 영어덜트 호러물 중에서 이상하게도 최악을 달린다는 것(양질의 ya 호러가 꽤 있으므로)

3. 같은 아이피로 YA가 아닌 성인 대상 소설도 나왔는데 시리즈 팬이라면 차라리 그걸 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것…

호러 매니아 분들은 심심풀이삼아 읽어도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후 또 시간이 나면 다른 큐레이션으로 찾아오겠습니다.

너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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