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글쓰기가 유행하나 보군요
머리에 아무것도 안 든 저는 뱀, 하면 생각나는 게 정력에 좋다고 잡아 잡수시는 아바님들 뿐입니다. 아니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feat. 어린 왕자)이라든가. 아니면 거 뭐시기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점을 봐서 전쟁 나간 아들이 돌아온 날 맞춰서 잔치 준비해놨는데 구렁이가 오더라는 소설이라든가. 혹은 이브를 꼬신 비암이라든가.(보통 이게 제일 먼저 생각이 나야할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 목에 뱀을 감아본 적도 있군요. 그냥 엄청 차가웠음.
종강 시즌이지만 놀 수 없는 저는 머리를 간만에 깎고 도서관에 갈 예정이었습니다만 감기가 또! 찾아왔습니다. 목이 너무 부어서 침도 못 삼키고 겔겔거려서 후딱 병원에 갔습니다. 머리 아픈 건 참을 수 있지만 음식 못 먹는 건 못 참습니다. 그렇습니다. 전 먹보였던 겁니다.
종강 시즌이어도 못 노는 게 어찌보면 제 선택이긴 한데… 모교를 찾아가야하며 9월엔 후배들의 호기심어린 눈을 봐야 하고 11월에 또 … .
이쯤되면 제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지레 짐작하리라 믿습니다. 현역 고3들이 안 하겠다고 기를 쓰는 그거. 근데 사실 재수나 반수한다고 성적 엄청 오르는 거 아닌데…. (…) 저 현역때도 재수생 반수생 들어왔어도 상위권 애들은 성적 거의 안 흔들렸고…. (대신 떨어진 애들은 절벽을 탔었던) S대도 통합되는 마당에 왜 가겠다고 기를 쓰게 된 건지는 저도 모르겠군요. 부들부들. 영어 절대평가라 이득 보는 것도 아닌데! (메아리)
킁…. 여튼 이래저래 골머리 썩을 일이 많습니다. 140일인가 남았던가요. 왜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했나 회의감을 느껴하는 사람이 이런답니다. 허허.
결론은 못논다! 못논다! 열만 떨어지면 다시 공부하러 가야겠지요. 안녕 생물아 지구과학아 널 다시 볼 줄은 꿈에도 몰랐단다. (아, 요즘엔 공부 잘하는 애들도 생&지 전사가 된답니다. 물론 저도….)
슬픕니다. 수능 내년에 또 칠 일이 없길 바랄 뿐이죠. (쓸쓸)
저 위 아무말과는 별개로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 느낌 좋아합니다. 역사나 그 시기 사상들이나 그 시기 한국 이런거 빼고 말입니다. (그런 걸 좋아할 리가.) 정확히 말하면 그 때의 거리 풍경이나 복식을 좋아한다고 해야할지요.
그림 열심히 그리던 시절 몇 안 남은 낙서를 보면 그런 복식을 그려놓은 게 꽤 됩니다. 특히 여자들을 많이 그려놨군요. 아무래도 남자들은 옷 입히기 놀이(+프릴 달기 놀이)가 제약이 크니까요. 여자들 양산 쓴 거랑 강아지. 문제는 죄다 치마를 입혀야해서 도로 21세기로 돌아왔습니다. 여자도 바지 입게 해줘!
그러고보니 요즘도 어떤 학교에선 여자애가 바지를 입고 다니면 교칙 위반인 곳도 있더군요. 21세기 한국에서 19세기를 느꼈습니다. 이 무슨 전근대적 사고 방식이람.
비가 내립니다. 이번주 내내 올 것 같은데 다들 우산 잘 챙기십쇼. 신발장에서 먼지 뒤집어쓰고 있던 녀석들이 드디어 일을 할 시즌인 겁니다! 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