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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글 주의) 요 근래 제 삶은 무지함과 우울함의 연속이군요.

분류: 수다, 글쓴이: 샘물, 22년 10월, 댓글3, 읽음: 115

작가로서 제 글을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었으나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현재는 글을 내려놓았습니다.

최근에 쓴 글이 있긴 한데 제가 쓰는 노트 사이트가 공유 기능은 없다보니… 공유기능이 있고 슬쩍 이야기와 관련된 토픽이라 브릿G를 ‘오용’했습니다. 가벼운 사과를 드립니다 관리자님.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신입이라 뭘 모르는 게 세상 진리일지 모르지만 제 스스로 생각해도 이렇게 무능해도, 무지해도 되는 것인가 탄식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직장에서 살아남는 게 참… 힘든 일이었습니다. 부모님의 고생을 이렇게나마 체감하니 배우는 게 없다곤 할 수 없겠네요. 물론 업무도 배우고요.

자세히는 이야기가 어렵지만, 지금 제가 다니는 곳이 위기상황인지라 하루하루 빠릿하게 대응해야 다음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위기상황이 닥치면 언제나 집단은 취약한 부분에서 문제가 터지죠. 그게 하필 저라는 게 비극입니다.

‘잘한다’와 ‘잘하고 싶다’가 이렇게 다른 거구나, 느낍니다. 여태껏 글을 쓰며 확고했던 자아가 업무와 충돌하며 산산이 부서지고 있습니다. 자기혐오가 없던 사람은 아니었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심해져선 ‘내가 가봤자 사고만 치는데 퇴사가 모두를 위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제가 참 상상 이상으로 무능하더라고요.

허상과 같은 자존감, 그건 실제로 만지려 한 순간에 산산이 부서지는 모래알의 신기루였습니다. 글을 잘 쓰는 줄 알았는데 슬프게도 저만 만족스러운 글을 쓰고 있었고, 업무라도 잘 할 줄 알았는데 제 상상과 현실의 괴리는 사람 하나 죽일 만큼 벌어져 있었습니다. 정말… 집안에 쥐꼬리만큼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억지로 잡고 있습니다. 적어도 글 쓸 때 보다는 수익이 안정적이거든요. 우습네요.

돌이켜 보면 요 1년 간 저는 제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적이 손에 꼽았습니다. 뭐라도 증명을 하고 싶었는데, 증명받고 싶었는데 냉정한 퇴짜만 돌려받았지요. 자기 존재가치를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이 답답함은… 스스로 제 머리를 두쪽으로 쪼개고 싶습니다. 단지 그랬다간 슬퍼할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 무서워 못하지요. 죽지는 않지만 죽고싶은 건 부정 못하겠네요.

제가 정말 죽기로 결심한다해도, 딱 글 2개는 남기고 죽으려 준비할 기간이 있을 겁니다. 반드시 쓰고 죽을 생각입니다. 어릴 적부터 그렸던 2편의 이야기니까요. 다만 지금의 제 글처럼 재미가 없어 버려질 걸 생각하면 그것도 안타깝네요. 소중한 제 글에 못할 짓을 하는 게 아닐지…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직장 관계자 분들에 대해 오해가 생길까 몇 자 더 적겠습니다. 사원 분들은 모두 예의를 갖추셨고 절 성장시키려 열심히 도와주십니다. 다만 제 자신에 대한 한탄, 분노가 더 큰 것이지요. ‘좀 잘 해봐야 저 사람들도 가르치는 맛이 있지’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거, 이해가 가시려나요? 100을 알려주면 적어도 110은 할 줄 알았는데 55도 안 나오는 꼴입니다. 지금은 저희 회사를 떠나신 분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보다 더한 환경에서 버텼다 떠나셨던데, 그 강인함이 정말 부럽습니다. 후임으로 들어왔는데 참 중요한 걸 빼먹은 꼴이네요.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타인의 위로를 원해 온 것은 아니고, 대략 반 년 정도를 이 곳에서 활동했던지라 그리움이 남이 글을 썼습니다. 글로 먹고살기 힘든 걸 알기에, 현재까지도 여기에 남아 글을 남겨주시는 모든 분들의 의지에 찬사를 보냅니다. 언젠가 저도 돌아올지 모릅니다만, 당장은 아닐 것 같습니다. 먼 훗날엔 저도 좋은 글을 갖고 올 수 있길 스스로에게 바랍니다.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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