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멍 때리고 있습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수오, 17년 6월, 댓글21, 읽음: 49

나이를 겹겹이 포개갈 수록 확신을 가지는 것이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사람에게 오는 연락에는 설렐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말이죠. 상대가 먼저 연락을 걸어올 때는 뭔가 얻을 것이 있다거나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아니면 부탁할 일이 있을 때 뿐이라는 것을 종종 느끼곤 합니다…… 가령 ‘고객님께 유용한 정보를……’로 시작하는 전화가 그렇더군요.

필요 없어요, 안 사요.

좋은 소식은 잘 오지도 않고 항상 느려요. 굳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이든 공무든 그런 심리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뭔가 내줘야 할 때는 한 번 띡 전화 걸고는 절차 운운 시간 운운하며 차일피일, 뭔가 받아내야 할 때는 시시때때로 전화를 걸고 원칙적으로 칼 같이 빠르게.

 

…… 일 년에 한 번 강제 소환 당하는 민방위 교육장에서 넋놓고 앉아있으려니 자꾸 그런 스팸 전화 생각이 나게 되네요. 아니, 심폐소생술만 벌써 십 수번은 교육받은 것 같은데, 왜 뻔히 알고 있는걸 또 들으러 오라고 이러냐…… ㅜㅠ

 

ps. 그래도 결국 오라는 대로 불려 와서 앉아있는 저란 사람……

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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