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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G 첫 장편 [제우그라드의 보석] 연재 시작합니다!

분류: 내글홍보, 글쓴이: 1324의 남자, 22년 5월, 읽음: 71

브릿G에서 첫 장편 소설 [제우그라드의 보석]을 연재합니다!

마녀와 마법사가 사냥을 당하고 멸시받는 세계관에서 그들을 보호하고

힘을 과시하는 마녀 혹은 마법사를 처단하는 존재 혈장인!

주인공 카발은 동부 왕국들에 통틀어 유일하게 남은 혈장인으로,

소수로 남은 마녀와 마법사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지켜보게 됩니다.

과연 마법을 쓰는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그들을 지키며 바라보아야 하는 카발의 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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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남자는 죄목도 알려지지 않은 채 깜깜한 지하감옥으로 끌려왔다. 정확히는 이곳 폰트르의 대도시에서 어떠한 문제를 일으킨 후 자신의 발로 직접 감옥에 들어온 것이다. 그를 연행하던 간수들 또한 이상하리 만큼 그에게 거친 대접을 하지 않고, 마치 손님을 대하 듯 그를 모시고 왔다는 거다. 대개는 몽둥이로 흠씬 두들겨 맞은 뒤 만신창이가 되어 끌려와 감옥 한편에 던져지는 것이 정상일터. 지금은 거만하게 앉은 남자 주변에 먼저 들어온 덩치 있는 사내들이 그를 힐끔힐끔 가는 눈으로 등져보며 기세등등함에 눈치를 보고 있다.

 거만하게 앉은 남자는 상의가 없었다. 그 대신 전신에 나 있는 짐승과 싸우면서 생긴듯한 찢기고 지져진 베인 자국과 화상 흉터가 그의 인생을 대신 보여주었다. 먼발치 떨어진 막돼먹어 보이는 사내가 멧돼지 마냥 코를 그르렁거리며 훑어 보았다. 맹수 사냥꾼인가? 그렇다면 내 상대는 안 되겠군, 흥! 상대를 파악했다고 생각했는지 멧돼지를 닮은 사내는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의 곁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어이, 신참! 새로 들어왔으면 인사를 해야 할 것 아니야, 엉?”

 남자는 대꾸 없이 고개를 숙인 체 미동도 하지 않았다. 살아있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숨소리도 집중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았다. 숨을 고르는 것이 어딘가에서 실려온 병자 같기도 했다. 그런 것치고는 몸에 근육이 단단히 붙어있어 단순한 병자는 아니라는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요즘 유행하는 괴사병과 관련이 있는 건가? 사내는 수 년 동안 감옥생활을 하면서 보고들은 것이 많이 있다. 사람이 살아있는 채로 근육이 썩어들어가는 괴사병이 있다고 저번에 들어온 신참이 말해주었으니.

 “이 녀석이 귀에 똥이 차서 넘치나, 들은 체를 않아?”

 멧되지 같은 남자는 고약한 입 냄새를 풍기며 그와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물론 고개를 숙인 터라 머리카락에 가려져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이놈 봐라, 대꾸를 안해? 대놓고 무시당한 되먹은 사내는 속에서 쓴 내가 올라왔다. 이래 봬도 내가 덩치 몇 명은 우습게 때려눕힌 사람이구먼! 그런 나를 무시하다니. 버릇을 고쳐줘야 된다.

 “어이, 어이, 어이!”

 한 번, 두 번, 세 번. 가볍게 까딱거린 사내의 손등이 툭툭 남성의 관자놀이를 쳤다. 손가락이 부딪힐 때마다 남자의 머리가 흔들거리다 제자리로 돌아왔다. 요놈 봐라, 오기를 부리는구나. 오기를 부리는 것은 약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다는 것은 사내보다 남자가 약하다는 건가… 재미있는데. 사내는 힘을 빼고 있던 손을 주먹으로 바꾸고 있는 힘껏 남자의 정수리를 노리고 내질렀다.

 “끄아아!!”

 찰나의 순간,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막돼먹은 사내가 차가운 감옥 바닥을 나뒹굴었다. 멀리서 상황을 구경하던 수감자들은 어찌 된 상황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자신들이 본 것이라곤 남자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려친 순간 닿은 주먹 부위가 강철 벽에 던져진 삶은 달걀처럼 으깨져 버린 것뿐이다. 돼지 멱따는 소리로 소리를 질러대는 사내. 감방 안의 다른 죄수들은 숨죽여 자리를 피하고 그 중앙에는 죽을 듯이 고통스러운 사내와 미동도 없는 남자가 있었다. 곧이어 간수 두 명이 달려와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감방문을 열어 재꼈다.

 “이런 제길! 어서 치료사를 불러!”

 간수 한 명이 치료사를 찾으러 문밖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나갔다. 남은 한 명의 간수가 기가 찬다는 눈빛으로 조용히 앉아있는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의 손에는 왕의 인장이 찍혀있는 서류가 들려있었다.

 “벌써 사고를 친 겁니까? 몇 시간이면 된 건데!”

 고개를 들어 간수의 손에 들고 있는 서류를 확인한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저린 다리를 털었다. 그가 고개를 들어 간수와 눈을 맞추었다.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는 세 개의 찢어진 흉터. 핏빛의 붉은 눈동자. 칠흑처럼 검은 머리까지. 세상에 이보다 겁나는 사람이 또 있을까? 간수는 얼른 일을 마치고 나가고 싶을 뿐이다.

 “자, 나를 따라오시오, 법무부 장관님께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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