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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은 어렵다..

분류: 수다, 글쓴이: 진소향, 22년 3월, 댓글1, 읽음: 106

그러지 말아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세밀한 고증을 찾고마는 습관이 있습니다. 또 쓸데없이 표현이 자세해지는 것도 있고요.

예를 들어 주인공이 태권도 선수로 경기에 나가는 장면이 있다면 발차기의 다리 각도를 어떻게 꺾었는지, 공격이 몇번 들어갔는지까지 전부 묘사하려고 애쓰게 됩니다. 정작 쓰려고 한 것은 주인공의 우승 장면인데 주인공이 우승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길게 그려지는 거죠.

또 그와중에 태권도의 룰부터 시작해서 발차기의 폼, 태권도의 역사, 태권도 경기 방식, 경기장 분위기, 매달을 수여하는 방식까지 전부 하나하나 찾아서 제가 정확히 썼는지 찾아보다보면 시간이 다 갑니다. 한글파일로 정리해놔도 못 찾아서 창을 여러개 띄워놓고 번갈아가며 확인하다가 또 시간이 다 가고요.

그래서 차라리 처음부터 제가 만들어버릴 수 있는, 저 자신이 고증인 판타지를 자꾸만 쓰게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판타지도 어느정도 현대에 존재하는 제도나 의상을 바탕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으니 옷의 세부 명칭, 칼의 구조, 총 구조 이런 거 쫘르르 알아놓고 쓰긴 하지만, 현대물보다는 그런게 틀려도 이 세계관에선 이런 게 혼합되어있다고 말하면 되니까 부담이 덜해서 쓰기가 편하더라고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자캐컾 소설을 쓰는데 내글구려병이 도졌기 때문이지요. 다른 현대물을 쓰는 분은 대체 어떻게 쓰시는 건지..

잘 못 쓴다고 해서 안 쓸 수도 없는 게 글이고, 제가 쓰지 않으면 결코 보지 못하는 이야기일테니 쓰고는 있는데 메모장만 떠돌 것 같습니다.

스스로 강박적인 자세를 내려놔야 된다는 건 알지만 맑처럼 쉽지 않은 새벽입니다.

진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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