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류: 수다, , 17년 4월, 댓글8, 읽음: 92
꽃게 사가가 너무 좋아서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꽃게 주제(?)에 사람을 홀리다니!
심지어 전 간장 게장을 못 먹는단 말입니다! OTL 해산물은 그 형태가 생생히 살아있어서, 좀 많이 끔찍해서 싫습니다… 어후, 그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형태가 살아있는 사람이……! 어후…
새우 먹다가, 못 먹겠다, 하고 내려놓은 적이 있다죠. 동생이 “어, 왜?”라고 물었는데, “어. 나랑 얘랑 눈이 마주쳤다 -_-;”라고 했더니 동생이 절 비웃은 적도 있고…(…) 왜, 눈이 마주칠 수도 있는 거야! ;ㅁ; 거 사람이 안 어울리게 심약할 수도 있는 거지! ;ㅁ; (…) 근데 진짜 해산물은 너무 형태가 생생히 살아있어서;;; 역시 회가 최고입니다. 머리를 옆에 둔다고 해도 일단 형태는 무너져 있잖아요! OTL
덤으로 가장 끔찍한 시 하나 올려놓고 갑니다. 역시 꽃게, 간장게장, 하면 이 시가 와방이죠! (부모가 된 다음 보니 더욱 으어어어어어어;;;; 인 그런…)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안도현 시집<간절하게 참 철없이>수록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