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 본심 진출작입니다.
순서는 결선진출작 목록 순서에 따릅니다. 아래 설명은 예심평을 붙여 넣었습니다.
「아들에게」는 작품 첫 머리에 인용된 코맥 매카시의 『로드』처럼 온통 잔인하고 암울한 풍경으로 가득하면서도 장애를 앓는 아이를 둔 아버지의 비정한 사투를 이어나가는 서사가 인상적이었다. 지나치게 감상적인 부분이 있고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결말이 걸리지만, 남자의 심정적 변화를 따라가는 과정 자체에 서정적 흡인력이 있었다.
「록앤롤 싱어」와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로 판명된 수상한 실버타운에서 벌어지는 전말을 그린 「좀비 타운」은 전개되는 내용이 예상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단편들이었지만 가독성이 좋고 전반적으로 구성이 깔끔했다.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의 경우, ‘1989년 청소년 정치 캠프’를 배경으로 순수하고 정의로운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경쾌하고 역동적으로 풀어내어 가독성이 무척 좋은 작품이었다.
단편 「사망死望」은 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서정적인 좀비 문학 작품이었다. 좀비를 소재로 로맨틱한 동화를 써 본다면 바로 이런 작품일까 싶었던 작품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감정을 잔잔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서술이 매력적이었다.
「성모 좀비 요양원」은 좀비물로서는 흔치 않게 잔잔한 진행이 오히려 돋보였던 작품이다.
데드엔드
『데드엔드』 역시 분량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었는데, 좀비 사태 발발에 이르는 개요보다는 액션 쪽에 집중함으로써 이야기의 흐름이 좋았던 듯하다.
록앤롤싱어
위의 좀비타운 참조.
베이컨을 구하라
본심에 올린 작품은 단편 「베이컨을 구하라」 한 작품으로 묘사가 아쉽지만 빠른 호흡과 풍자,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다.
죽고싶다
마지막으로 「죽고 싶다.」는 강렬한 임팩트는 없었지만 소위 ‘헬조선’에 재림한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정조를 직접적으로 담아내며 진실로 죽음을 갈망하는 자조 섞인 생존 독백이 돋보였다는 판단에, 고민 끝에 본심에 올린 작품이다.
창백한 말
좀비 바이러스 면역자와 보유자로 나뉜 한국 사회에서 보유자가 좀비로 변화하지 않도록 하는 약을 둘러싼 음모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 「창백한 말」은 전반적으로 플롯이 안정적이며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현실적인 사회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포식자들
세계의 질서를 정의하는 소수가 존재하고 그 규칙에 따라 민간인의 생존이 철저하게 결정된다는 점에서 스티븐 킹의 『롱 워크』를 연상시켰던 「포식자들」은 정보부를 중심으로 한 좀비 사냥 게임의 이면에 감춰진 사회적 질서 재편의 진실과 음모를 담백하게 따라가는 작품이었다.
여기 없는 여섯편도 언젠가 브릿G에 올려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