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이란 무엇인가
공모전에 지원한다고 알린 단톡방에 모인 사람들은 늘 그러했던 것처럼 당신의 소설에 과도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어디서 연재하는지, 배경은 어디인지, 로맨스는 나오는지, 완결은 언제쯤 할 것인지 등등. 그러나 21세기의 바쁜 웹소설 작가가 글 쓴다고 무게잡던 20세기 문호가 더 이상 아니듯이, 당신도 과거의 당신이 아니며, 소설도 과거의 소설이 아니며, 독자도 옛날의 독자가 아니며, 공모전도 더 이상 옛날의 공모전이 아니다. 따라서 “그런 질문 대신 조회수부터 올려 주시죠”라는 신호를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집요하게 당신의 소설에 대해 캐물어 온다면, 그들이 평소에 직면하지 않았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좋다. 친구가 “소설 재미있냐”라고 물으면, “응, 재미있어”라고 얼버무리지 말고 “재미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재미있어야 읽지”라고 하거든 “읽을 생각은 있었느냐”라고 대답하라. 지인이 “이 소설 잘 되길 바랄게”라고 말한다면, “잘 되는건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이 사람이 미쳤나”라고 말하면, “원래 내가 제정신이었던 적이 있었는가”라고 대답하라. 소설과 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의 공모전 도전 작품에 0의 조회수를 선사할 것이다. 조회수란 무엇인가.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을 김영민 교수님의 칼럼을 뒤틀어서 삐딱하게 패러디했습니다.
제 소설 중 현재 연재중인 ‘수염 남작과 그 적들’은 이곳 브릿G 외에도, 그렇습니다, 네이버 공모전에도 내어놓았습니다. 경험삼아서 한 번 도전해 보겠다고 내 놓긴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은 어떻냐고요? ……제가 왜 위의 삐딱한 글을 썼을까요?^^
https://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885821
일단 주소를 올립니다. 여러모로 재미난 경험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기에 자진신고하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쓰겠습니다. 공모전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