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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베리 배지를 드디어 받아보게 됐네요!

분류: 수다, 글쓴이: rambler, 20년 4월, 댓글2, 읽음: 75

이거 꼭 받아보고 싶어서 30일 댓글 이벤트 열심히 참여했는데

오늘로 30일을 채워 드디어 받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수)

배송비는 별도로 입금해야 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런 건 아닌가보더라구요.(알고보니 착불일 수도 있지만)

 

밖에서 차고 다니다가 알아보는 분 만나면 뭐라 얘기해야 할지 어색해질 거 같아

소심한 저는 집에서만 찰 예정이지만

아무튼 정말 기쁩니다.

 

사실 이 이벤트를 하면서 리플베리처럼 당장의 직접적인 기쁨은 아니더라도, 더 큰 수확을 얻은 게 많은 거 같아요.

처음엔 매일 출석식이다보니, 바쁠 때엔 어떻게든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귀찮다는 느낌도 강했지만

10일 쯤 넘기다 보니, 어느새 습관이 들며 작품들 읽는 속도도 빨라지더라고요.

 

무엇보다 다른 작품들을 둘러보며,

이런 점들은 배워야지 싶은 부분들도 많았고,

(가령 ‘수상한 소설가의 수상한 연애일기’에서 배우는 간결함의 힘,

‘추리소설의 피해자가 되었다’에서 느낄 수 있는 부담감 적은 흡입력,

‘이야기가 담겨진 시, 시소설’에서의 감성,

릴리와 필리엔’에서 묻어나오는 분위기와 묘사력,

‘유권조’님 작품들의 정말 기발하고 참신한 창의력 등등)

 

그리고 다른 작품들을 보며 마찬가지로 이런 점들은 주의해야지 하며 느끼는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가령 ‘너무’ 등의 부사가 지나치게 중복된다든지,

개연성이 부족하다든지,

급하게 마무리한 듯한 느낌이 보이는 대목들,

문단이 너무 뭉터기로 뭉쳐있어 관심이 생기기도 전에 바로 스크롤을 내리게 되는 문제,

본인이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조차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위험성 등)

 

처음 댓글을 쓸 때는 이런 생각들도 들더라구요.

‘내 작품도 결함이 많아 아직 고칠 게 많은데, 이렇게 타인의 작품에 내가 비평을 해도 되는 걸까?’

‘혹시 상처를 받진 않을까?’ 등

글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어느 정도 반영하게 되는 까닭에,

글에 대한 비평은 자칫 해당인의 인격에 대한 비평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러는 일부에 대한 비평이 전체에 대한 부정으로 인식되어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을 테고요.

누구나 다 자신의 글이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길 원하지, 시간 낭비만 하게 하는 졸작이 되길 원하진 않으니까요.

 

딱 봐도 이제 막 습작을 시작해 많은 공포와 불안에 휩싸여있는 작품들에겐 아무래도 비평보다는 따뜻한 격려가 더 필요하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어느 정도 작품성이 갖춰진 작품들에는,

단순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같은 단문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주는 격려와 비평이 담긴 댓글이 훨씬 더 적절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한때 유행하던

캠리브지 대학 연결구과에 따르면, 첫째번과 마지막 철자만 올바른 위치에 있다면… 그 이유는 우리의 두뇌는 모든 철자를 하나 하나 다 읽것는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하식기 때이문다.

처럼,

오랜 시간을 두어 망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아무래도 자신의 작품을 읽을 때는 머릿속에 기억되어져 있는 자신의 이야기 선율에 따라 작품을 읽어나갈 수밖에 없는 터라,

독자로서 볼 때와 작가로서 볼 때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수분들은 이 부분마저 잘하시겠지만)

 

자신의 작품을 자신의 인격과 거리를 두게 하고,

겸허히 비평을 받아들이며,

당장에는 힘들더라도 계속해서 건의에 따라 개진해나가려 노력한다면,

작품의 수준과 자신의 실력도 더 높아져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이야기들을 보다 더 정확하고 쉬우면서도 재미있게 잘 들려줄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놓고 욕설을 쓴다거나 인격모독을 하는 게 아니라면,

비평 댓글에 대해 너무 민감히 받아들이고 좌절하는 것보다는,

자신을 보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따뜻한 격려라고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정말로 자신의 작품이 구제불능일 정도로 엉망이라면, 비평자 입장에서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감이 안 서기에 구태여 번거로이 댓글을 남길 일도 없을 테니까요.

달리 말해, 비평엔 그만큼 애정이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작품들을 보며 배운 것들을, 다시 또 다른 서로에게 알려주며 가르쳐줄 수 있으니, 일종의 집단지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글이 길었는데, 아무튼 댓글 이벤트는 댓글을 다는 이와 댓글을 받는 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이벤트라고 생각되는 터라, 다들 많이 애용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도움이 돼요!

(무엇보다 리플베리는 귀엽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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