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소설을 홍보하는 김에 다른 분들의 소설도 같이 소개합니다
설날에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서 창밖을 보다가 문득 첫줄이 떠올라 그대로 핸드폰으로 쭉 써내려간 소설입니다. 힘빼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만을 좇아 제가 추구하는 감성을 뽑아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평가를 좋게 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소설을 끝까지 읽어주신 것은 물론 무려 네 분이나 그냥 지나치지 않고 평점을 주시다니, 저에게는 무척 기쁜 일입니다.
제 소설을 홍보하는 김에 제가 지금까지 브릿G에서 읽었던 소설들 중 인상깊게 읽었던 다른 분들의 작품도 함께 소개해보려 합니다. 거창하게 평론을 하겠다는 게 아니고, 제 인상에 콕 박혀서 마음에 들었던 소설들을 지극히 주관적으로 나열한 것입니다 ㅎㅎ
여러가지로 제가 제 소설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감성에 부합해서 무척 마음에 들었던 소설입니다. 저도 1인칭 주인공의 독백형식으로 서술되는, 일상에서 사소한 괴이현상과 조우하고 그게 심화되어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지는 전개를 무척 좋아하는 터라 취향저격되었다는 게 맞을 것 같네요. 편한 문체로 구성되어있어서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는 소설입니다.
현재도 브릿G의 인기 소설이죠. 브릿G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규칙괴담형식 소설 중 하나인데, 매우 흥미롭고 짜임새도 좋습니다. (규칙괴담이 흥하는 소설연재사이트라니, 브릿G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최근에도 호텔에 들렀다가 이 소설을 떠올리며 즐거워했습니다 ㅎㅎ 이 글을 읽고 공포는 일상과의 밀접성이 강하면 잘 발휘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람들이 괴담(특히 도시괴담)을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이지 않을까요?
읽고나서 <암네시아>라는 게임이 왠지 모르게 떠올랐던 소설입니다. 제목에 걸맞게 처형과 고문에 관한 잔혹한 묘사, 하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오는 천일야화의 한 편을 듣는 것 같은 독특한 분위기와 서사구조가 일품입니다. 그리고 (아마 저라면 실패했을) 수위조절도 잘 되었다고 봅니다. 전쟁 중 처형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너무 과하게 잔혹성과 선정성을 추구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적당하게 표현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목 자체도 상당히 신비로워 읽었었는데, 내용도 상당히 아름답고 독특합니다. 저는 제목이 모종의 비유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의미 그대로 환상의 대상을 만들어 소설에서 다루더라고요. 읽으면서 실제로 ‘언어의 화석’이라는 게 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상상해보았습니다.
이 소설뿐만 아니라 저는 ‘가나다람’님의 단편들을 모두 좋아합니다. 짧지만 강렬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그걸 짧은 시간 내에 몰입시킬 수 있는 이야기 구성 능력이 부럽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 소재들이 너무나 취향저격…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지극히 주관적인 작품 추천입니다 ㅋㅋㅋ) ‘부서진 조각상’은 조각에 관련되어 독특하면서도 기괴한 상상을 발휘해 괴담이나 야사(野史) 같으면서도 있음직한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특히나 정말로 가능할 것 같은 무시무시한 조각에 대한 묘사가 인상깊었습니다.
읽자마자 ‘오!’하고 감탄하였던 소설입니다. 간결하지만 명확한 주제의식을 과감한 SF 우화로 그려내어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물보호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 운동 내부에 외모지상주의적인 측면은 없는 것인가 와 같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예전부터 SF, 호러, 판타지와 같은 장르소설도 심도있는 사회비판의 내용을 담고 오히려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풍자할 수 있다고 믿고있었던 저에게는 무척 마음에 든 소설이었습니다.
제가 한번 소설로 써보려고 벼르고 있는 소재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죽지 않는 사람’인데, 이 소설은 그걸 아주 매력적으로 독특하고 참신하게 표현해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저렇게 쓰지 못 해 부럽고 질투도 났던… 지금까지 ‘죽지 않는 사람’이라는 소재로 몇 번 소설을 시도해봤지만 전부 마음에 안 들어서 버렸거든요 ㅠ 이 소설의 경우 제가 한때 정신분석학에도 흥미를 가지고 빠져있던 적이 있어서 훨씬 몰입하고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인상깊어 다른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작품들이 더 있지만, 전부 언급해드리지 못 한 점 죄송합니다. 일단은 생각나는 것들을 쭉 정리해봤습니다.
처음 브릿G 활동 시작했을 때만 해도 어느정도 의무적으로 다른분들의 소설을 읽으려 했는데, 지금은 또 어떤 흥미로운 소설이 올라왔을까 라는 생각에 일부러 챙겨읽고 있습니다 ㅋㅋㅋ 세상엔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많군요.
모쪼록 제가 추천해드린 소설이 지나가시던 여러분들의 취향에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