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근황만 쓰고 가는 작가의 근황

분류: 수다, 글쓴이: 드리민, 10월 23일, 댓글23, 읽음: 111

안녕하세요, 드리민입니다.

쓰라는 글은 안 쓰고 근황 적으러 왔습니다.

 

1. 가족 구성원의 변화

9월 말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집에서 모시고 산지는 10년, 뇌졸중을 심하게 겪으신 뒤 요양병원으로 모시게 된 것은 약 1년 10개월. 9월 초부터 몸 상태가 회복이 안 되시다가 추석 즈음부터는 급격하게 나빠지셨어요. 임종은 비록 못 지켰지만, 그 전날까지도 온가족이 모여서 면회를 갔기 때문에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장례식 때 제 친구들도 몇 명 오고, 연락도 해줘서 사람을 아주 못 사귀지는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관 들어주는 걸 도와준 친구도 있었으니까요.

요즘은 집에서 매주 토요일에 재를 지내고 있습니다. 막재는 절에서 하기로 했어요. 저도 가족들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덤덤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마 1년 넘게 할머니가 집에 안 계셨어서 그런 거 같아요. 앞으로는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2. 군대

저는 아니고, 제 애인이 군대를 갔습니다. 졸지에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둘이나 보낸 셈이 되었네요. 요즘 훈련소에서도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많고, 북한과의 분위기도 나쁜 편인데 무탈하게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3. 임용고시, 돈 버는 이야기

올해도 봅니다. 올해는 서울에서 보기로 했어요. 떨어지면 어떻게든 살 길을 찾든지, 1년 더 하든지 해야 합니다. 후자는 죽어도 싫습니다. 공부하면서 틈틈이 돈 벌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건 이제 소설이나 리뷰로 돈을 버는 거고, 그 외에는 이런저런 공예나 오컬트 커미션(개인적으로 타로와 점성술, 그 외의 기타 사술(?)들을 좀 합니다.)도 있습니다.

그것들이 아니더라도, 어쨌든 교사자격증은 있으니 막연하게 학원에 들어가거나 과외를 시작할 때도 나름 어드밴티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름 논술 공부도 오래 했고, 친동생이나 아는 사람 자기소개서 첨삭도 해줬었고, 문창과도 다녔고, 사촌동생 통해서 다문화 가정에 국어를 가르친 경험도 있으니… 이 정도면 국어 과외 선생이나 학원 선생치고는 다재다능한 편 아닌가 싶지만, 세상은 어떻게 볼지 모르니..

아니면 복권이라도 당첨되었으면 좋겠네요. 재테크는 뭐, 있는 돈 다 안 날렸으니 차라리 다행인가.

 

4. 브릿G 리뷰단 활동 중지 (+ 큐레이션)

30기 리뷰단 활동도 거의 아슬아슬하게 끝냈는데, 31기 리뷰단은 할머니의 몸상태가 9월부터 안 좋아지시면서 결국 브릿G 리뷰단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메일을 보낸 그날 오후에 돌아가셨네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정리해야 할 일을 다 정리할 때까지 기다려주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브릿G 리뷰단 담당자분도 양해를 해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 32기 리뷰단은 신청을 못할 거 같고, 아마 내년에 33기부터 다시 지원을 해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연말에 시간이 좀 나면 리뷰나 큐레이션을 올릴 예정이에요. 원래 쓰던 큐레이션도 임시저장기간이 끝나서 한 번 날아가버렸는데, 어쨌든 꾸준히 쓰고 싶어서 쓰는 거니까 언젠가 올릴 거 같습니다. 그 사이에 큐레이션으로 묶으려고 했던 작품들이 삭제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5. 리뷰 의뢰

최근에 리뷰 의뢰를 하나 받아서 썼습니다. 쓰고 보니 작품 이야기 1/3, 제가 좋아하는 만화 이야기 1/3, 성경 이야기 1/3가 된 느낌이지만요. 하지만 원래 잘 쓴 이야기는, 독자의 경험이나 생각 혹은 읽었던 다른 작품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더욱 감상이 풍부해지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관점에서는 무척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쓴 리뷰가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쓴 리뷰 대신에 작품을 링크해두겠습니다. 꼭 작품을 먼저 읽고 리뷰를 읽어주세요!

 

6. TRPG 리플레이

저는 TRPG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도 그리스 신화를 기반으로 한 룰인 <아곤(AGON)>을 하고 있어요. 올해 여름에 2년 정도 하던 장기 캠페인이 끝났는데, 최근에 리플레이 로그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소설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와 비극의 형식을 갖춰가면서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클뤼타임네스트라>라는 창작 그리스 비극을 쓴 적이 있었죠. 그때보다 좀 더 형식 면에서 고심한 작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 그리스어는 악센트와 강세를 중심으로 하는 율격을 사용하지만, 한국어는 강세가 두드러지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음보격으로 이를 대체하고 있어요. 그리스 서사시는 대체로 6각운이 쓰이는데, 이를 느슨한 6음보격으로 대체한 것이지요.

Izedokia 님이 <클뤼타임네스트라>를 리뷰해주셨던 게 생각이 납니다. 그 뒤로도 저는 계속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고 있고, 고대 그리스의 문학을 모방하며 글을 쓰고 있어요.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마침 시나리오 하나가 딱 끝났네요.

https://www.postype.com/@dreamin0kr

 

7. 소설 쓰고 싶어

어쨌든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검은 양>도 다시 연재하려고 세이브본 쌓는 중이고, 다른 작품들도 깨작깨작 구상 중입니다. 없는 시간 쪼개서 쓰는 게 쉽지는 않지만, 아예 소설을 손에서 놓고 싶지는 않아요. 이건 진심이에요.

정작 그래놓고 온갖 딴짓을 다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요.

 

근데, 이게 결국에는 삶이지 않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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