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채 작가님의 감성 미스터리 로맨스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단행본 출간을 기념해 작품 속 문장들을 손글씨로 담아줄 리뷰어를 모집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었는데요, 오늘은 그 개성 넘치는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첫 문장을 읽고 난 뒤부터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거나 자꾸 울컥거리는 이야기였다는 감상과 함께 전해주신 멋진 손글씨들, 함께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6년 전 죽은 네가 내 곁으로 돌아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위로와 희망의 이야기
6년 전에 교통사고로 ‘희완’의 곁을 떠난 첫사랑 ‘람우’가 저승사자의 모습을 하고 희완을 찾아온다. 그는 그녀에게, 일주일 뒤에 닥쳐올 끔찍한 교통사고 대신에 편안한 죽음을 주겠다며 자신의 이름을 세 번 부르라고 종용한다. 그렇게 일주일, 이름을 부르라고 우기는 저승사자와 이렇게라도 그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 하는 여자 사이의 미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어디선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저승사자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찾아온다고 한다.그리워하던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리워하던 목소리로 이름을 부른다고.
꽃 몽우리가 막 돋아나기 시작한, 그런 계절의 밤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 길게 드리운 벚나무 가지 아래,
그곳에 네가 있었다.
-나는.-…-너를.아무리 기다려도 뒷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아주 오랫동안 내 세상에 들어온 사람은 너뿐이었다.그리고 나는 바랐다.“너만이 내 세상의 전부이길.”
영화의 다음편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볼 수 없는 다음편 같은 건
차라리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를.
살아 있는 사람들은 살아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역시 살아가고 있겠지.
그리고 나 역시 너를 기다리며.
쓸데없이 복잡하게 머리 굴려서 뭐하냐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언젠가 읽었던 책의 한구절이 떠올랐다.
사랑한다는 말은 미루지 않는 거라고 했다.
내일이 있으니까, 또 모레가 있으니까, 하고 미루다보면
그만큼 멀어져 버린다고.
세상에 대가 없는 기적이란 있을 수 없다는 듯이.
입술이, 맞닿았다.
세상의 모든 소란이 아득히 빨려 들어간다.
이대로 지구가 멸망한다면 좋을 텐데.
네 삶이 끝나는 날에,
그때는 꼭 말할 테니까.
내가 너를, 참 많이 좋아한다고.
그 목적을 이룬 날이었다.한호경은 거베라 앞에서 자신을 위한 축배를 들었다.마주 않은 사람은 없었으나,그럼에도 홀로.
그렇게 네가 또 한 번나를 떠났다.
그래도 사람은 살아가.삶이 존재하는 한.
네가 내게 삶을 주었다.
지금 손에 들린 것들, 저 카트 안에 실린 것들,그리고서, 이 모든 것에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일주일 후,어차피 나는 죽을 텐데.
나는 그날 너를 잃었다.
괜찮을 거야다 괜찮아질 거야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되찾아야 했다.그것이야말로 어떤 고통속에서도사람을 버티게 하니까.
네가 떠난 뒤로, 나는 매일 일기를 쓰는 버릇이 생겼다.
딱히 굉장한 내용을 쓰는 건 아니다.
그냥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쓰고, 내일의 계획을 쓰고,
그간 네가 써준 버킷리스트에 얼마나 많은 줄을 그었는지 쓴다.
언젠가 너를 만나면 보여 줄 수 있도록,
네가 없는 나날을 보내는 나의 하루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