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 문학 공모전 10주년, 기획자의 막간 인터뷰!

2019.7.11

제7회 ZA 문학 공모전 개최와 더불어 최신 ZA 문학상 수상 작품집 『록커, 흡혈귀, 슈퍼맨 그리고 좀비』가 출간되었습니다. ZA 문학상은 그간 다채로운 창작 좀비 소설들을 발굴하고 연극, 영상화 판권도 판매하는 등 여러 성과를 자랑하는 황금가지의 대표 문학 공모전인데요, 2009년에 처음 시작되어 어느덧 올해로 개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를 기념해 ZA 문학상 기획자와 나눈 막간 인터뷰를 함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어지는 최신 수상작품집 수록작 소개도 놓치지 마세요!


Q. 좀비로 인한 세상의 종말이라는 주제로 ‘좀비 아포칼립스(ZA)’ 문학 공모전을 처음 개최한 게 2009년, 올해로 딱 10년 전 일이네요. 당시에는 더욱더 마니악한 소재라고 여겨졌을 것 같은데, ZA 공모전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황금드래곤 문학상을 3회 개최하면서 여러 고민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작가가 흥미를 가지고 공모전에 참가할 수 있으면서도, 기획자 입장에서는 아웃풋을 만들어 낼 만한 요소가 없을까 하고. 그러다 기획한 게 소규모 문학상이었는데, 그 첫 시작으로 ZA 문학공모전을 개최했던 거죠. 사심도 있지만, 작가들 입장에서도 꽤 흥미로운 요소라 생각됐기 때문에 첫 번째 소재로 잡게 되었던 것입니다.

 

출처: 네이버영화

Q. 지금이야 폭발적으로 늘어난 좀비 창작물들 덕분에 국내에서도 좀비 소재가 많이 익숙해졌다지만, 처음 공모전을 할 때만 해도 비인기 소재라는 걱정은 없으셨나요? 지난 10년 동안 뚝심 있게 문학상을 지속하게 된 동기가 있을까요.

A. 사실 영화 「부산행」이나 「월드워Z」 같은 작품이 대중적 이슈를 주긴 했지만, 당시에도 이미 좀비 세계관은 나름 장르에 관심을 가진 이라면 흥미를 보이던 소재였습니다. 더군다나 좀비 카테고리를 따로 지정한 작품들이 꾸준히 나오는 해외 사례를 보았기 때문에, 비인기 소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매번 문학상을 개최할 때마다 똑같은 소재임에도 늘 새롭고 놀라운 작품들이 나오는데, 어느 기획자가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출처: 네이버영화

Q.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가 좀비의 원형을 창조했다는 분석이 많은데, 지금은 점점 더 다채롭게 변주되어 다양한 특성들을 지닌 좀비들의 양상을 묘사한 창작물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향유되는 좀비라는 소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그 원형이라고 일컫는 『나는 전설이다』를 떠올려 보면 소재의 매력은 금세 찾을 수 있습니다. 인류의 종말, 그리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과 홀로 남겨진 외로움. 이 세 가지 요소가 좀비라는 세계관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는 좀비 세계만이 아니라도 현실에서 현대인이 늘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입니다. 세상의 종말처럼 각박한 삶, 어떻게든 살아 내려 발버둥치고, 그러나 늘 외롭지요. 즉 휘발되지 않고 늘 관심 받을 만한 요소이지요. 게다가 다양한 변주는 장르를 오랫동안 향유토록 만드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Q. 사실 「부산행」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좀비 창작물이 대거 주목받게 되기 전부터도 황금가지는 국내외 좀비 소재의 소설들을 많이 발간해 왔잖아요. 직접 기획하고 발간하신 대표 작품들을 몇 종 골라 소개해 주신다면요.

A. 직접 기획했던 작품은 『나는 전설이다』가 대표적인 듯합니다. 출판된 작품 중 『세계대전Z』,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워킹데드』(만화),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종말일기Z』 등은 높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ZA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볼 수 있겠지요.

 

 

Q. 지난 공모전에서는 문학상 개최 6회 만에 『창백한 말』이 장편 소설로서는 처음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소재의 특성 때문일까요, 장편소설이 수상의 성과를 얻는 부분이 특별히 어려웠던 건 어떤 이유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A. 장편소설은 단편소설과 달리 완성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감이 있어야 합니다. 긴 호흡에 맞게 이야기 전체를 아우르는 감이요. 그런데 이건 신인 작가나 단편만 쓰던 작가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공모전을 개최할 때마다 매번 장편소설들이 10% 정도 투고되는데, 최종심에 올리는 작품이 별로 없는 이유는 결국 호흡을 조절하지 못해 이야기가 늘어지기 때문입니다. 소재가 아무래도 장르적 성격이 강하다 보니 장편소설을 완성할 만한 역량이 되는 기성 작가들은 잘 접근하려 하지 않다 보니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Q. 기존 수상작 내역들을 보면, 단편으로 수상한 작가 분들이 작품을 개작해 장편으로 발전시킨 경우도 있습니다. 제1회 수상작 「섬」 백상준 작가의 『좀비 그리고 생존자들의 섬』이나, 제2회 수상작 「옥상으로 가는 길」 황태환 작가의 『난쟁이가 사는 저택』이 그러한데요. 단편을 장편으로 개작하는 이유와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아무래도 저자 입장에서나 기획자 입장에서는 단편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단독 작품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편이 작가에게 이득이 되지요. 2차 저작권 판매에도 훨씬 수월합니다. 그러나 단편을 장편으로 개작할 땐 아무래도 이야기 구조가 다르다 보니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이야기가 늘어지기도 하고요.

 

 

Q. 2차 판권이 판매된 작품들이 여럿 있는데요. 기존 수상작들 중 이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정말 재미있겠다고 생각하셨던 작품이 있으신가요?

A. 판권이 팔렸다가 결국 제작되지 않아 해지된 「옥상으로 가는 길」입니다. 연극으로도 상연되었을 만큼 사회적 메시지가 명확합니다. 왜소증인 주인공이 갇혀 있는 생존자들 사이에서 권력자가 되고 변화되는 과정은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과 아주 잘 부합되는 이야기였거든요. 다만 주인공이 왜소증이다 보니 실제 영상화되기 쉽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Q. ZA 공모전에서 수상한 중단편을 모아 수상 작품집을 꾸준히 발간하고 있습니다. ZA 공모전뿐만 아니라, 황금가지의 다른 공모전들도 수상 작품집을 출간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꾸준히 공모전 수상 작품집을 출간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A. 작가들에게 경험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출판 경험은 작가들에게 큰 자산입니다. 자기 이름이 들어간 도서를 받고 출판하는 과정을 거치면, 작가는 이를 통해 좀 더 나아갈 수 있는 동기를 얻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들이 단편집을 읽고 작가에게 접촉을 하게 되고, 작가 본인들이 장편이나 개인 작품집 등을 낼 기회를 얻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작가 토양을 다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되며, 실제로 10여 년 넘게 단편집들을 출간해오며 작품집에 수록된 많은 작가 분들이 자기 이름을 건 작품들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브릿G 회원 분들께 가장 추천하고 싶은 좀비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좀비랜드」 만세.

 

황금가지에서 21년째 편집 기획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ZA 문학 공모전 최신 수상 작품집 출간!

더불어 ‘ZA 문학 공모전’의 네 번째 수상 작품집 『록커, 흡혈귀, 슈퍼맨 그리고 좀비』가 최근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는데요, 이번 작품집에는 브릿G 오픈과 동시에 개최되었던 제6회 ZA 문학 공모전 수상작도 함께 수록되어 더욱 반가운 것 같습니다. 좀비로 뒤덮인 세상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은, 최종 선정작 6편의 중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수록작 소개도 살펴 보시고, 단행본과 연재작으로 두루 즐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록앤롤싱어

아수라장이 된 콘서트에서 살아남은 록커의 생존기

“저들은 뭔가. 어쩌다 저런 일이 벌어진 건가. 왜 하필이면 내 공연에서 저런 일이 일어난 건가. (…) 가수로서 오랜 무명 생활과 잠깐의 인기. 신기루마냥 사라져 버린 그 시기가 꿈처럼 스쳐갔다.”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으로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하게 된 영재의 밴드. 6천여 명의 인파가 모인 밴드의 단독 콘서트가 개최되던 날, 갑자기 들이닥친 재앙으로 영재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맙니다. 사태가 발생한 후 얼마나 지났을까, 영재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채 방황하다 그만 실신해 버리고 맙니다. 방송 출연으로 얼굴이 널리 알려져 있던 영재는 모두가 알아볼 수 있는 유명인이었기에, 구치소에서 탈출했다는 4인조의 남성 일행은 쓰러져 있는 영재를 알아보고 자신들과 함께 가자며 권하기 시작는데…….

 

그가 택한 세상

좀비로 고립된 도심에서 인간의 피를 찾아 헤매는 흡혈귀의 긴박한 나날

“흡혈귀는 대대로 귀족적인 이미지를 고수해야 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귀족이 되었다. 밤새도록 일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심야 전문 대부업체를 차려 화려한 자본가가 된 것이다. 한밤중에 급전이 필요한 자들은 그를 찾았다. 그는 주로 고객의 신장을 담보로 돈을 꾸어 줬지만, 이자를 감당 못 한 고객은 사장실로 끌려가 피를 빨려야 했다.”

‘돈이 돈을 벌어다 주고, 돈이 피를 공급해 주는 자본주의의 마술을 사랑’했던 흡혈귀. 사채업으로 부를 축적하고 혈액원에서 피를 공급받으며 나름의 안정적인 삶을 누리던 그는, 좀비 바이러스로 일순간에 인류가 몰락해 더 이상 인간의 신선한 피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직접 혈액원을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그러나 그의 여정은 예상 외의 난관에 부닥치게 되는데…….

“이젠 아무도…… 허, 헌혈을 안 해요…… 타인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하는 세상…… 아닙니까.”

 

슈퍼맨이 돌아왔다

자신이 슈퍼맨이라고 믿는 남자가 정신병동을 무대로 벌이는 탈출극

“나는 슈퍼맨이다. 강철의 사나이이며 크립톤 행성의 마지막 생존자고, 내일의 사나이다. 나에게는 세상의 질서와 정의를 수호할 의무가 있다.”

나는 클락 켄트, 바로 슈퍼맨입니다.(매우 진지함) 악당 렉스 루터가 가진 크립토나이트 때문에 원래 힘을 되찾지 못하고 있어 잠시 정신병원에 감금된 상태지만, 언젠가는 힘을 되찾고 크립토나이트 누출 사고를 막아 생존자들을 구할 것이라는 목표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 가고 있습니다. 그의 마지막 목표는 로이스 레인을 데리고 크립톤 행성으로 떠나는 것. 하지만 병원 어딘가에 감춰진 크립토나이트의 부작용으로 인해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서로를 묻어뜯게 되는데……. 그 여파로 감금에서 풀려나 목표를 수행하고자 병원의 복도를 걷는데,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내 아들, 칼-엘.”

아부지…?

 

아들에게

재앙적인 상황에서 자폐아인 아들을 보호하려는 아버지의 부정을 그리다

“혹시 내가 죽기라도 하면……. 아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모자란 아이가 무엇을 어떻게 해서 생존해 나갈 수 있단 말인가?”

무서운 기세로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는 상황. 어느덧 시체들은 집 앞까지 몰려든 상태가 되었고, 정부 차원의 대응이나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자의로 출근을 그만 둔 이후에는 이미 모든 것이 늦어 있던 때였는데, 아내와 자폐 판정을 받은 아들과 함께 집에 고립된 사내는 희망 없는 하루하루에 점차 무너져만 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연락이 안 된다며 아내가 친정에 가겠다고 한사코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부부는 아들 앞에서 큰 싸움을 벌이게 되는데…….

“사랑하는 아이, 그러나 마냥 사랑할 수도 없는 아이. 내가 없으면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아이.”

 

성모 좀비 요양원

살아남은 좀비가 사회 문제가 된 미래를 그리다

“한 달여간 계속된 진압이 마무리될 즈음 한국 사회는 새로운 문제를 직면했다. 바로 살아남은 좀비의 처리 문제였다. (…) 어쨌든 셀 수 없이 많은 법안이 제정됐고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좀비가 된 수만 명이 모두 격리됐다.

9급 공무원 시험에 계속 낙방하던 혜원은, 마침 대대적으로 생긴 좀비 격리 요양원에 취업하는 데 성공합니다. 일 년 전 인천에서 좀비 사태가 발발한 이후 살아 남은 좀비들은 요양원에 강제로 격리해야 했는데, 이를 관리감독하는 인력이 새롭게 필요하게 된 것이라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았지요. 오랜만에 휴가를 받아 언니와 엄마가 있는 집으로 향하는 혜원에게는,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데…….

 

왕국의 도래

자신의 생존 왕국을 건설하려던 한 남자의 이야기

“물론 조그만 왕국을, 아니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준비지만 게으름뱅이들의 목숨을 구해주고 있다고. 이래도 미친놈이라고, 사이코패스라고?”

보균자들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는 것이 원인으로 밝혀진 멸망의 시대. 시대가 시대였기에, 나는 꼭 필요한 인력만을 선별해 그들과 함께 안전지대에서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처럼 안전하고 특별한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나는 선택된 몇몇 사람들에게 필사의 노력을 통해 음식과 생필품을 꼬박꼬박 전달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여자, 송아리. 그녀가 모든 것을 뒤흔들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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