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인터뷰 특집인 브릿G 토크를 함께한 세 번째 게스트는 바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내가 죽기 일주일 전」 공개를 기념하며 모신 해차반 / 서은채 작가님입니다.
브릿G에 연재되었던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2018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고, 같은 해에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 피칭작으로 선정되어 현장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그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2018년 말 영상화 계약이 체결된 이후, 오랜 시간을 돌아 드디어 오늘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가 티빙에서 공개됩니다! 드라마는 총 6부작 시리즈로, 오늘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정오를 기준으로 2회씩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모쪼록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리는 마음입니다!
드라마 방영을 기념하며 청탁드렸던 신작 외전 작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셨을 3월의 쌀쌀한 봄날,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오디오북 녹음 현장 참관을 위해 걸음해 주신 서은채 작가님을 뵙고 대면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당일 가장 먼저 진행되었던 오디오북 녹음 현장 참관 후기부터 일상의 면면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오가며 나눴던 브릿G 토크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매거진 하단에는 현장에서 직접 받아 온 서은채 작가님의 친필 사인본을 드리는 이벤트도 함께 준비했으니까요, 대면 인터뷰의 생생한 분위기를 담고자 했던 이번 인터뷰도 재미있게 읽어 주시고 격려와 응원을 담은 댓글도 많이 남겨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Q.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 공식 피칭작으로 선정되었던 2018년 영화제에서 인사드린 이후 오랜만에 작가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회사에서 여러 명이 인사를 드리는 바람에 당연히 작가님은 기억을 못 하시지만……(웃음) 사실 오늘은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오디오북 녹음 현장 참관을 위해 먼 걸음을 해 주셔서 모든 일정을 다 마치고 인터뷰를 청하게 되었는데요. 오디오북 역시 드라마 공개 전 출시되는 것을 목표로 제작사에서도 캐스팅부터 녹음까지 일사천리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덧, 물론 지금은 출시되었습니다!), 캐스팅된 성우님들의 녹음 현장을 1열에서 직관하신 경험은 어떠셨나요. 저도 함께 참관하면서 봤지만 옆에서 작가님이 몰입하시는 게 느껴졌거든요.(웃음)
A. 정말 과몰입해서 봤고요.(웃음) 너무 신기했어요.
저는 대사를 쓸 때 머릿속으로 실제로 말하듯이 한번 재생해 보는 느낌으로 작업하는데, 거기에 성우님들의 연기가 덮어 씌워지니까 제가 생각한 거랑 또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근데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하나요, 그게 되게 좋았어요. 특히 람우 목소리 상상을 많이 했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았어요.
Q. 그렇잖아도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오디오북 캐스팅 과정에서도 소소한 비하인드 에피소드가 있었지요. 원래 오디오북 제작사 담당 PD님께서 추천해 주려고 하셨던 김민주 성우님이 알고 보니 작가님의 최애 성우였다는 반가운 우연이 있었습니다. 최근 애니메이션 영화 「퇴마록」에서도 ‘벽공’ 역할을 소화하시며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김민주 성우님은 어떻게 처음 좋아하게 되셨어요?
A. 어느 날 장안에 간간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게임이 있길래 심심해서 한번 구경이나 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게임을 켰는데, 거기서 제가 좋아하게 된 캐릭터를 연기하신 성우가 바로 김민주 성우님이었어요. 원래는 어떤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해서 성우님까지 좋아하진 않는데, 김민주 성우님은 목소리가 정말 너무 딱 제 취향이었어요.
Q. 맞아요, 그런데 「퇴마록」에서는 전혀 다른 톤의 목소리 연기를 하셔서 또 신기했거든요.
A. 아까 녹음할 때도 지나가는 단역 저승사자 목소리 연기를 하실 때도 목소리 톤이 확 달라지셔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Q. 김민주 성우님이 람우 역에 캐스팅이 확정되었을 때 작가님께서도 상상을 많이 했었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목소리일 거라고 상상을 했었고, 또 실제로 들어 보니 다르게 느껴진 지점이 어떤 부분이었는지 궁금한데요.
A. 사실은 김민주 성우님 목소리가 굉장히 단정하고 깔끔한 미성이셔서 이런 캐릭터의 역할을 하는 게 잘 상상이 안 됐었어요.
Q. 람우는 좀 개구쟁이 같은 모습도 있으니까요.
A. 그쵸, 약간 능청스럽기도 하고요. 그런데 막상 실제로 보니까 ‘아, 이렇게도 가능하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셨어요.
Q. 그리고 또 녹음 전에 PD님께서 톤을 한번 잡아 주셨잖아요.
A. 맞아요. “‘햇살캐’처럼 해 주세요”라고 디렉션을 주시자마자 톤이 싹 바뀌시는 게 놀라웠어요. 너무 완벽했어요. ‘아, 이게 람우구나’라고 느껴질 정도로요.
Q. 원작 속 캐릭터도 생각나고, 또 최근 웹툰의 이미지들도 같이 덧입혀지면서 들으니 풍성한 느낌이었어요. 옆에서 같이 참관하면서 작가님께서 계속 ‘귀여워’, ‘귀여워’라고 하시는 감탄을 들었습니다.(웃음)
A. 연기 톤이 너무 귀여우셨어요.(웃음) 정말 사랑스러운 느낌.
Q. 혹시 또 다른 성우님들 연기도 보시면서 좋았던 부분이나 느꼈던 포인트 같은 게 있으셨나요.
A. 희완 역할 연기하신 수현 성우님의 감정이 북받칠 때 연기가 너무 좋았어요. 실제로는 발랄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었는데 녹음 들어가면 갑자기 싹 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한호경 역할을 해 주신 이세레나 성우님 연기도 너무 좋았어요. 김인주 역할의 신나리 성우님은 희완과의 첫 만남 부분에서 첫마디를 꺼내시자마자 감탄했었고, 유선일 성우님의 명운은 약간 껄렁껄렁한 느낌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그게 되게 매력적이었어요.
Q. 이렇게 녹음 현장 참관하는 것도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지만, 나중에 금손 PD님의 손길을 거쳐 배경음과 여러 음향 효과가 가미되면 놀라울 정도로 감상이 더 풍부해지게 되더라고요. 저희가 오디오북을 대부분 드라마형으로 만들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지점인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합심해 만든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오디오북도 많이들 들어 주시면 좋겠네요.
A. 오디오북이 생생해서 좋은 것 같아요. 대사들의 그 느낌이, 확실히 살아 있다고 해야 할까요.
※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드라마형 오디오북은 지금 ‘밀리의서재’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Q.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부가 먼저 공개되며 인기가 뜨거웠어요. 이후 상영 후기를 찾아보니 굉장히 호평이더라고요. 작가님께서도 영화제에서 3회차를 직접 보셨는데, 관람할 때 관객들 분위기라든지 작가님의 개인적인 감상 후기도 궁금한데요.
A. 관객들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웃는 장면에서 다 같이 막 웃고, 슬픈 장면에서는 여기저기서 막 훌쩍훌쩍 우시고요. 진짜 다들 그 드라마 속으로 빨려 들어간 느낌이더라고요.
Q. 영화제에서 상영 후 드라마 제작 담당자분들을 만나 뵈셨다고 했는데, 아까 잠깐 듣기론 드라마 4~5부작에 감정 씬들이 많이 몰려 있다는 이야길 들으셨다고요.
A. 감독님이 말씀하시기를, 소설 분위기하고 비슷한 감정적이고 감성적인 장면들은 후반부에 많이 몰려 있다고 얘길하셨어요.
Q. 드라마는 각색이 많이 됐다고도 들었는데요.
A. 음…… 그냥, 기본 설정만 같고 아예 다른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앗, 정말요?
A. 네, 캐릭터도 많이 바뀌었거든요. 성격도 달라졌고, 드라마에만 나오는 오리지널 캐릭터도 비중이 높아요. 그래서 ‘죽었던 첫사랑이 저승사자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너는 일주일 후에 죽을 거라고 말한다’, ‘두 사람이 함께 버킷리스트를 해 나간다’는 설정만 같고 나머지는 아예 다른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그렇군요. 웹툰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아직까지는 원작하고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잖아요. 물론 웹툰도 후반부에는 각색이 꽤 들어갈 것 같지만, 드라마는 처음부터 많은 지점이 다른 것 같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겠네요.
A. 각색이 많이 돼서 학창 시절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와요. 희완, 람우 두 사람한테도 친한 친구들이 한 명씩 생겼고요. 그 넷이서 티키타카가 이뤄지면서 학창 시절을 굉장히 발랄하고 따뜻하게 보내요.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근데 오히려 그렇게 따뜻하게 학창 시절이 그려지기 때문에 현재 시점으로 돌아오면 현재의 음울한 분위기와 확 더 비교가 돼요.
그리고 좋았던 부분이 있는데, 스포일러가 될까 봐 자세히는 말씀 못 드리겠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버킷리스트를 람우가 ‘너 이거 해라’라는 식으로 희완에게 적어 주고 둘이서 해 나가잖아요.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버킷리스트를 하게 되는 설정이 있거든요. 근데 나중에 거기에 반전이 있어요. 엄청난 감동 포인트가 숨어 있어요.
Q. 저도 드라마가 공개되는 날엔 퇴근 후 바로 티빙을 켤 예정인데요(여담이지만 회사에서 여러 OTT 계정을 지원해 준답니다.ㅎㅎ), 말씀해 주신 부분들도 원작과는 다르게 비교해 보면 좋을 지점이겠네요.
A. 네, 아무래도 학창 시절의 그 밝은 분위기가 제일 포인트로 남은 것 같아요. 희완이가 학창 시절에 밝은 캐릭터로 각색이 됐다 보니까 현재와 더 대조가 되는 느낌이 있어요.
Q. 드라마도 소설처럼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진행이 되는 방식인가요?
A. 맞아요.
Q. 혹시 인주나 일범, 호경 등 다른 인물이 나오는 부분도 보셨을까요.
A. 호경은 3부까지는 안 나와서 나올지 안 나올지 잘 모르겠고요. 인주 씨와 일범 씨가 원래 원작에서는 러브 라인이 있지만, 아무래도 드라마상에서는 없을 것 같다는 추측이 들어요.
Q. 그렇군요, 역시 직접 봐야 알겠네요. 드라마 공개에 앞서 지난 2월 말에 카카오페이지에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웹툰이 론칭되었는데, 작년부터 작가님과 거의 매주 각색 콘티나 완성 원고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요. 웹툰도 각색과 연출 스타일에 따른 재미가 큰 것 같은데, 작화도 물론 예쁘지만 저는 중간중간 나오는 SD화 된 캐릭터들 연출이 그렇게 귀엽더라고요. 작가님은 웹툰의 어떤 요소가 좋으셨나요.
A. 아무래도 각색 작가님이 힘내셔서 로맨스를 많이 넣어 주고 계셔서 보면서 혼자 ‘어머, 로맨스다!’ 이러고 있습니다.(웃음) 원작에 꽁냥꽁냥한 장면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웹툰의 가장 큰 포인트가 아닐까 해요. 서로 얼굴도 많이 붉히고, 손도 잡고, 벽쿵하는 장면도 있고……(웃음)
Q. 완결까지 같이 계속 힘내 봐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만 해도 드라마, 웹툰, 오디오북까지…… 하나의 이야기에서 파생된 2차 창작이 굉장히 많은데요. 사실 원작을 이미 읽으신 분들도 있을 테고, 드라마를 보고 나서 소설을 보실 분들도 있을 테고, 웹툰이나 오디오북으로 먼저 접하게 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형태로든 다양하게 원작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 독자님들께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요.
A. 각자의 매체에 따른 매력들이 저마다 다 있으니까요, 어떤 형태의 어떤 이야기든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 드라마 방영 기념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카카오페이지 웹툰&원작 연재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Q. 원래 작가님께서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라는 원작 소설을 통해 전하고 싶으셨던 메시지가 있었을 것 같아요.
A. 예전에 브릿G 연재 당시 쎄씨 님이 리뷰를 써 주셨었거든요. 그 리뷰에 그런 내용이 있었어요. ‘작가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것’ 같다고요.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고통스럽고 너무 큰 사건이 터져 나올지 몰라도 삶이란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거죠.
그 사건이 없어지지는 않아요, 계속 우리 인생에 남고 이어집니다.
‘떠난 이’ 역시 이미 떠났을지언정 흔적은 남아 ‘그 주위 인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쎄씨 님,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리뷰 중에서
Q. 맞아요, 인물들도 그런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며 격려하고요. 안 그래도 작년 겨울에 작가님께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외전 단편을 청탁드렸는데요, 구구단편서가ONE이라는 타이틀로 선보이는 전자책 시리즈의 콘셉트가 작품과 리뷰를 1:1로 매칭하는 방식이에요. 기왕이면 이전에 작품을 읽어 보신 분께서 새롭게 외전을 읽은 소회를 나눠 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전에 브릿G에 리뷰를 써 주셨던 리뷰어께 우선 청탁을 드려 보고자 고민하고 있답니다.

Q. 이렇게 여러 형태로 만들어지는 2차 창작물들도 많지만,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해외에도 출판권 수출이 계속되고 있어요. 이미 수출이 확정된 대만, 인도네시아, 일본,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이탈리아, 폴란드, 터키, 독일, 프랑스까지 현재까지 총 10개국에 해외 판권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아까 작가님이 쓰신 대사가 성우님들의 목소리를 통해 발화되는 게 신기한 경험이라고 하셨는데, 작가님의 작품이 외국어로 읽힌다는 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을 해 보셨을까요.
A. 상상이 잘 안 가요, 사실.
아, 친구가 일본어 전공이어서 나중에 일본어판이 나오면 일본 서점에 가서 찾아보자는 얘길하더라고요.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웃음)
어떤 식으로 번역이 될까 궁금해요. 그래도 대만이나 일본은 같은 동아시아권이니까 어느 정도 감성이 통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도대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에서는 어떻게 번역이 될까요.(웃음)
Q. 안 그래도 저도 그런 지점이 궁금했는데 사실 로맨스는 보편한 감정이니까 그런 메시지나 장르는 떠나더라도, 다양한 가족 결합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니까 이런 설정은 오히려 외국에서 더 유연하게 받아들여질 것 같은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저승사자 같은 동양적인 괴담 요소는 어떤 감성으로 현지 독자들에게 다가갈지 궁금하더라고요. 식사하면서 따로 잠깐 말씀 주셨지만 저승사자라는 용어가 이를테면 그림 리퍼(Grim Reaper)라고 번역이 되면 또 어색할 것 같다고 하셨었죠.
A. 네,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정말 궁금해요. 해외 출판사에서 오퍼를 하시면서 해외 편집자분들께서 레터를 같이 보내 주실 때가 있는데, 낯부끄럽게 칭찬을 되게 많이 해 주셨더라고요.(웃음)
아, 최종적으로 오퍼가 확정된 출판사는 아니었지만, 그중에서도 웃겨서 기억에 남는 게 있었어요. 번역기를 사용한 것이긴 하지만 ‘나는 여전히 치유 중’이라는 괄호 속 코멘트가 너무 재밌어서 이미지로 저장해 보고 있어요.(웃음)
물론 다른 출판사에서도 굉장히 정성 들여 편지를 써 주셨어요. 이런 신화적인 이야기가 좋았다는 후기나, 현지의 작가들도 언급하면서 마케팅 포인트를 강조한다든지……
Q. 아, 레터 내용을 들으니 해외에서는 신화적인 이야기로 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긴 하네요.
A. 네, 그런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는 가벼운 괴담 정도인데 그쪽에서는 신화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기도 해요.
Q. 이제 외전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웃음)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다시 찾아보니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단행본 출간 당시 작가님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도 이번 외전의 주인공인 ‘명운’의 이야기가 더 자세히 담기긴 했었더라고요. 소설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명운의 전사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셨었는데요.
A. 네, 그때는 외전을 쓸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웃음)
Q. 그렇죠.(웃음) 드라마 공개되는 시기에 맞춰 외전을 같이 선보일 수 있도록 외전 작업을 계속 해 오고 계신데, 사실 본편에도 이미 외전처럼 ‘네가 없는, A’와 ‘네가 없는, B’라는 후일담이 같이 수록되어 있긴 하잖아요. 그래서 신작 외전을 청탁드리면서도 ‘더 전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긴 했었는데, 청탁을 받았을 때 외전을 쓰게 된다면 그래도 명운의 이야기를 조금 더 전하고 싶으셨던 걸까요?
A. 그때 당시에도 원래는 쓰려고 했던 이야기이긴 하니까, 다 풀어내지 못한 것은 명운 이야기밖에 없더라고요.
Q. 또 워낙에 매력 있고 독특한 캐릭터로 강렬하게 등장하긴 하니까요. 특히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웹툰에서 명운이 처음 등장할 때 비주얼적으로 구현이 되게 잘 되어서 인상 깊었던 터라 웹툰까지 같이 보신 분들은 좀 더 풍성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웃음) 이처럼 신작 외전을 명운 캐릭터에 초점을 맞춰 집필하셨는데 어떤 고민과 어려움, 즐거움이 있었는지요. 이 인터뷰가 공개되는 시점이면 아마 출간이 되었을 텐데요, 간단히 구상했던 내용이나 집필 에피소드, 아니면 힘들다, 이런 얘기도 괜찮습니다.(웃음)
A. 제일 큰 고민은 ‘아, 이게 재밌을까?’인 것 같아요.(웃음) 본편의 주인공들 얘기가 아닌 것도 있고, 본편 자체도 그렇게 스펙터클한 이야기는 아니긴 하지만 잔잔한 이야기라서 이게 괜찮을까 싶더라고요.(웃음)
Q. 괜찮습니다.(웃음)
A. 그래서 일단 재밌을까 하는 고민이 젤 컸었고, 어려운 부분은 이걸 람우의 시점으로 풀어 나가려고 하다 보니까 잘 안되더라고요.
Q. 저승사자가 된 람우의 입장에서 보는 선배 저승사자의 이야기가 되겠네요. 그러면서 명운의 과거 이야기도 나오고……
A. 네, 맞아요.
Q. 너무 궁금한데요.(웃음)
A. 근데 이게 너무 오랜만에 이 이야기를 쓰다 보니까, 그때랑은 글 쓰는 스타일도 좀 달라져서 안 맞아서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고 있어요.
Q. 어떤 부분에서 글 쓰는 스타일이 달라졌다고 느끼셨어요?
A.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을 쓰던 당시가, 굉장히 문장을 짧게 쓰는 때였어요. 짧게 호흡을 쓰는 편이었는데, 이런저런 고민이 있어서 그 뒤로 조금 호흡을 길게 잡는 연습을 했었거든요. 오히려 지금은 길어져서 또 어렵더라고요.
외전 예고는…… 내용은 별건 없고요.(웃음) 그냥 람우가 명운의 과거사를 알게 됩니다.
Q. 본편에서 람우는 명운이 조선 시대 사람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자세한 건 모르고 있는 거니까요. 그럼 어떤 계기가 있어서 람우가 명운의 과거를 알게 되는 건가요?
A. 네, 맞아요.
Q. 외전 출간 후 작가님께 추가로 여쭈었습니다! 신작 외전 「네가 없는 나날」 역시 본편을 관통하는 정서와 공명하는 여운이 감동적으로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상실과 죽음, 그리고 그 이후를 살아 내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관조하는 삶의 태도가 공통적으로 엿보이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본편을 다양한 경로로 접하는 독자분들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외전 이야기를 어떻게 봐주셨으면 하는지 간단한 이야기 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근래에 여러모로 안 좋은 소식들이 많기도 했고,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지금 다들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계실 거라 생각해요. 저 또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하루 버티며 노력하고 있기도 하고요. 스펙터클한 이야기도,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지만 이 이야기가 잠깐이나마 여러분의 일상 속에서 휴식이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 「네가 없는 나날: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외전」은 각 온라인서점과 브릿G 연재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Q. 요즘 작가님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저와 마찬가지로 작가님께서도 본진(?)은 직장인이신 듯한데요.
A. 네, 일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필라테스를 하고 있습니다.(웃음)
Q. 맞아요, 나이 들수록 생존 체력이…… 필라테스는 언제부터 하셨어요?
A. 이제 한 3년 정도 됐어요.
Q. 와, 오래 하셨네요. 이제 정말 잘하실 것 같은데요.
A. 워낙 운동치여서 잘하지는 못하고요.(웃음) 그 정도도 안 하면 아예 안 움직여서 정말 생존 운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동하러 가면 아무리 못해도 잘한다고 칭찬해 주시니까요.(웃음)
Q. 평일에는 회사 다니시고 운동도 하시고 글도 쓰시고……
A. 네, 퇴근하면 저희 개랑 산책하고 운동 가고 밥 먹고 자기 전에 글 쓰고요.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Q. 저는 회사와 집이 멀어서 그런지 퇴근해서 운동하고 집에 가면 거의 9시 정도 되는데, 가서 밥 먹고 집에 있는 친구들 챙기고 이러면 여유 시간이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A. 4시에 퇴근하고 주4일제 해야 한다고 봅니다.(웃음)
Q. 그쵸. 노동 시간을 줄이는 거밖에는 답이 없는 거 같은데……(웃음) 지난번에 설날이랑 삼일절 연휴가 좀 길었잖아요. 이 정도는 쉬어야 사람들이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자기 취향을 좀 알아가는 시간을 갖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이상, 잠깐 직장인들의 수다 타임이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서면 인터뷰할 때도 많이 여쭙는 질문인데요. 브릿G에 장르가 다양한 작품들을 많이 올려 주셨잖아요. 로판 웹소설도 있고 여러 장르의 단편들도 있고요, 작가님이 꼽아 보는 나만의 베스트 작품이 있다면 몇 작품만 골라서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일단 바로 생각나는 작품은 「천년공작」이에요.
Q. 말씀해 주셔서 생각이 났는데, 작년에 나갔던 2024 콘텐츠 IP 마켓에서 만난 해외 웹툰 플랫폼 대표님께서 『데들리 러블리』에 수록된 「천년공작」을 콕 집어서 설정이 재밌었다고 이야기해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천년공작」을 떠올려 주셨던 이유가 있다면요?
A. 이야기가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빠르게 몰아치는 재미가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해요. 「천년공작」은 제가 공개했던 것 중에서 제일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브릿G에 처음 올린 글도 「천년공작」이었는데 그때 바로 추천작으로 선정을 해 주셨고, 리뷰도 두 분이 써 주셨는데 리뷰도 그때 처음 받아 봐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또 생각나는 작품은…… 저의 첫 출간작인 「옌데아의 봄」을 추천합니다. 가볍게 보실 수 있는 귀여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심심하실 때 가볍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웃음)
마지막으로 단편 중에서 하나만 더 뽑자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인데요. 「범이 왔소」라는 작품인데, 여우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기담 같은 글이에요. 이것도 가볍게 봐 주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웃음)
Q. 다 장르가 달라서 더 재밌는 것 같아요. 한편으론…… 작가님께서 요즘 재밌게 읽거나 본 콘텐츠가 있을까요?
A. 제일 최근에 본 것밖에 기억이 안 나는데요.(웃음) 요즘은 중국 드라마 「경여년2」를 보고 있습니다. 시즌1을 워낙 재밌게 봐서 시즌2도 재밌게 보고 있어요.
Q. 앗, 그러고 보니 예전에 처음 웹툰 캐릭터 작화 톤 잡을 때도 람우 캐릭터에 허광한 배우 이야기도 하셨었고……
A. 중드를 많이 봐요.(웃음) 누가 재밌다고 추천했던 걸 뒤늦게 보다가 혼자 과몰입하고 뒷북 치는 스타일입니다.(웃음)
Q. 혹시 즐겨 듣는 노래가 있으신가요? 작업하실 때 노래를 듣는 편이신지 궁금한데요.
A. 작업할 때는 정신 사나워서 노래를 안 듣는 편이고, 작업하기 전이나 하다가 막혔을 때 들어요. 장르를 가리거나 특정해서 듣진 않고, 유튜브 자동 재생으로 아무거나 듣다가 하나 꽂히면 그것만 듣기도 하고요.
그리고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티빙 팝업에서 드라마 「내가 죽기 일주일 전」 OST가 선공개됐었거든요. 그 노래가 너무 좋아서 팬분이 동영상으로 올려 주신 걸 북마크해 놓고 자주 들었었는데, 그런 잔잔한 노래를 좋아해서 음원이 정식 발매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티빙 팝업(사진 제공: 서은채 작가님)
또, 이제는 자주 듣진 않지만 「내가 죽기 일주일 전」 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어요. 예전에 연재 때 익명의 후원자님이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카시마 미카의 ‘내가 죽기로 생각한 것은’이라는 노래를 듣다 눈물이 났다고 코멘트 남겨 주신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부터 2019년까지 정말 많이 들었던 노래라 기억에 남네요.
Q. 지난번 서면 인터뷰 당시 작가님의 버킷리스트를 여쭤봤더라고요. 원작에서도 버킷리스트가 중요한 이야기로 나오니까요. 혹시 예전 인터뷰 때와 달라진, 작가님의 새로운 버킷리스트가 생겼을까요?
A. 요즘에 노후 대책 준비 같은 화제가 나오면 친구들하고 맨날 얘기하는 건데요.(웃음) 나중에 나이 들면 같이 한 동네에 모여 살자는 얘길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게 버킷리스트일 수 있을 것 같아요.
Q. 최근에 「브러시 업 라이프」라는 일본 드라마를 봤는데, 고향 친구들 네 명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거든요. 타임리프물인데 스포일러라 더 얘기할 순 없지만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라서 시청을 추천드립니다. 마침 또 티빙에 있어요.(웃음) 전반적으로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친구들 얘기를 많이 하시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마침 떠올랐어요. 친구들이 작가님 근황을 대부분 다 알고 웹툰 등 공개된 콘텐츠들도 같이 봐 주는 것 같아요.
A. 안 그래도 드라마 나오면 상영회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웃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공개된 드라마를 같이 봤던 친구는 티켓팅에 직접 성공한 거였는데, 축하한다고 꽃을 사 왔더라고요. 감동적이었어요.

사진 제공: 서은채 작가님
Q. 마지막 밸런스 게임은요.(웃음) 인터뷰를 하다 보면 늘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런 식으로 끝나잖아요. 브릿G에서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건 아직 몇 번 안 되지만 이런 가벼운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어 봤었거든요. 다 작품 속에서 가져온 것들이긴 한데요, 밸런스 게임을 마지막으로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한정선
여의도 벚꽃축제 구경 or 대관령 눈꽃축제 구경
✅(질문 설명이 끝나기도 전) 전 대관령이죠.(일동 웃음) 눈을 워낙 못 보고 살아서요.
그래서 작년에 저는 눈을 보러 삿포로에 갔다 왔습니다. 벚꽃은 많이 보니까요. 저희 동네는 조금 있으면 곧 벚꽃이 필 겁니다.
저승사자가 된 첫사랑 만나기 or 뱀파이어가 된 첫사랑 만나기
✅음…… 그런데 저승사자가 된 첫사랑을 만나면 제가 죽는 거 아닌가요?(웃음)
뱀파이어가 된 첫사랑 만나기가 재밌을 것 같아요.
자기소개서 쓰고 소설이라고 욕하기 vs 인공지능한테 자기소개서 쓰라고 하고 욕하기
✅인공지능을 아직 한 번도 써 본 적은 없는데요, 똑같이 욕하더라도 그래도 일단 인공지능이 대신 써 줬으면 좋겠어요.(웃음)
이렇게 대답은 해 놓고도 막상 실제로 쓸 때가 오면 스스로 쓰겠지만 마음만은 알아서 써 보라고 하고 싶네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회식하기 or 노포 맛집에서 혼밥하기
✅둘 다 괜찮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회식이면 사 준다는 거잖아요.(웃음) 저는 회식을 해도 맛있는 거 주면 잘 먹는 타입이라서요.
맛집에서 혼밥하긴 좀 힘들 것 같긴 하네요. 기다리고 있는데 혼자 테이블 차지하기가 좀……(웃음)
버킷리스트 작성만 하기 vs 버킷리스트 작성하고 실천하기
✅저는 게으르기 때문에 작성도 안 하고 실천도 안 하는 타입이긴 한데요.
그래도 이왕 하는 거면 작성하고 실천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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