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도대체 왜 그러니?” 엄마의 목소리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내 손에 칼을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그러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에 왜 그러는 지를 모른다고? 진짜다… 나도 왜 이러는 걸까? 그리고, 대답도 하고 싶은데 입을 열 수가 없다. 이것도 정말 모르겠다.
마치, 안에서 커다란 무언가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도대체 왜 그러지???
“그래. 그렇게 무서워하거라!” 보이지 않는 모습… 그리고, 들리지 않는 목소리.. 널 조종하는 건 테라
“뭐야,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내 외침은 마치 허공에 던지는 외마디 비명 같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를 겁주기엔 충분했다.
두려움에 뒷걸음치는 엄마를 진정시키려 다가가려는데,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거실로 도망쳐버렸다.
나도 모르게 울컥 화가 치밀었다.
엄마가 왜 저러는지는 나도 알고 있다.
지금도 내 손엔 커다란 식칼이 들려 있으니까.
시뻘건 피가 흥건하게 묻은 채로 말이다.
엄마가 집에 들어온 후 발견한 내 모습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피를 쏟은 채 쓰러져 있는 아빠, 그리고 피 묻은 칼을 들고 있는 나. 누가 봐도 이건 살해현장이었다. 새아빠에 대한 내 감정이 좋지 않다는 걸 엄마도 알고 있었지만, 절대로 죽일 생각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이건 내 의지로 행해진 일이 아니었다!!
생각하자. 진정하고 차분히, 다시 생각해보자.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어쩌면… 혹시 그때 그 상자를 열었기 때문인걸까?
“딩 – 동”
그 때 초인종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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