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운 머리의 칼컵 2

하늘에 도착한 검고 큰 자동차에서 왼손에 칼이 오른손에 컵이 이식된 자가 내렸다.

 

그 자는 멋지게 내린다고 온갖 똥폼을 잡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서 넘어지고 말았다. 그 충격으로 머리통이 또 빠져버리고 말았다. 돈만 벌면 정비소에 가서 목부터 튼튼한 걸로 갈아치워야겠다고 궁시렁거렸다.

 

어쨌든 할 일은 해야 했다. 그는 칼을 휘두르며 천천히 앞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레스토랑이야말로 그에게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아니면 달리 어디가 있을까?

 

“저기요. 잠깐만요 잠깐만요.”
그 사람이 말하는 거였다.
“지금 당신이 정신이 너무 없다는 건 이해는 하지만. 우리. 머리는 붙이고 가는 게 좋겠는데.”
주인공이 몸을 돌렸고.
그건 정말이었다.
그 사람은 주인공의 머리를 팔에 품고 있었다.
그것을 깨닫자 주인공은, 아니, 주인공의 몸뚱이는 바닥에 축 늘어졌다.
뒤에 서 있는, 주인공을 끌고왔던 덩치 큰 자들이 웃는 사이.
그 사람은 주인공에게 다가와 머리를 삽입했다.
그 사람은 머리를 이리 돌려도 보고 저리 돌려도 봤고, 그럴 때마다 주인공의 몸뚱이는 감전이 된 것처럼 꿈

 

틀거렸다.
웃고 떠드는 건 계속 됐고.
마침내 머리가 제대로 결합 되자 주인공이 말했다.
“그나저나 우리 왜 레스토랑에 온 거죠?”
그 사람은 주인공을 일으켜 세우더니 말했다.
“레스토랑이요?”
“이 시간에 무슨 레스토랑이에요. 전 배도 안 고픈데.”
그 사람은 주인공을 똑바로 쳐다봤다.
“지금 우리가 레스토랑에 왔다고 생각을 하는 건가요?”
주인공은 가게 간판을 자세히 들여다 봤다.
그랬더니.
레스토랑 간판이 아니라 술집 간판이었다.
그 사람은 흙을 털어주기 시작했다.

 

“아까는 어떻게 이긴 겁니까?”
“네?”
“이런 정신 상태로. 아까는 어떻게 우리 시험을 통과했냐고요.”
“아까는…“
“그러니까. 아까는 어떻게 한 거냐고요.”
주인공은 잠깐 생각을 하는가 싶었고.
그 사람은 끝까지 기다렸다.
“뭐랄까. 그냥 운이 좋았던 거죠 뭐.”
주인공을 똑바로 쳐다보는 그 사람이었다.
“운이라고요?“
“네. 운이 좋았죠.“
뒤에 서 있던 자들이 웃어 댔고, 어떤 이는 욕을 하는 것 같았다.
“아니. 지금 여기까지 와서. 고작 한다는 소리가. 운이라고요?“
“왜요?”
“아니. 고작 한다는 말이 어떻게…”

 

“사실인 걸 어떻게 해요.“
그 사람은 한숨을 쉬었다. 아주 깊은 한숨이었다.
결국 그 사람이 입을 뗐다.
“아까 그게. 절대로. 운이 아니기를 빌겠습니다. 이제부턴 운만 좋아서는 살기는 불가능하니까. 특히나 지금 만날 사람은 예의를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에요. 이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조금 이따 죽기 싫으면.”
주인공은 몇 번 눈을 깜빡이는가 싶더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 사람은 대답하지 않았다. 주인공을 술집으로 데리고 들어갈 뿐이었다.

 

술집엔 사람들이 가득했다.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을 걸고 내기하는 사람들, 허겁지겁 고기를 먹어치우는 사람들, 하하 웃으며 자기 몸을 자랑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중에서 술에 거나하게 취해 큰 소리를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슨 술집이 이래? 라는 생각을 하며 저를 데리고 온 사람에게 말을 걸려는 순간 술집 구석에 있는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머리가 안팎으로 뒤집힌 자였다. 그대로 두었다면 상당히 끔찍한 꼴이었겠지만 아말감으로 흉하게 드러난 부분을 모두 때워 지금은 미트볼과 함쳐진 시디에 가까웠다.(내가 시디라는 고시대 유물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말라. 더한 것도 알고 있다.)
어떤 자가 개조했는지 몰라도 나만큼이나 험악한자에게 걸린 모양이다.
그는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지 볼썽사납게 긁는 소리를 내더니 스크린을 띄웠다.
‘같은 교구에서 나왔나?’
무슨 말인지 몰라 칼을 든 쪽 손이 부르르 떨렸다. 아마 무서워서 떨렸을지도.

호스트 코멘트

스텝을 넘겨버렸기에 퇴고가 아닌 방식으로 스레드를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네요.
미완된 내용은 언젠가 이어가겠습니다.
다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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