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 내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작품들 중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란 SF소설이 있다. 이 소설은 과거 브릿G에서 연재하기도 한 작품으로 반응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를 재밌게 본 독자로서 자연스레 이산화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도 관심이 갔다. 그런 관심 속에서 접하게 된 작품이 바로 이 ‘스트로베리 필즈는 영원히’라는 단편소설이었다.
장르는 추리/스릴러, 로맨스로, 작중 주인공인 ‘리지 피츠제럴드’(이하 선플라워)는 과거 1967~9년 히피 문화의 전성기 시절에 함께 했던 동료 ‘마크 언브로우’(포메라니안)와 재회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둘은 자연스레 자신들이 속했었던 히피 공동체의 분열 계기였던 1969년의 화재를 곱씹는다.
이 작품을 보고 가장 먼저 느낀 건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였다. 과거 알고 지내던 둘이 만나면서 배경을 말해주고, 그들 사이에 뭔가 사건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선플라워가 환각제를 통해, 화재 당시로 돌아가 연인 ‘스트로베리’와 함께 하는 것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작품 자체가 1인칭 시점이다 보니, 선플라워의 생각과 고민이 더욱 더 감정 이입을 잘 시켜준다.
점점 화재가 벌어지는 시간이 가까워질 수 록, 화재의 진실에 가까워질 수 록 선플라워와 독자들은 고조된다. 단순할 줄만 알았던 화재의 진실은 사실 더욱 더 깊은 비밀이 있었고, 작가는 이러한 이야기를 억지로 긴장시키지 않은 채 차분하게 진행한다. 마치 환각제에 취해 과거의 영상을 투영하듯.
이 작품은 히피 문화를 비롯한 여러 장치들로 그 시대의 미국에 관한 단편을 잘 보여준다. 히피 문화,
미국 정부에 의한 MK 울트라 프로젝트
이젠 그 시절의 옷을 버리고, 음악을 듣지 않지만, 선플라워는 여전히 그 뜨거운 여름에 머물러있다. 거리엔 찰스 맨슨의 노래가 울려 퍼지지만, 여전히 존 레논이 노래를 부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