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쓰기에 앞서 평범한 리뷰어인 저에게 의뢰해주신 작은연못님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감상 위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좀비가 창궐하는 아포칼립스 세상입니다. 기본적인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받는 사회죠. 이렇게 극단적으로 치닫는 세계가 배경이라면 작가가 다룰 수 있는 요소는 무궁무진합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등장인물이 어떻게 반응을 할 수 있는지, 작가의 상상력과 노련함, 기술이 다양하게 접목될 수 있으니까요. 이 작품에서 작가님은 생존과 인간다움을 결부시켜 녹여내려 한 듯 보였습니다.
화자의 1인칭 시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그야말로 지옥도 그 자체.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가하는 좀비와 인육사냥꾼 사이에서 인간성을 간직한 채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주인공과 그녀의 모습은 매우 힘겨워보이면서도 대단하다 싶더군요. 저라면 그런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통이 너무 극심해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초창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테니까요.
그러나 결말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꽤나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왜 스스럼없이 그녀가 화자에게 마음을 열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한테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반전으로 와 닿았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도입부로 스크롤을 올려보게 되더군요. 개인적으로 결말과 도입부가 이어지는 전개를 좋아합니다. 작품의 여운을 다시 곱씹으며 새로 감상할 수 있거든요. 전반적인 스토리 진행 방식이나 담겨있는 주제는 평범했지만, 결말의 반전 덕택에 재밌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진짜 상상도 못했거든요. 배경이 배경이니만큼 화자의 성격이 냉소적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잘 갈고 닦으신다면 작가님의 장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덧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작품에 오탈자가 너무 많아 종종 몰입을 방해할 때가 꽤 있었습니다. 가끔 보이는 오탈자야 그러려니 하지요. 저도 종종 그럴 때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지나치게 반복되는 맞춤법 실수와 오탈자는 작품을 읽는 독자들에게 의문을 들게 합니다. 작가인데 이런 실수를 한다고? 하는 의문 말이지요. 작가는 글로 독자와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독자들이 오해할 수도 있을 수도 있는 만큼 퇴고하실 때 맞춤법이나 오탈자 검수는 꼭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언젠가는 화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때는 굶주림이 없는 도시에서 둘이 맛있는 걸 함께 먹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