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작품을 엑세스 중입니다.

꺼내 먹기 좋은 쿠키처럼 감상 브릿G추천

리뷰어: 09book2, 2월 14일, 조회 31

10-20매 분량의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단순히 장르적 재미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도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취향대로 꺼내보기에도 좋고, 하나둘 펼치다보면 어느새 다 읽어버려 마치 일주일에 한 번인 업로드날을 꾹 참고 기다렸다가 정작 올라온 화는 5분만에 읽어버려 아쉬워하는, 그런 심정을 매번 되풀이 하는 느낌이다.

5분이 지나면 도달하고 마는 소설의 끝은,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카레처럼 고이 데워놓았다가 띵 소리와 함께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또다시 데워먹을 듯한 작품들을 적어보자면 이렇다.

 

– 해파리

최근 원전 오염수 유출과 더불어 안전불감증이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 바다에 퍼진 해파리로 우리가 지금껏 마주해왔던 사고 가능성을 당장 눈앞에 닥친 ‘죽음’이라는 위험으로 변모시켜 보다 직접적인 묘사를 보여주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듯 그 애와의 딸기 시럽 빙수를 생각하는 ‘나’의 태도 사이의 괴리감이 큰 공포로 다가온다.

예지와 나는 <출입금지> 팻말과 펜스 너머 저 멀리 보이는 새파란 바다를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조용한 해변도 유명한 해수욕장과 마찬가지였다. 날씨는 짜증나게 더웠다.

 

– 튜브

밥을 먹지 않아도 알약 하나로 사람이 섭취해야 할 영양소를 해결할 수 있다면, 알약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의 확장. 작품 속 미래는 아무도 음식을 먹지 않는다. 전 세계의 식사 섭취가 튜브라는 기업체 하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세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생각하게 된다. 소수자로 분류되어 존중받지 않는 할아버지의 존재 또한 그 중 하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은 역시 먹는 기쁨을 누리고만 싶다.

 

– 아주 오래 사는 나무

 

불멸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이기적인 신의 변덕으로 이야기를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불멸을 ‘다름’으로 바라본다면 자유의지가 포함되지 않은 채 주어진 삶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공상을 조금씩이지만 현실로 만들어가는 나무처럼, 우리 각자의 삶이 생각나기도 한다.

빠르지 않아도 돼. 방향만 잘 정해. 시간이 정말 많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