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파메의 가면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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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중의 신사 아나발트가 에머릭 백작의 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얼마나 많은 비단옷의 숙녀들이 남편의 눈을 피해 눈물을 흘렸는지 확인할 순 없으나, 그 수가 상당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게다가 그 가운데 세 여성은 그를 보낸 슬픔이 언제까지고 다할 줄 몰랐고 울 수조차 없었다.

이렇게 은밀한 슬픔을 뒤로하고 용감한 아나발트는 푯말 앞에 서서 거대한 용을 못 믿겠다는 듯 주시하고 있었다. 발치에는 지쳐서 죽은 그의 말이 뒹굴고 있었다.

“싫다니까.” 용은 늘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싫다고. 이제 막 저녁을 먹었소. 배가 꽉 찬 상태로 운동하는 건 건강에 좋지 않아. 그러니 난 당신과 싸우지 않을 거요. 나에 대해서라면 걱정하지 말고, 당신 마음대로 엘파메의 숲으로 들어가도록 해요.”

“당신이야 당신의 의무와 그 흉악한 가문의 명예를 지킬 생각이 없다 해도, 나는 그것들을 지킬 작정이라면 어쩔 것이오? 그리고 내가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고집한다면 어쩔 것이오?”

용이 햇볕 속에서 어깨를 으쓱하니, 몸은 초록빛으로 반짝이는 기다란 잔물결이 되었다.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