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덕 어멈, 그대를 사랑하오

뺑덕 어멈, 그대를 사랑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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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덕어멈. 그대를 사랑하오. 마지막으로 이 말을 전하고 싶었소. 죽음 따윈 두렵지 않소. 세상의 질시도 내 알 바 아니오. 다만, 그대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그대에게 이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게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오.

 

나도 알고 있소. 성질머리는 코를 풀다 내뱉은 가래침처럼 고약하고, 얼굴은 누구에게 뺏길까 허겁지겁 밥을 퍼먹다 주위를 쏘아보는 애처럼 못났다는 걸 나라고 왜 모르겠소.

 

기억나시오? 모내기하다 어지러워 잠시 집 마루에 누워있을 때였소. 제집처럼 당신이 울타리도 없는 우리 집에 들이닥쳤잖소? 다짜고짜 비몽사몽에 빠진 내 거시기를 움켜쥐지 않았겠소. 나는 그때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솟는 듯 놀랐소. 숫총각이었단 말이오. 그러고선 한다는 말이 돈을 내놓으란 것이었소. 자기가 은밀한 그걸 해줬으니 돈이든 뭐든 빨리 내놓으란 말에 난 어찌할 줄 몰랐소. 부끄러웠거나 돈이 없어서가 아니었소. 이건 나를 우습게 보고 나를 멸시하는 행동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오.

 

그대는 얼굴이 벌게져 씩씩거리는 나를 무시한 채 집을 살폈소. 한 바퀴 빙 돌더니 삽살개 털 날리는 것처럼 다 허물어져 가는 초가집에 뭐 돈이 있겠느냐며 가마솥을 번쩍 들고 밖으로 나갔소. 힘도 좋다며 감탄하는 것도 잠시 난 그대로 뒤를 따라나서 만류했소. 가진 것 그것뿐이었소. 여동생을 시집보내고 얻어온 거란 말이오. 하지만 그대는 날 손쉽게 내팽개치며 동네 사람들에게 소문내기 전에 닥치고 기어들어가라며 발로 걷어찼소. 그래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소. 그대의 협박이 무서웠거나 아파서가 아니오. 동네 아낙들이 빤히 보고 있었소. 이런 멸시를 당하고 어찌 살 수 있겠소.

 

낫을 갈아 그대를 찾아 나섰소. 그대는 한 마리 성난 황소 같았소. 눈앞에 보이는 건 모조리 쌍 뿔로 받아버리는 것처럼 지나가는 곳마다 협박과 갈취를 일삼았소.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는 아이를 시켜 나라의 전령이 숲에 당도했으니 아마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고 거짓말을 하게 해 집을 비운 사이에 값나 보이는 물건을 훔쳤소. 물론 거짓말을 시킨 아이의 입은 옷마저 홀라당 벗겨간 건 말할 것도 없소.

 

그대를 지켜볼수록 절대 살려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소. 그대를 향한 나의 증오는 점점 커져만 갔소. 하지만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소. 그대는 늘 다른 사람과 함께였소. 물론 그대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거였소. 딸을 인당수에서 잃고 식음을 전폐하는 심 봉사를 보고 계획적으로 접근해 천연덕스럽게 재물을 빼돌리는 걸 보고는 더는 참을 수 없다 생각했소. 그러나 기회가 오지 않았소. 그러다 나라에서 맹인잔치를 열어 같이 길을 가다 다른 돈 많은 봉사와 눈이 맞았을 때는 하마터면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대에게 달려가 낫을 휘두를 뻔했소. 그러다 보고 만 것이오.

 

우악스럽게 휘두르는 주먹질과 발길질은 아무도 당하지 못했소. 욕심은 얼마나 많은지 내 것은 당연히 내 것이고, 남의 것은 그 사람 친인척의 재물까지 모조리 자기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