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먹는다.

작가 코멘트

이 아이디어는 TRPG 설정집 [GURPS 실피에나]에 나오는 ‘칼리스토의 트롤’ 설정에서 따왔습니다. 책에 나오는 것은 인간이 마력오염의 영향으로 녹색빛 피부의 살육과 폭력을 추구하는 괴물로 변한다는 좀비 아포칼립스 식의 괴물 설정인데요. 이 ‘칼리스토의 트롤’이 갖는 커다란 덩치와 녹색빛 피부가 어쩌면 식물(나무)의 속성을 이어받았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착상이었죠.

여기서 출발해, 어떤 이유로 자기 자신의 항상성(homeostatis)과 정체성이 무너지고 이를 끝없이 다른 생명체를 잡아먹음으로써 벌충하고 닮아가는 괴질(怪疾)을 떠올렸습니다. 나무를 먹으면 나무를 닮고, 야수를 먹으면 야수를 닮는… 그리고 인간을 잡아먹어야만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존재에 대해서요. 그런 ‘먹는 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첫 지면을 주신 SF&판타지 도서관 (전홍식 관장)과 착상이 된 [GURPS 실피에나]의 작가 김성일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