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01 – 초겨울의 비 내리는 밤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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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O.I. 시의 번화가를 걷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건물의 골목골목을 뱅글뱅글 돌다 남자에게로 불어왔다. 초겨울에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을 얼굴로 느끼며 남자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새로 산 외투가 무척 따뜻했다. 남자는 고개를 들어 차도 너머에 있는 노란색 등을 바라보았다. 가로등 아래로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고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의 알갱이들은 이 사람 저 사람을 때리다 땅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다시 튕겨 올라 건물과 건물을 때리다 남자의 눈으로 들어왔다. 검고 파란 도시의 이곳저곳에 노란색 등이 켜져 있으니 따뜻하고 반대되면서도 실력 있는 화가가 그려낸 그림처럼 조화롭고 아름다웠다. 남자가 잠깐 노란 불빛을 바라보는 동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조금씩 내리다 어느새 점점 굵어져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뛰는 이는 없었다. O.I. 시에선 흔히 있는 일이었다. 남자도 외투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다시 가로등을 올려다봤다. 비가 내리며 안개 같은 물 연기를 만들어 가로등의 불빛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매끄럽게 이어진 것이 아닌 작은 알갱이들이 수없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 느껴지는 안개가 가로등의 주위에서 물결치며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을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다.

 

“멋지군.”

 

남자는 낮게 중얼거렸다. 물결치는 물 알갱이들과 노란 등에 반짝이는 빗방울이 선명하게 남자의 시각을 자극했다. 그리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가로등 주위의 안개가 불빛을 따라 점점 멀어지며 끝없이 이어지는 몸뚱이를 길게 이끌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아무리 굵어도 바람에는 힘을 못 쓰는 듯 바람의 손길을 따라 머리를 돌렸다. 빗물은 땅에 떨어져 소리를 냈다. 여기저기서 빗물이 자신의 몸을 박살 내며 만들어내는 최후의 비명이 끝없이 들려왔다. 남자는 그 소리를 들으며 걸음을 옮겼다. 바닥을 때리는 빗소리는 남자가 쓰고 있는 모자의 바깥에서도 들려왔다. 그 소리는 모자 안을 맴돌며 남자의 귀를 자극했다. 아주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