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회 – 배가 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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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옵션 빌라로 이사 온 준석은 기분이 날아갈 듯 했다. 이전에 살던 옥탑방보다 넓고 깨끗한데다 분리형 원룸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나도 이제 어엿한 직장인인데 이 정도는 돼야지.’

 

이사를 마친 그는 이사기념으로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켰다. 입이 짧은 그가 혼자 먹기에는 많은 양이지만 넉넉한 사이즈의 냉장고가 있으니 걱정할 게 없었다.

 

‘역시 이사한 날은 짜장면이지.’

 

짐도 별로 없는 이사였지만 은근히 하루를 꼬박 써버린 그는 뒤늦은 식사가 꿀맛처럼 느껴졌다.

 

‘어디, 탕수육 맛은…캬아, 이집 맛집이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탕수육의 맛에 감탄하며 그는 정신없이 젓가락질을 했다.

 

‘어, 이거 뭐야? 다 먹어버렸네.’

 

남을 줄 알았던 탕수육이 흔적도 없이 싹 비워졌다.

 

‘이사가 힘들긴 힘들었나 보네. 내가 이 많은 양을 다 먹다니, 참!’

 

그는 한껏 채워진 배를 두드리며 바로 침대로 올라가 잠이 들었다. 다음날, 늦은 퇴근을 하던 준석은 집으로 들어오며 연실 구시렁거렸다.

 

‘새로 온 팀장 완전히 악질이네, 하루 종일 잔소리에 야근에.’

 

‘의류 회사에서 무슨 가방을 만들어? 미친 거 아냐?’

 

그는 냉장고를 열어 먹을 것을 찾다가 싱크대 서랍에서 라면을 꺼내들었다.

 

‘밥하기도 귀찮은데, 라면이나 끓여 먹자.’

 

그는 토마토와 계란을 넣어 끓인 라면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역시 라면에 토마토는 환상 콤비야.”

 

그런데 몇 젓가락 뜨기 무섭게 그의 그릇은 하얀 바닥을 드러냈다.

 

“먹은 것도 없이 국물만 남았잖아. 아직 간에 기별도 안 갔는데.”

 

그는 싱크대를 뒤져 즉석밥 하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어디, 또 먹어 보자.’

 

그는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아…밥까지 먹었는데 왜 허하지? 요즘 내 양이 많아졌나?”

 

그는 아직 차지 않은 배에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급격한 피곤이 몰려와 씻지도 않은 채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회식 있습니다. 열외는 없는 거 알지?”

 

악질 팀장의 일방적인 지시에 준석과 팀원들은 회식 장소로 향했다.

 

‘무슨 회식을 중국집에서 하냐? 으, 짠돌이.’

 

허름한 중국집으로 들어서는 팀장을 보고 모두들 한 마디씩 투덜댔다.

 

“자, 맘껏 주문들 하라고. 난 짜장면이야.”

 

모두 팀장의 눈치를 살피며 짜장면과 짬뽕, 볶음밥을 시키는데 준석만 홀로 짜장면 곱빼기에 볶음밥까지 두 가지를 주문했다.

 

“자네, 체격도 비실한 사람이 두 개를 다 먹을 수 있겠어?”

 

“그 정도는 먹어야 배가 부르죠.”

 

최근 식사량이 많아진 그로서는 우스운 수준이었기에 준석은 못마땅한 표정의 팀장을 향해 호기롭게 말했다. 후루룩후루룩,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준석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짜장면 곱빼기를 반도 못 비웠는데 배가 부르기 시작했다.

 

‘아, 오늘은 왜 이렇게 버겁지…’

 

“이준석씨! 이게 뭐야, 아깝게시리…혼자 욕심만 불통같이 부리더니만, 으이구.”

 

결국 그는 팀장의 갖은 핀잔을 받으며 꾸역꾸역 짜장면을 비웠고, 다른 팀원들은 천덕꾸러기가 된 그를 보다 못해 볶음밥을 나누어 먹었다.

 

‘이상하네…집에서는 먹어도 먹어도 배가 안 차더니…’

 

악질 팀장 앞이라 입맛이 떨어져 그런 거려니 준석은 생각했다. 이후로도 제멋대로인 팀장 때문에 회사일은 점점 더 힘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