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회 – 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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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이 있다. 더없이 행복한 가족이지만 최근 들어 문제가 생겼다. 그가 운영하던 호프집이 급격한 매출저하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호프집을 정리하고 받은 보증금으로 여기저기 진 빚을 갚고 나니 손에 남는 것은 5천도 안 되었다. 다른 장사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동안 상가 보증금도 월세도 너무 많이 올라 포장마차를 차리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실의에 빠진 그가 친구를 불러내 술을 마시던 중, 그는 친구로부터 솔깃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정석아, 미친척하고 여기 한 번 찾아가 봐.”

 

“거기가 어딘데?”

 

친구 무영이 건넨 명함에는 천명 보살이라고 적혀 있었다.

 

“무영이 너, 무당집에 다녀?”

 

“그러니까 미친척하고 가보라고. 너 나 병 앓았던 거 알지?”

 

무영은 오래전부터 폐질환을 앓고 있었다.

 

“여기 가서 부적 받고 반 년 만에 폐가 깨끗해졌어. 완벽하게!”

 

“그거야,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었으니까 그렇지.”

 

“10년 넘게 병원 다니고 약 먹었어. 그래도 안 낫던 게 부적 받고 나서 바로 낫다고, 신기하지 않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던 그의 입장에선 무영의 말이 그럴 듯하게 들렸다. 복채 몇 푼에 희망을 품을 수 있다니, 나쁘지 않았다. 로또라도 사볼까 생각했던 그는 생각을 바꿔 다음날 천명 보살을 찾아갔다.

 

“돈이 궁해서 왔어?”

 

중년의 무당은 자리에 앉자마자 그의 의중을 꿰뚫어 보았다.

 

“부적 써줄 테니까 늘 신발 속에 넣어 다녀, 그러면 돈이 들어올 거야. 단,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욕심 부리면 오히려 부적의 힘에 눌려. 딱 10억 들어오면 신발이랑 같이 태워버려, 절대 욕심은 금물이야.”

 

‘풋, 미래를 다 아는 것처럼 말하네.’

 

그는 확신에 찬 무당의 말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신발이랑 같이요? 네네, 알겠습니다.”

 

그는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그곳을 나왔다. 그리고 일주일, 부적을 해도 별다른 좋은 일이 생기지 않자 그는 복채만 날렸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로또를 살 걸 그랬잖아.’

 

그는 싸게 나온 가게 자리를 보러 나왔다가 역시나 높은 월세에 혀를 내두르고 돌아오는 길에 허망함을 달래려 로또를 샀다.

 

‘고작 종이 쪼가리 하나가 내 희망이라니, 한심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는 로또를 가슴에 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주 토요일 저녁, 가족들끼리 모여 앉아 짜장면으로 저녁을 때우던 중 그는 가슴을 졸이며 로또 방송을 보았다.

 

“어, 이거 정말 된 거야?”

 

“아빠, 1등 맞아요. 1등!”

 

“여보, 10억, 10억이 됐어!”

 

그는 로또 1등에 당첨되었고 세금을 떼고 나서도 7억이 되는 돈을 거머쥐었다.

 

‘무슨 행운에도 세금이 이렇게 많아. 근데 가만, 혹시 부적 때문인가?’

 

그는 현관으로 가 자신의 구두 깔창에 깔린 부적을 살펴보았다.

 

‘호오, 정말 이 녀석 때문인가?’

 

그는 반신반의하며 기분 좋게 부적을 바라보았다.

 

“오오, 정석이 너 신수 좋아졌다. 뭐 좋은 일 있어?”

 

“아니, 뭐, 그냥.”

 

“자식, 요즘엔 사업 잘 되나 보네.”

 

다시 만난 무영이 그의 달라진 모습을 살피며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부적 효과는 좀 봤어?”

 

“부적? 무슨 부적?”

 

그는 모르는 척, 딴청을 하며 무영의 눈길을 피했다.

 

“아무튼 얼굴 피니까 좋다. 그건 그렇고 주말에 시간되면 카지노에 같이 갈까?”

 

“웬 카지노?”

 

“나, 회원권 있잖아. 혼자 가긴 그렇고, 마누라는 애들 데리고 해외여행 같거든. 바람도 쐴 겸 같이 가자. 돈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