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회 – 화이트(FIGHT)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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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와 유도 유단자인 성진은 오늘도 체육관을 기웃거린다. 20대에는 경호업체나 스턴트맨, 체육관 사범으로도 쉽게 일자리를 구했지만 30대가 넘어서자 발붙일 곳이 별로 없었다.

 

‘진작 종합 격투기 선수라도 할 걸 그랬나?’

 

싸움이라면 자신 있었던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격투기 체육관을 찾아갔지만 돌아온 건 비웃음뿐이었다.

 

“할아버지 다 되서 무슨 격투기 선수를 한다고 그래, 바보 아냐?”

 

마지막이라 생각한 체육관에서 또 퇴짜를 맞은 그가 구겨진 자존심에 쓸쓸히 돌아서는데 누군가, 그의 팔을 잡았다.

 

“자네, 근성은 있어 보이는데 나랑 같이 일해보지 않겠나?”

 

험상궂은 얼굴의 그는 한 때 유명 격투기 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선수자격을 박탈당한, 김용팔이었다.

 

“이름 날리고 싶은 욕심만 없다면 이 세계도 꽤 짭짤하거든.”

 

그때부터 성진은 김용팔을 따라 지하 격투세계로 들어갔다. 김용팔의 설명대로라면, 성진의 역할은 간단했다. 돈 많은 사람들의 격투 상대가 되어 적절하게 경기를 이끌다 마지막 즈음 그럴듯하게 져주면 그만이었다.

 

“가짜 경기를 하란 말입니까?”

 

“그럼 아마추어들하고 진검승부라도 하겠다는 건가? 어차피 격투경기란 게 다 그렇게 굴러간다고, 그거 몰라?”

 

김용팔이 선수자격을 박탈당한 것도 경기 조작 때문이었다. 하지만 돈이 필요했던 성진은 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어차피 정식 선수로 받아주는 데도 없고. 까짓 거 돈만 벌면 되지.’

 

성진은 김용팔과 손을 잡고 일을 시작했고 제법 쏠쏠하게 돈이 들어왔다. 긴장감 있게 경기를 이끄는 덕에 그 바닥에서 소문까지 돌아 의사, 변호사, 유명 강사 등,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군들에게서 수많은 제의가 들어왔다. 물론 그들의 샌드백이 되어주는 일이지만 성진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이런 약골들한테 맞아봐야 몸에 상처하나 안 난다고, 후후.’

 

점점 경기가 많아지면서 성진은 김용팔과 더욱 가까워졌고 주위 동료들은 그에게 걱정의 말을 건넸다.

 

“김용팔, 무서운 사람이야. 조심하라고!”

 

하지만 성진은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고, 점점 김용팔의 사람이 되어갔다.

 

“히야, 오늘은 희한한 제안이 다 들어왔네.”

 

체육관에 나와 몸을 풀고 있는 성진에게 김용팔이 흥분된 목소리로 다가왔다.

 

“뭔데요?”

 

“링에서 말고 길거리에서 붙자는데, 리얼로. 파이트머니는 파격적으로 2천. 횡재다, 횡재! 하하.”

 

“2천이요?”

 

김용팔의 말에 깜짝 놀란 성진은 잠시 멈칫했다.

 

“뭘 망설여? 2천이라는데!”

 

솔깃한 제안이었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다.

 

“길에서는 좀 그렇지 않을까요? 누가 경찰에 신고라도 하면 저만 곤란해질 텐데.”

 

“걱정 마. 장소는 아주 은밀한 곳으로 섭외할 테니까. 넌 늘 그랬던 것처럼 좀 놀다가 맞고 끝내면 돼.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한다고. 오케이? 2천만 생각해, 2천!”

 

“아…네.”

 

평소 성진이 받던 파이트머니는 5백 선이었다. 그마저도 이것저것 떼고 나면 실수령액은 3백, 하지만 이번 2천은 고스란히 성진에게 들어온다고 했다.

 

“근데…그런 거금을 내는 상대가 누구에요?”

 

“너도 알지? 요전에 한 번 붙어 봤으니까, 이종수 닥터.”

 

“아, 이종수!”

 

그는 유명 대학병원의 외과 대표 의사로 평소에는 매너가 좋았지만 경기에만 들어서면 영 진상인 사람이었다. 요전 경기에서도 할퀴고 물어뜯는 통에 성진도 처음으로 가벼운 부상을 입었었다.

 

“왜 하기 싫어?”

 

“아, 아닙니다. 하겠습니다.”

 

‘그래도 2천인데 부상쯤이야. 경기 끝나고 몇 주 동남아 가서 푹 쉬고 와야겠다.’

 

나름의 싸움 스토리까지 준비한 성진은 밤 12시, 그들이 정한 장소인 경기도의 한 굴다리 밑으로 갔다. 미리 도착한 이종수는 자신만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