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쌍에 세미휴먼

  • 장르: 판타지
  • 분량: 120매
  • 소개: 둘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들이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그래서 법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른다. 왜 그러한 것인지 모른다. 그저 평범하게 살다가 은행탈취범으로 쫓긴다. 더보기

한 쌍에 세미휴먼

— 본 작품은 무료이지만, 로그인해야 읽을 수 있습니다. —
미리보기

현우는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어디서 와서 왜 여기서 한 여자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 현우는 자신들도 모르게 머리 안에 장착된 블랙티클컴퓨터를 운용하여 기억을 찾아보지만 뇌리 속에 한 조각에 단편기억뿐이다. 그 단편조각을 더듬는다. 얼굴이 흐릿한 한국전형에 중년 남자가 한 말이 떠오른다.

 

“너와 저 여자는 내가 만든 사람과 99%가 같은 세미휴먼이다. 그래서 나는 너희들에

 

아버지고 너희 둘은 부부며 내 가족이다.”

 

현우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재빠르게 블랙티클컴퓨터를 운용하여 가족이란 말뜻을 찾아본다. 가족이란 혈연·인연·입양으로 연결된 일정 범위로 친족원에 범위를 한정하여 구성된, 생계를 함께하는 집단을 가족이라 한다. 그럼 아버지는? 부친이라고도 한다. 한국전통가족제도에서 한 가족에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이 아버지이다. 부계친족제사회에서 가정우두머리인 가현우고 처에게는 남편이요고 자녀들에게는 아버지이다. 부모란 아버지와 어머닌데 어머니는? 작게는 자식을 잉태하고 탄생시키는 여인을 어머니라고 하고 크게는 만물에 본디를 의미한다. 자식성장에 헌신하고 끝없는 자애를 베풀어주며 너그럽고 인자하며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엄한 훈도하면서 주부로서 살림을 책임지고, 남편을 받들고 가족관계를 원만히 이끄는 역할까지 도맡는다. 그리고 자식을 위해 마다한 희생을 삶에 보람으로 여긴다. 둘은 똑같이 정의를 내린다. 그 분은 아버지고 어머니다. 그럼 부부란? 사랑하는 두 남녀는 결혼에 도달한다. 결혼은 하나에 사회제도로 한 성인 남자와 한 성인 여자에 만남이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남녀가 둘이 좋아서 그저 한 집에 산다는 자체, 그것만이 결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두 남녀합의를 전제로 한 개인으로 이루어지는 계약이라 사회에 인정을 받아야 함과 더불어 법으로 승인을 얻어야 한다. 어쩌고저쩌고∼둘이 말에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하는 정의를 내릴 동안을 기다린 아버지가 말한다.

 

“이제 둘은 부부간이다.”

 

부부란 말은 알아듣는다.

 

현우가 묻는다.

 

“성은 없습니까?”

 

“너는 김해 김 씨다. 저 여자에 성은 밀양 박 씨고 이름은 진이다.”

 

현우는 되뇐다.

“김 현우, 박 진이?”

 

처음으로 스치어 가는 뚜렷하지 않는 묘한 일렁임이 인다. 아버지가 관자노리를 양손으로 이렇게 감싸는 것을 보여준다.

 

“네 처는 이렇게 하면 깨어날 것이다.”

 

흐릿하던 모습마저 사라진다. 기억에서 빠져나온 현우가 진이에 관자오리를 양손으로 감싼다. 긴 잠에서 깨어난 듯 박 진이가 현우에게 묻는다.

 

“여기가 어디고 선생님은 누구십니까?”

 

“여긴 종로구 누상동이고 난 당신에 남편이요.”

 

“남편?”

 

진이는 남편이란 말뜻을 블랙티클컴퓨터를 운영하여 찾는다. 남편? 결혼한 남자를 그 아내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아내는 그 반대말이다. 그럼 난 아내? 문득 집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우리 집은요?

 

“집?”

 

현우가 말뜻을 찾는다. 집? 동물이 보금자리를 친 곳? 아니다. 칼·벼루·총 따위를 끼우거나 담아 두는 것? 이것도 아니고 그래 부부가 함께 사는 곳이다. 이걸 어떻게 가지지? 돈을 주어 빌리거나 사야한다. 그럼 돈은? 필요한 것을 사고파는 가치저장에 수단이 되는 국가에서 발행한 지폐와 동전을 뜻한다. 5만원, 만원, 5천원 천원 500원동전과 100원 동전 등에 사진을 본다. 현우가 진이에게 이뇌전뇌로 말한다.

 

“조폐공사에서 발행한 지폐와 동전들에 사진을 보고 혹여 주머니에 있나 찾아봐요.”

 

둘이 주머니를 뒤져봐도 동전하나 없다. 진이가 말한다.

 

“하나도 없는데요.”

 

현우가 생각한다. 그래 나는 세미휴먼이다. 그럼 내 매뉴얼을 찾아보자. 자신과 진이에 몸은 제7에 물질인 불랙티클로 만들어져있어 어떤 감시 장비로도 나타나지 않으며 강제로 해부하지 않고서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가 없다. 블랙티클은 어쩌고저쩌고 시력은 3.5지만 필요에 따라 세포1천분지1까지 볼 수 있고 청각과 후각과 갯과동물에 2배다. 1천 톤에 충격파와 파괴력을 흡수하여 젤로 만들고 어떤 부상을 입어도 1초 내에 본디로 돌아간다. 주력은 초속10㎞에 점프력은1㎞이고 악력은 어떤 재질로 만든 두꺼운 판도 손가락을 찔러 넣어 찢어 낼 수 있고 1천 톤에 무게를 한손으로 들며 발차기는 육중한 트레일러를 멀리 차 낼 수 있다. 굉장한데! 이것을 진이에게 말해준다. 다 들은 진이가 묻는다.

 

“돈은 어디에 있지요?”

 

“은행에 있지만 우린 계좌가 없어 돈을 찾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계좌를 만드는

 

길이 있어요.”

 

“어떻게요?”

 

현우가 이뇌전뇌로 말한다.

 

“우리 그렇게 해요.”

 

둘은 현금자동인출기 앞에 선다. 현우가 인출기 앞에 서고 진이가 바람막이가 된다. 현금인출기에 카드판독 구에 손가락을 대고 블랙티클컴퓨터를 작동시킨다. 이뇌전뇌로 150만원 한다. 지폐수취덮개가 열리고 5만원지폐 30장이 나온다. 현우가 주워 주머니에 넣는다.

 

 

 

둘은 배낭 2개를 사서 하나씩 맨다. 그리고 주민 센터 부근에 있는 모텔로 가면서 투숙하는 순서를 찾아 익힌다. 그리고 몇 시간을 빌린다. 둘은 8시가 되자 모텔을 나선다. 진이는 배낭 2개를 들고 근린공원으로 가고 현우는 주민 센터로 간다. 닫힌 주민 센터에 2층에 열린 창문을 발견하고 점프하여 침입한다. 숙직직원이 축구경기에 정신을 팔고 있다. 현우가 머리통에 꿀밤을 가볍게 먹인다. 주민세터 내부를 둘러보고 주민등록증발급 처를 찾아낸다. 발급대장에 둘에 이름과 주민번호를 기록하고 자신과 진이 사진을 촬영기에게 작동시켜 완벽한 주민등록증을 만든다. 둘은 그 주민등록증을 들고 관광호텔에 체크인 한다. 현우혼자 1차로 배낭을 지고 30여개에 현금인출기에서 300만원씩을 인출한다. 그래봐야 5만원지폐로 18뭉치다. 그리고 유유히 호텔로 돌아간다. 그 다음날 둘은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은행으로 찾아간다. 5만원지폐로 1억을 정기 예금하는 조건으로 정기예금통장과 계좌2게를 개설하고 현금카드 2장을 발급받는다. 그리고 호텔을 전전하며 전 서울시에 있는 은행현금인출기당 300만 원씩을 인출하여 6개 시중은행에 5천만 원을 정기예금 해주는 조건으로 계좌2개를 개설하고 현금카드를 발급 받는다.

 

둘은 그 돈으로 강남에 있는 35평 아파트를 산다. 그리고 전 주인이 사용하던 가구들을 기억하고 그대로 사서 그 자리에 놓는다. 둘에 보금자리다. 둘에겐 사람들이 물 마시 듯 쏟아내는 사랑이란 말이 뭔지 모르지만 그런, 스치어 가는 뚜렷하지 않는 어렴풋한 감정은 교감한다. 둘은 긴장을 풀며 마음도 서로 연다. 진이가 현우에게 안겨들며 말한다.

 

“너무 좋습니다.”

 

진이는 그리 말해 놓고 스스로 놀란다. 현우는 안으며 말뜻을 찾는다. 좋다는 어쩌고저쩌고 중에서 진이가 자신을 만족하게 생각하다로 정리한다.

 

“나도요.”

 

둘은 가슴이 뭉클해진다. 둘에겐 없는 줄 알았던 사랑이 빗장을 푼 것이다. 인간기본욕구 가운데는 남에게 사랑을 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데 이러한 정서측면인 애정이 서로에 빗장 푼 대문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진이가 현우에게 묻는다.

 

“이게 사람들이 말하는 애정이란 거예요?”

 

“그런가 봐요.”

 

“현우 씨, 하던 일을 계속해요?”

 

“당분간은요. 이제 여보라 불러요.”

 

“여보?”

 

“사람들은 부부간에 그리 불러요.”

 

진이가 혼잣말한다.

 

“그렇지! 우린부부잖아?”

 

현우가 덧칠한다.

 

“평생을 같이할 동반자고요.”

 

“평생을 같이할?”

 

뭔가 가볍게 치밀어 오른다.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감정이다.

 

“여보.”

 

진이가 와락 안겨든다. 가볍게 치밀어 오른 것이 한 덩어리가 되어 둘은 꼭 껴안는다. 행복감이란 놈이다. 강세는 영화에서처럼 진이를 안고 침대로 간다. 그리고 나란히 누워본다. 이럴 땐 사람들은 뭘 느낄까? 그 다음 뭘 했지? 없던 기억이 생긴다. 둘은 동시에 기억해 낸 것이 깊은 키스다. 강세가 몸을 돌려 입을 연다. 진이는 혀를 디밀어 넣으면서 순간 사람들은 이걸 왜 할까? 의문이라는 놈이 스친다. 이 둘에게는 뇌하수체전두엽이 없어 생식선자극호르몬을 분비하지 않아 성욕을 못 느낀다.

 

둘에겐 저장된 프로그램에는 살인만이 범죄로 정의로 되어있어 하는 짓이 범죄인줄 모른다. 각 은행과 경비회사에서는 난리가 난다. 매일 밤마다 현금지급기에 5만원지폐가 모두 사라짐에. 감시카메라엔 잡힌 것이 없다. 과학수사대에서 지문을 채취하려했지만 어디에도 없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무인현금인출기가 놓인 곳에 형사들이 잠복감시하자 현우는 당분간 쉬기로 한다. 진이가 묻는다.

 

“우리 이젠 뭐해요?”

 

그때 TV화면에 광고가 나온다. 현우가 말한다.

 

“우리 저 광고들을 보고 난 다음에 그걸 사려 다녀요.”

 

진이가 컴퓨터를 운용하여 그에 맞는 말을 찾아낸다.

 

“그래요. 우리 쇼핑가요.”

 

“쇼핑?”

 

생활필수품이나 상품 등을 구입하는 일. 생활필수품? 일상생활에 반드시 있어야 할 물품. 현우가 진이에게 묻는다.

 

“여보, 우리에겐 반드시 있어야할 물품이 뭐가 있지?”

 

진이도 생각한다. 계절에 맞는 옷가지와 신발과 장신구? 둘은 서로 쳐다본다. 처음 만날 때 그대로다. 현우는 청바지에 청 셔츠에 맨발이고 진이도 청바지에 청 블라우스에 역시 맨발이다. 신은 운동화 한 켤레 뿐이다. 서로 고갤 끄떡인다. 장신구? 진이는 가진 장신구가 없다. 둘은 다시 고개를 끄떡인다. 또? 바로 화면에 최신형로봇청소기를 선보인다. 저거? 그래. 둘은 세 번째로 고개를 끄떡인다. 또 뭐가 있지? 현우가 말한다.

 

“우리 백화점으로 쇼핑가요.”

 

둘은 일어선다.

 

 

 

백화점을 처음 간 둘은 사람들이 쇼핑하는 것을 눈여겨본다. 그대로 따라한다. 살 옷가지를 고르고 입어보고 거울을 보고 그리고 카드로 산다. 계산원이 묻는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진이가 현우를 쳐다본다.

 

“일시불로 하세요.”

 

둘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력이 붙는다. 둘은 화장품코너에 서서 쇼핑하는 걸 지켜본다. 진이가 속삭인다.

 

“왜 저것들을 사지요?”

 

“남에게 예뻐 보이려고요.”

 

“남이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 아녀요? 이상하네.”

 

“사람들이 하는 짓이니 우리도 사요.”

 

“사요. 하지만 바를 일이 있을까 모르겠네.”

 

이번에는 란제리코너에 선다. 진이가 지켜보면서 속삭인다.

 

“왜 저런 걸 속에 입어야 해요?”

 

컴퓨터를 운영한 현우가 속삭인다.

 

“잠자리에서 섹시하게 보이려고요.”

 

섹시? 성 충돌을 일으키는 매력? 사람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 그게 왜 필요하지?

 

아무튼 야한 란제리차림으로 진이가 안겨들며 입맞춤을 한다. 서로 놀란다. 눈을 마주본다. 파도가 일렁인다. 흰 거품을 보이다만다. 그것뿐이다. 둘에 성기는 모양뿐이다.

 

둘이 만난4월이 진이에 등을 두들기며 말한다.

 

“우리 내년에 만나요.”

 

“그래요. 또 봐요.”

 

베란다에서 손을 흔들던 진이가 바로 아랫길에서 2인승이고 오픈카인 진홍빛 BNW Z4에 또래에 여성이 정차한다. 보기 너무 좋다. 거실에 앉아 TV를 보는 현우를 부른다.

 

“여보, 여기 좀 와 봐요.”

 

무료하던 현우가 옆에 선다. 진이가 도로변에 정차한 스포츠카를 가리키며 말한다.

 

“우리 저걸 사요.”

 

젊은 남자를 태우고는 떠난다. 현우는 그 차를 스캔한다. 그리고 가격과 구입처 그리고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면허증이 있어야하고 면허증은 필기와 실기 시험을 거치면 딸 수 있다 등등을 찾아본다.

 

“저걸 사면 뭐해요. 운전면허증도 없고 운전도 못하면서요.”

 

진이가 얼른 컴퓨터를 운용한다. 운전? 사람이 자동차를 움직이는 행위이다. 둘은 그길로 운전면허학원으로 간다. 둘이 등록을 신청한다. 등록비만 140만원이다. 현우가 묻는다.

 

“며칠 교육을 받습니까?”

 

“학과교육 3시간, 장내교육4시간, 도로주행6시간이고 교육시간은 교육생이 정합니다.”

 

현우가 입을 여는 것 진이가 가로챈다.

 

“대신 면허증이 급하니깐 내일 오전까지 면허시험에 응시하도록 도와주세요.”

 

“너무 쉽게 생각하는 군요.”

 

진이가 카드를 내밀며 말한다.

 

“일시불로 처리해주세요.”

 

둘은 교재를 페이지 수를 세듯 넘기며 모두 스캔한다. 스캔이 끝난 진이가 말한다.

 

“장내교육을 부탁합니다.”

 

강사가 비웃듯 말한다.

 

“그래가지고 필기시험 치를 자신이 있습니까?”

 

“어디서 치룹니까?”

 

“도로교통공단으로 가서 컴퓨터로 치룹니다. 가능하겠습니까?”

 

“네.”

 

“두 분 다요?”

 

둘이 고개를 끄덕인다. 강사는 기가 막힌 듯 바라보다가 학과교육3시간 이수확인 증을 주며 가까운 도로교통공단을 메모해 주며 말한다.

 

“만약 합격하면 바로 여기로 오세요.”

 

“알았습니다.”

 

둘은 택시를 타고 도로교통공단으로 간다. 둘 다 100점 만점이다. 시험관이 놀란 표정을 짓는다. 합격증을 본 강사도 놀란다. 만점은 처음 본 까닭이다. 아무튼 강사 둘이 둘을 맡아 자동차작동법을 가르친다. 둘은 바로 스캔한다. 진이를 맡은 강사가 일어나 핸들을 맡긴다. 운전을 많이 한 숙련운전자처럼 모든 장내코스를 지정된 시간을 모두 단축한다. 강사가 믿기질 않아 반복시킨다. 둘 다. 강사들이 혀를 내두른다. 그 다음날 운전면허장으로 간다. 일사천리로 장내필기시험을 합격하자 바로 도로주행에 나선다. 그리고 운전면허증을 교부 받는다.

 

 

 

진홍빛 BNW Z4를 인수하고 판매직원이 가르쳐준 기기작동방법과 카탈로그에 기록된 설명들을 모두 스캔하고 바로 농촌진흥청광고지에 본 강원도 고성 소똥령 마을에 있는 밤나무 숲 집 펜션으로 간다. 운전은 진이가 한다. 현우가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한다. 진이가 묻는다.

 

“광고에 매실을 딸 수 있다는데 그걸 따다 매실주를 담아볼까요?”

 

“누가 먹으려고?”

 

“장식용으로요.”

 

“컴퓨터엔 오지항아리에 담는 다는데.”

 

“그럼 말고요.”

 

민박을 나선 둘은 밤나무 숲을 산책한다. 꽃들이 만개다.

 

“강세 씨, 이게 무슨 꽃들이기에 향긋한 냄새가 나요?”

 

강세에겐 이상한 냄새데. 분위기를 깨고 싶질 않아 간단히 말해준다. 밤꽃냄새는 정액냄새와 같다. 이유는 정액에도 들어있는 성분인 스퍼미딘과 스퍼민이 들어 있는 까닭이다. 남성은 밤꽃냄새가 이상하고. 여성은 향긋하다고 느낀다. 이 둘은 정액을 본적이 없다.

 

“밤꽃냄새예요.”

 

“저런 꽃 색을 무어라 해요?”

 

“유백색이라 해요. 저기 길레 늘어진 꽃들은 수꽃이고 암꽃은 수꽃 바로 아래 3송이가 달려 있다나 봐요. 그리고 꽃말은 희망이래요.”

 

“왜 숨어있을 까요?”

 

“글쎄요? 수줍어서가 아닐 까요?”

 

진이는 급히 컴퓨터를 운용한다. 수줍다? 부끄러워하다. 그럼 부끄러워는? 스스러움을 느껴 수줍다. 그럼 스스러움은? 조심스럽거나 부끄러운 마음이 없다. 다 같은 말이잖아? 그런데 사전에는 왜 이렇게 같은 말을 뱅뱅 돌릴까?

 

“부끄러워서요?”

 

현우도 헷갈린다.

 

“그래 부끄러워서요.”

 

둘은 사람들과 어울러 매실도 따고 잡담도 나눈다. 이 둘에겐 외로움이란 감정은 아예 없지만 흉내가 몸에 배어가면서 그런 것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 그것마저 사라지는 같다고 막연히 느낀다. 그러면서 우리도 이젠 사람답게, 아니 거의 같게 살 수 있다는 사람들이 <희망>이라는 걸 가져보기 위해 처음엔 어색함에, 서투름에, 계면쩍어 했지만 그래도 스쳐가는 포근함과 얇은 정겨움이 좋아 사람들에 흉내에 빠져든다. 사람들에겐 평범한 일상생활 하나하나가 이들에겐 흉내 내고 싶은 대상이다. 그 대상이 너무너무 많다. 둘은 배고픔도, 목마름도 피곤함도 모른다. 그래서 둘은 컴퓨터에 밤이 새도록 매달려 백과사전을 뒤져보고 뉴스들도 보며 아침10시가 될 대까지 앉아있다. 진이가 말한다.

 

“여보 10시가 지났어요.”

 

둘은 전원을 끊고 일어선다. 현우가 커피포트에 전원을 연결한다. 이 시간이면 향이

 

좋아 커피는 인스턴트커피만 마신다. 그것도 머그로. 이들에게 위와 현우 있어 음식물을 위에서 완전 분해하여 대소변으로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 둘은 머그로 커피를 마시며 일간지를 샅샅이 보고 필요한 부분은 스캔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한 자료로. 이어 국내월간잡지들도 샅샅이 보고 신문처럼 그리한다. 블랙티클컴퓨터는 스캔한 것들을 분류하여 체계화시키어 저장한다. 이렇게 하여 오전 일과가 3시에 끝나면 둘은 외출복을 입고 은행들을 둘러보며 주변 분위기를 살핀다. 현우가 말한다.

 

“아직도 예요.”

 

“그러네요. 오늘은 어디로 갈까요?”

 

 

 

둘은 세계걸작선 현대미술과 행위미술 복합미술전람회에 간다. 작은 무리를 지은사람들이 저마다 작품 앞에 서서 고상한척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둘은 추상이고 난해하고 기하학이고 초현실인 그림과 행위미술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건성으로 보는데 진이가 턱으로 가리킨다. 둘은 그곳을 본다. 많은 사람들이 큐레이터 앞에 모여 있는 게 보인다. 둘은 지루하던 참이라 그곳으로 간다. 마치 애들이 물감장난을 친 것 같은 그림이다, 큐레이터말로는 23세기프랑스대가가 3년을 걸려 만든 야심작이라며 침을 튀자 진이가 현우에게 주변을 의식하고 이뇌전뇌화법으로 말한다.

 

<1초에 그리고도 남을 것 같은데 웃기지요?>

 

<그건 우리가 사람이 아닌 까닭인지 몰라요. 사람들을 봐요 흥미로워하고 있잖아요?>

 

둘은 다른 사람들처럼 흥미로운척한다. 관람이 끝나고 나오며 현우가 묻는다.

 

“어떤 그림이 그리 당신에 흥미를 끌었어요?”

 

“척한 거예요?”

 

둘은 소리 내어 웃는다. 그리고 서로 쳐다본다. 다시 웃는다. 이게 소리 내어 웃는 것이구나 하면서. 진이가 현우에게 말한다.

 

“난 왜 저런 것들을 전시하는지 도무지이해가 안 되는데 당신은요?”

 

“현대미술은 르네상스 이래 가꾸어온 전통미술을 거부하는 것이라 그러겠지 하고

 

생각해요”

 

둘은 같이 컴퓨터를 운용한다. 르네상스전통미술은? 14세기에서 16세기사이에 이탈리아화풍이 유럽에서 널리 퍼졌던 미술화법을 지칭한다. 골치 아프다. 대충 넘어가자. 둘은 이뇌전뇌로 합의한다.

 

 

 

도시에 등들이 켜지고 어둠이라 자라다툼을 하는 사이 둘은 야구장엘 간다. 타자가 홈런을 치자 상대팀응원석에서 관중들이 일어서서 환호하고 춤추는 것을 본 진이가 현우에게 속삭인다.

 

“자기가 친 공이 아닌데 왜들 저러지요?”

 

“2대2 동률인 자기 팀이 저 홈런 한방으로 역전하니깐 환호하는 거예요.”

 

“환호요? 그게 뭔데요?”

 

“기뻐서 큰 소리로 부르짖는 거예요.”

 

“당신도 그걸 느껴요?”

 

“나도 당신과 같아요.”

 

“그런데요?”

 

“이들이 그러니깐 그런척하는 거예요.”

 

2대3에서 쓰리아웃 되고 셋이 앉은 팀이 공격한다. 첫 타자가 안타를 치고 1루를 밟고 환호성이 터지고 안타 친 선수에 유니폼을 들고 흔들며 응원하는 속에 다음 타자가 2루타를 치자 모두 일어나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자 현우가 같이 일어나며 진이 손을 잡고 일어선다. 어울려 따라한다. 앉는다. 세 번째 타자가 포볼로 만루를 이룬 상황에서 투수가 바뀐다.

 

“왜 바꾸는 거예요?”

 

“연달아 안타를 맞았잖아요?”

 

진이는 컴퓨터를 운용하여 강세가 설명한 말들을 찾아내어 스스로 이해력을 돕는다.

 

그 사이 새 투수에 첫 투구를 네 번째 타자가 홈런 성 타구를 친다. 셋은 관중들과 함께 일어서서 환호성을 지르는데 외야수가 펜스 벽에 붙어 볼을 받는다. 이를 본 3류 주자가 홈으로 돌진하고 2류 주자역시 삼루로 돌진하는데 볼을 잡은 외야수가 정확하게 홈으로 송구한다. 홈베이스에서 뛰어드는 삼루수를 아웃시키고 삼루로 빠르게 송구한다. 주자가 세이프 된다. 이틈에 1루 주자가 2루로 도루한다. 이를 본 3루수가 2루수에게 송구한다. 악송구다. 2루수가 볼을 놓친다. 이 틈에 3루수가 홈베이스를 밟고 2루에 도루한 주자는 단숨에 3루를 돌아 홈베이스를 밟는다. 숨을 죽이고 있을 보던 관중들이 다시 일어서며 환성을 지르고 춤들을 춘다. 둘도 그러한다. 둘은 흉내로 환호하면서 관중에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둘은 서로를 쳐다본다. 환호가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그 다음날 둘은 나이트클럽엘 간다. 사람들과 어울러 이야기는 해봤지만 어울러 춤 춰본 일이 없어 멋쩍어 시킨 양주만 마신다. 진이가 용기를 내어 사람들 틈 생에 낀다. 야구장에서처럼 사람들에 행동을 흉내 내며 흔들다보니 도취된다. 진이가 어디에 서있는지 눈여겨보기 전엔 알기가 어려울 정도다. 현우는 갑자기 둘이 느꼈던 멋쩍다가 떠오른다. 멋쩍다? 내장된 사전프로그램에서 찾아본다. 어색하고 쑥스럽다. 그럼 어색하다는? 서먹서먹하여 멋쩍고 쑥스럽다. 서먹서먹하다는? 매우 서먹하다. 어렵소. 그럼 서먹하다는 낯이 설거나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다. 그럼 쑥스럽다는 하는 짓이나 그 모양이 격에 어울리지 않아 어색하고 싱겁다? 수례바퀴돌기다. 사람이 아니라서 이해 못해 선가? 아님? 모르겠다. 그래 익숙하지 않아 어색한 거야. 그렇게 결론을 짓는데 웨이터가 다가와 속삭인다.

 

“사장님을 찾는 여자 분이 계신데…….”

 

눈치를 살핀다.

 

“어디서?”

 

“VVVIP 룸에서.”

 

“VVVIP가 뭐냐?”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 보이며 이걸 물 쓰듯 하는 단골손님을 말합니다.”

 

현우는 전에 없던 호기심이 동한다.

 

“안내해라.”

 

안내하며 말한다.

“봉 잡으신 겁니다.”

 

VVVIP 룸 문울 열어준다. 현우가 들어서자 따라 들어 온 웨이터가 말한다.

 

“모시고 왔습니다.”

 

깡마르고 피부색이 까무잡잡하고 어께 아래까지 내려진 긴 머리에 중년여자가 앉은 채로 5만원2장을 테이블 위에 던진다. 웨이터가 그걸 주워들고 절하며 나간다. 현우는 선채로 하는 꼴을 보고 섰다. 여자가 몽롱한 눈빛으로 얇고 검은 입술을 핥으며 말한다.

 

“안 무너져요. 앉으세요.“

 

선채로 묻는다.

 

“웨이터 말로는 나를 찾아 다면서요?”

 

“내가 들어오다가 한 눈에 반해서 부른 거예요.”

 

현우는 타키온컴퓨터를 운용한다. 한 눈에 반하다? 한 번보고 마음에 들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쩌자는 거지? 일단 앉아보자. 현우가 맞은편에 앉는다.

 

“난 위스키 콕을 좋아하는데 미스터∼”

 

“김입니다.”

 

“미스터 김은 뭘 좋아하세요?”

 

그사이 현우는 이런 나이에 맞는 호칭을 찾아낸다.

 

“같은 걸로 하지요. 여사님 이름은?”

 

여자가 시바스리갈 위스키에 코카콜라를 섞어주면서 메스암페타민(히로뽕)액을 몰래 타며 답한다.

 

“미즈 한.”

 

현우 눈을 속일 수가 없다. 하지만 현우는 모르는 것처럼 잔을 받는다. 여자가 잔을 부딪친다.

 

“우리에 멋진 만남을 위하여.”

 

현우가 단순에 잔을 비우자 여자는 연이어 잔을 바꾸어준다. 현우가 약에 취한 척 거슴츠레한 표정으로 미즈 한을 쳐다보며 취한 척 반말을 한다.

 

“한 여사, 나 여기서 하고 싶은데”

 

“먼저 벗어. 그러면 나도 벗을 게.”

 

“난 여자가 벗어야 벗어. 싫어? 그럼 웨이터를 불러. 딴 여잘 부르게.”

 

여자가 겉옷을 벗으며 속삭인다.

 

“다 벗어야 돼?”

 

“그래.”

 

“그럼 먼저 만져보고.”

 

더듬는데 익숙한 솜씨다. 대만족하는 눈빛이다.

 

“알았어. 다 벗을게.”

 

 

 

그 시간, 진이는 전에 느껴본 적이 없는, 현우가 마음에 걸려 혼자 테이블로 온다. 현우가 안 보이자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있는데 혼자 막춤을 추던 사내가 진이를 와락 껴안는다.

 

“천상미녀네.”

 

“이거 놓으세요.”

 

“안 놓으면?”

 

“안 놓으면 이리되지.”

 

진이가 사내에 껴안은 손을 쥔다. 사내가 손을 풀며 비명을 지르러하자 진이가 사내 머리통을 툭 친다. 그리고 사내를 밀어낸다. 기절한 사내는 바닥으로 스르르 눕는다.

 

주변에서 춤을 추던 무리들이 이를 발견하고 뒤로 물러선다. 밝은 조명이 둘을 비춘다. 건장한 웨이터 둘이 동시에 조명 안으로 들어온다. 진이가 이럴 때 대응 방법을 프로그램에서 찾아내어 말한다.

 

“이 새끼 치워! 너희들은 폼만 잡지 말고 이런 새끼들을 잡아내야지! 안 그래?”

 

억센 진이에 말투에 굽실 거린다. 진이가 기절한 사내위에 5만원지폐 2장을 던진다.

 

웨이터들이 얼른 돈을 주워 주머니에 넣고는 사내를 들고 나간다. 여자들이 말한다.

 

<어머! 멋져!>

 

<저 여자 남자친구는 행복하겠다!>

 

 

 

진이는 멋져와 행복 여자라는 말에 뜻을 찾는다. 멋져는 멋지다 준말로 매우 멋이 있다. 썩 훌륭하다. 그럼, 멋은 차림새, 행동 됨됨이 세련되고 이름답다. 고상한 품격이나 운치. 너무 어렵다. 이해하기가 그래서 자신이 한 짓이 멋진 것으로 정리하고 행복은 설명이 길고 복잡하여 그냥 지금에 자신에 기분이라 생각한다. 여자?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 또는 여자다운 여자까지는 아리승하다. 하지만 자신이 여자로 불림에 자신도 모르게 환희에 몸을 떤다.

 

“나도 같은 여자다!”

 

그 시간에 현우가 VVVIP 룸에서 나와 그 웨이터를 부른다. 웨이터가 달려오자 들고 나온 메스암페타민과 여자 실크브래지어와 팬티를 보여주며 말한다.

 

“다시는 이런지 하지마라. 또 다시 내게 걸리면 나랑 경찰서로 간다. 알았지!“

 

“네, 사장님!“

 

현우가 다가오자 진이가 묻는다.

 

“당신 어디 갔었어요?”

 

“즐기는 당신 분위기를 개기 싫어 잠시 나갔다 왔어요.”

 

둘은 나이트클럽을 나와 팔짱을 끼고 걷던 현우가 손가락질하며 말한다.

 

“저가 보이는 포장마차에서 입가심할까?“

 

진이가 프로그램을 뒤진다. 입 안을 개운하게 가시어 냄 입가심으로 껌을 씹다. 더 중요한 일에 앞서 가볍고 산뜻하게 할 수 있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 정도야 입가심에 지나지 않지. 낱말해석과 예문을 봐도 잘 이해가 안 된다. 그래 부딪쳐 보면 알겠지. 둘이 포장마차에 앉자 졸고 있던 중년부부가 반색한다. 주인남자가 인살 한다.

 

“어서 오십시오.”

 

포장마차 주인여자가 묻는다.

 

“뭘 드릴까요?”

 

“오늘 못 팔면 버려야할 것들 모두와 소주3병 주세요.”

 

“이 좌판에 있는 모두를 말씀입니까?”

 

“네.”

 

주인여자가 둘을 본다. 진이가 말한다.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

 

주인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말한다.

 

“아닙니다.”

 

주인여자가 용기를 내어 말한다.

 

“선금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