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꿈에서는 도망쳤어

  • 장르: 호러 | 태그: #학교괴담 #도서관 #꿈
  • 평점×37 | 분량: 57매
  • 소개: 학교 도서관에서 담력 시험을 하던 도중 사고를 당한 뒤로 이상한 꿈을 꿔. 같이 담력 시험했던 선배들은 다 이상해져 버렸어. 매년 여름방학만 되면 꾸는데 벌써 세 번째야. 거기 누... 더보기

세 번째 꿈에서는 도망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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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그런 끔찍한 곳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 벌써 두 번이나 겨우 빠져나왔는데 이번에도 무사하리란 보장이 없잖아. 너무 무섭고 온몸이 아파. 거기 아무도 없어?

*

우리 학교의 도서관 괴담은 굉장히 유명해. 여름 방학만 되면 600번대 책장 중 하나에서 나온다는 귀신 얘기야. 목격담이 하도 많으니까 근처 남고에서 몰래 담을 넘기도 해서 사서쌤이랑 도서부에서 엄청 골머리를 앓았어. 남학생들이 여고에 무단침입하는 게 단순히 담력 시험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어느날 부장 선배가 정말 미친 제안을 했어.

“우리도 담력 시험하자.”

“뭐라고?”

“우리가 귀신 없다는 걸 증명해서 그 새끼들 학교 못 들어오게 하자고!”

다른 2학년 선배들은 시큰둥하거나 무서워했지만, 부장 선배는 강경했어.

“아니, 타교생이 마음대로 우리 학교 들락거리는 게 말이 돼? 선생님들은 왜 말 같지도 않은 담력 시험이란 변명에 넘어가 주는지 모르겠어. 그놈들이 학교 들어와서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쌓인 게 많았는지 부장 선배가 입에서 불을 뿜으니까 다른 부원 몇 명도 동조했어. 매년 무단침입이 벌어져서 이젠 거의 전통이 될 지경이었거든. 3학년 선배를 언니로 둔 부원 말로는 그 선배가 1학년일 때도 침입했었대.

심지어 우리 학교랑 라이벌로 여겨지는 남고의 운동부는 아예 부 차원에서 우리 학교를 담력 시험 장소로 삼았다는 거야. 딱히 호응하지 않던 도서부원들도 이 말에는 완전 뒤집어졌지.

“우리 학교가 지들 앞마당이야? 아주 제멋대로네!”

“선을 넘어도 정도가 있지, 넘어도 한참 넘었어요!”

“우리 계속 참아야 해요? 학교에서 항의 같은 거 안 한대요?”

“해 봤는데 저쪽에서 잡을 의지가 없나 봐. 혈기왕성한 애들이 장난치는 거니까 봐달라고 했댔나.”

“확 그냥 진짜 혈기왕성한 게 뭔지 보여줘?”

부원들이 활활 타오르자 반대로 침착해진 부장 선배가 냉정하게 말했어.

“나도 마음 같아서는 야구 빠따 들고 가서 거기 유리창 다 깨고 싶은데, 그래 봤자 그 원숭이들이랑 똑같아질 뿐이야. 차라리 귀신이 없다는 걸 증명하는 게 나아. 그놈들의 명분을 깨끗하게 없애버리는 거야.”

도서부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계획을 세웠어. 밤까지 있어야 하니까 집이 너무 멀거나 학원에서 못 빠지는 애들 제외. 너무 무서워서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일 것 같은 애들도 제외. 귀신이 있다고 믿는 애들까지 제외하고 나니 세 명만 남았어. 남고 놈들보다 먼저 실행해야 하니까 남자 형제 있는 애들이 정보를 물어왔고, 그렇게 잡힌 날짜는 여름 방학식 당일이었어.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