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놀린 바오밥 젯킨슨

  • 장르: 판타지, 기타
  • 분량: 23매
  • 소개: 성문을 지키는 문지기 바오밥 젯킨슨은 심심한 나머지 시골에서 올라온 기사를 놀려준다. 더보기

기사를 놀린 바오밥 젯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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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놀린 바오밥 젯킨슨

 

 

바오밥 젯킨슨은 성의 젊은 문지기입니다. 그의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성문으로 출근해 창을 쥐고 성문을 지키는 일이지요. 바오밥의 집안은 대대로 성 문지기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그 위에 아버지도 말이지요. 그렇게 문지기를 하는 바오밥 젯킨슨은 무척이나 똑똑하고 현명하고, 그리고 익살스러운 문지기였습니다. 문지기 동료들도, 그밖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바오밥 젯킨슨을 좋아했지요.

 

이번에 제가 들려줄 이야기는 바오밥 젯킨슨이 거만한 시골기사를 놀려준 이야기입니다.

 

 

 

그날도 바오밥은 긴 창을 어깨에 기댄 채 성문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성문을 오가는 사람들을 확인하는 게 바오밥의 일 이었지요. 성문을 오가는 사람들은 거의 다 아는 얼굴들이었기 때문에 바오밥의 일은 따분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렇게 달걀꾸러미를 가지고 들어가는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한 바오밥은 하품을 하면서 먼 곳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방향에서는 말을 탄 기사가 걸어오고 있었지요.

 

“베튤라 아저씨. 저기 말을 타고 오는 사람이 있는데 저 사람은 누구죠?”

 

같이 근무를 서는 베튤라 아저씨에게 바오밥이 묻자 베튤라 아저씨는 손을 들어서 그 말을 탄 기사를 바라보았습니다. 말안장에 기다란 장대가 꽂혀져 있었고, 거기에 커다란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기 때문에, 베튤라 아저씨는 그 기사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깃발 문양을 보니까 저기 르마나차코의 거만한 기사 오크로마로군. 저치는 늘 거만하게 잘난 체나 해서 영 마음에 안 든다니까. 뭐 용을 잡을 정도로 실력은 있지만 말이지.”

 

베튤라 아저씨의 말에 바오밥은 빙그레 웃으며 눈을 굴렸습니다. 무언가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을 때의 모습이지요. 바오밥은 빙그레 웃으며 창을 고쳐 쥐고 베튤라 아저씨에게 말했습니다.

 

“아저씨, 저 기사는 제가 상대할 테니 구경이나 하세요.”

 

바오밥의 똑똑한 면을 잘 알고 있는 베튤라 아저씨는 바오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에 말을 탄 기사가 문을 통과하려고 했고, 바오밥은 창을 쥐고 그 앞을 막아섰습니다.

 

“너는 누군데 내 앞을 막는 거냐!”

 

말을 탄 기사 오크로마가 투구 앞가리개를 올리며 호통을 쳤고, 창을 쥔 바오밥은 느긋한 표정으로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저는 카발리에닌 성의 문지기 바오밥입니다. 바오밥 젯킨슨이라고 하지요. 제 업무는 성문을 통과하는 사람들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기사님은 누구신지요?”

 

“나는 르마나차코의 위대한 기사, 용을 잡은 오크로마 데 피라미달이다.”

 

오크로마가 그렇게 말 하자 바오밥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오크로마를 올려보며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오크로마씨. 그러면 그것을 증명하실 서류를 가지고 오셨나요?”

 

“뭐라고?! 서류라니! 난 오크로마 데 피라미달이다!”

 

“네네, 오크로마 데 피라미달씨. 자신이 르마나차코의 오크로마 데 피라미달이라는 것을 증명할 서류가 없으시다면 통과 시켜 드릴 수 없습니다.”

 

바오밥이 다시 한 번 그렇게 말하자 얼굴이 빨갛게 된 오크로마는 자신의 깃발을 가리켰습니다.

 

“보아라! 이것이 우리 가문의 문양이다. 이거라면 증명이 되겠니.”

 

“그런 깃발은 제 막냇동생이라도 만들 수 있는 물건이지요. 정식 서류가 없으신가요? 성당의 성직자가 서명한 출생증명서라던가, 아니면 그 지역 영주가 서명한 기사 서임서 같은 거 말이지요.”

 

“그런 건 가지고 있지 않다!”

 

“아아. 그러시군요. 그러면 저는 통과시켜 드릴 수 없습니다.”

 

바오밥이 그렇게 말 하면서 창대로 오크로마의 말을 밀었고, 오크로마의 말은 뒷걸음질 쳤습니다.

 

“에잇! 나는 용을 붙잡은 위대한 기사 오크로마 데 피라미달이다!”

 

“네네. 어제도 용을 잡으신 기사분이 지나 가셨습죠. 그런 건 신분을 증명하시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니까요.”

 

“그러면 이건 어떠냐! 용을 잡은 전설의 명검 발사다!”

 

“아 그러시군요. 그게 그러면 진짜 명검 발사라는 제작자의 보증서나, 감정인의 감정서를 가지고 계신가요?”

 

자신의 검을 뽑아들은 오크로마가 검을 번쩍 들어 올리며 소리쳤지만 바오밥은 콧방귀도 뀌지 않고 여전히 낡은 창대를 세우고 몸을 기댄 채 오크로마를 올려보았습니다.

 

“그런 건 없다! 그렇지만 이 검의 뛰어난 마감이라던가 부착된 보석, 그리고 새겨진 문양을 본다면 그 누구도 이것이 발사가 아님을 부정하지 못 할 거다.”

 

“저는 검을 감정하는 감정사가 아니니까 봐도 그게 좋은 검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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