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아마 목요일이었을 것이다.
며칠 만에 뜬금없이 걸려 온 시드의 연락을 받고, 지하철을 타고 1시간 거리에 있는 뚝섬 유원지 역에 내렸다.
아직 겨울의 추위가 덜 가셔서였을까?
그럭저럭 저녁 시간이 가까운 6시임에도 주변은 한산했다.
4월 초라면 봄에 진입했을 텐데, 해 질 무렵 날씨의 변덕은 참 알 수 없었다.
시드의 인상이 구겨졌다.
“염병할…”
시드는…
코를 훌쩍이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검고 헐렁한 라지 사이즈 셔츠에 찢어진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 옷은 분명 자기 동생 것임이 분명하다.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했지만, 함께 사는 걸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세상에는 그러지도 못한 가족들도 있으니까.
“춥다, 그만 가자!!”
결국 참지 못한 시드가 애처로운 시선을 보냈다.
자기가 불러놓고, 이젠 가자고 한다.
그래서 청담대교를 타고, 반대편으로 건너려 했던 걸 조금의 고민도 없이 관뒀다.
곧, 차 몇 대가 우리 곁을 지나갔다.
“저건 무슨 차야?”
“몰라, 저런 거에 관심 있었어?”
시드는 어쩐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나는 멋쩍어서 변명 같은 말을 했다.
“그냥 신기하잖아.”
“뭐가?”
“이런 때에 이런 곳을 다니는 차라는 게…”
나의 말에 시드는 재미있는 듯 웃어 재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