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사진

  • 장르: 호러, 로맨스
  • 평점×5 | 분량: 17매
  • 소개: 장르코드 전력을 참여를 위해 길지 않은 시간동안 작성된 글입니다. 주제어 – 카메라 더보기

선배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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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대로 말하자면 나 역시 사진 찍는 걸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눈매가 사나워 어떻게 찍어도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수의 인물들이 검증해준 틀림 없는 사실이다.

 

그런 나와는 정반대로 선배는 나름대로 괜찮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 역시 다수의 인물들에 의해 검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는 어찌 보면 병적일 정도로 사진에 찍히는 것을 싫어했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다른 게 아니라 연인이 된 뒤로 핸드폰 배경화면이나 같이 여행간 기념으로 사진을 찍자고 하면 꼭 함께 찍어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냥 단체 사진을 싫어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건 뭐야?”

“이거요?“

 

선배가 가리킨 건 아주 오래된 필름 카메라였다. 동아리방을 정리할 때 챙겨 나온 물건 중 하나로 선배는 이 카메라에 단 한 번도 얼굴을 찍힌 적이 없다.

 

“카메라죠.”

“동아리방에서 가져온 거야?”

“예. 사귄지도 꽤 됐는데 액자에 담아둔 사진이 하나도 없잖아요. 저희.”

 

핸드폰이나 컴퓨터에는 꽤 많은 량의 사진이 저장되어 있지만 물리적인 실체를 가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굳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아니겠지만,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하나 쯤은 있으면 한다.

 

넉 장 정도 인화해서 선배 지갑에도 넣고 내 지갑에도 넣고 사무실에도 액자를 하나 만들고 내 집에도 액자를 하나 둬야지.

 

“요즘에는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도 인화해주지 않았나?”

“그치만. 카메라로 찍는 건 또 느낌이 다르잖아요?”

 

그건 그렇지. 선배가 깨름찍하게 말했다.

 

“싫어요?”

“아니, 싫은건 아냐. 그냥, 찍고나서 바로 확인하는 게 힘들잖아?”

“눈 감은 체로 나올까봐 걱정 되요?”

 

선배가 웃었다. 이러니저러니 해서 결국에는 소파에 앉아 함께 사진을 찍었다. 선배가 말하고 나니 나도 눈을 감은 채로 찍은 것 같아서 느낌이 참 묘했다.

그렇게 그날은 필름 한통을 다 쏟아서 사진을 찍었다. 타이머 기능이 있는 카메라라 특이한 포즈로 찍어보기도 하고 아무쪼록 카메라 하나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인화를 하러 간 것은 사진을 찍고 바로 다음 날이었다.

 

들어간 사진관은 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조금 허름한 사진관이었다. 쇼윈도 너머로 대체 왜 여기에 사진이 걸려있는지 모를 인물들의 사진이 걸려있어서 흥미가 동했기 때문이다.

 

“어서 오세요.”

 

사장은 손님이 왔다는데 꽤 놀란 듯 보였다.

 

“사진 좀 인화하러 왔는데요.”

“필름인가요?”

“예.”

 

사장의 눈이 잠깐 커졌다.

 

“요즘 필름으로 사진 찍는 사람이 많이 없는 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뇨, 그냥 카메라가 있어서요.”

“그렇군요. 한 시간 정도 걸릴 겁니다.”

 

가격은 꽤 싼 편이었다.

 

“여기서 기다리실 건가요?”

“안되나요?”

“차라도 내오려고 했죠.”

 

넉살좋은 웃음과 함께 사장은 잠깐 사라졌다가 따뜻한 차를 한잔 내왔다.

 

“인화를 직접 하진 않으시는 건가요?”

“예, 인화실에 또 한 명이 있거든요.”

 

그리고는 대화가 끊겼다. 핸드폰을 오래 만지작거리는 타입은 아니었기에 가만히 차를 홀짝이며 주변을 둘러봤다. 스튜디오 뒤편을 빼고는 인물 사진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어라?”

 

개중에는 몇몇 아는 얼굴들이 있었다.

 

지역 명사나, 몇 번 마주쳤던 얼굴들, 그리고 어렸을 적 친구.

 

“아는 얼굴이라도 있나요?”

 

내 시선을 눈치 챈 것인지 사장이 물었다.

 

“아, 예.”

“동네 장사다 보니, 종종 여기에서 아는 얼굴을 발견한 손님들이 있거든요.”

“그렇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