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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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소리에 앞을 본다. 사람 키는 훌쩍 넘는 높은 담벼락이 버티고 서 있었다. 옆의 아가씨가 나를 눈짓으로 재촉한다.
내가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어떤 상황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저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은 어째서인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벽을 몇 번 딛고 손쉽게 위에 올라앉아 아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름도 현재 상황도 현재 위치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아가씨가 혼자 이 벽을 넘는 건 무리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아가씨의 손을 단단히 잡고 위로 끌어올렸다. 올라오는 요령따위 알 리 없는 아가씨였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어찌되었건 끌어올릴 수 있었다.
“화아~!”
끙끙대고 올라와 간신히 한숨 돌린 아가씨는 작은 탄성을 질렀다. 아무런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 감탄하고 있었다. 기억에 없는 도시의 야경은 아름다웠다.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