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

  • 장르: 추리/스릴러
  • 평점×1명 | 분량: 132매
  • 소개: 끊어낼 수 없는 지독한 폭력의 사슬 더보기

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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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영이 날아가 사물함에 부딪친다. 우당탕 소리가 교실을 뒤흔들고, 놀란 녀석들이 주춤 멈춰 선다. 그러나 누구도 섣불리 나서지 못한다. 준영을 가볍게 날린 건 바로 동호다.

 

“왜……왜 그래. 나……나는.”

 

준영이 일어나 안경을 고쳐 쓴다. 안경 쓴 사람 때리면 살인미순데, 동호는 지금 실수를 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커다란 실수를.

 

“너 쓸데없이 입 털고 다니면 죽는다.”

 

동호가 준영을 향해 성큼 다가선다. 주춤주춤 물러서는 녀석은 하이에나 떼에 둘러싸인 임팔라가 따로 없다. 준영의 등 뒤에 기다리고 있는 건, 차가운 교실 벽뿐이다.

 

“나……나는 아무 말도…….”

 

안타깝게도 녀석은 미처 말을 끝내지 못한다. 동호가 준영의 복부를 가격하고, 헉 소리와 함께 녀석이 무릎을 꿇는다. 역시 동호답게 절대 얼굴은 건드리지 않는다. 두 녀석은 체급부터가 다르다. 준영은 교복만 아니라면, 중학생이라 해도 믿을 만큼 작고 말랐다. 툭 치면 어머나! 하고 쓰러질 녀석이다. 저런 울트라 슈퍼 초 경량급을 다른 사람도 아닌 동호가 아주 잘근잘근 찰 지게 짓밟는다. 가만 보고 있자니 스릴도 짜릿함도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동네 조기축구 시합을 구경하는 기분이랄까. 그것도 40대 이상의 배나온 아저씨들이 어슬렁거리는 조기축구 말이다. 그런데도 누구하나 이 시시한 싸움에 테클을 거는 녀석이 없다.

 

“야! 그만해라.”

 

드디어 누군가 이 싸움에 반기를 들었다. 동호의 주먹이 주춤 허공에 멈춰서고, 칼날 같은 눈빛이 나를 향해 날아와 꽂힌다. 그래 이 싸움에 흰 수건을 던진 사람은 바로 나다.

 

“정 세민 너 미쳤냐?”

 

물론 녀석이 이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쩌면 정말 미쳤는지도 모른다. 조금 더 솔직해 지자면 나는 지금 미치기 일 보 직전이다.

 

“쟤 안보이냐? 너 반도 안 되는 새끼 건드려 좋아?”

 

동호의 한쪽 입 꼬리가 비긋이 올라간다. 그래? 싶은 표정으로 녀석이 준영을 걷어찬다. 종잇장 같은 몸이 힘없이 날아가 벽에 부딪친다.

 

“좋다 새끼야 어쩔래?”

 

나는 정말 폭력을 싫어한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간디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없다. 배부른 맹수는 절대 사냥을 하지 않는 법. 러시아 출신의 미국 생화학자이인 아이작 아시모프는 일찍이 폭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폭력이란 무능력자들의 마지막 피난처라고. 나는 결코 그 무능에 동참하고 싶지 않다. 덕분에 지금까지 납작 엎드려 지냈는데, 어쩐지 오늘 정말 불안 불안하다.

 

“준영이 손끝만 대봐.”

 

동호의 입에서 헐! 이 튀어나온다. 그래 충분히 나올 만도 하다. 하지만 경고했다. 그 꼬맹이 건드리면 그땐 너 진짜……혼난다.

 

동호는 이름도 유치찬란한 학교의 일진이다. 수컷들만 바글거리는 남고다 보니, 자칭 서열이니 넘버원이니 하는, 3류 조폭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들이 곧잘 벌어지고는 하는데, 하이에나 같은 녀석들이 지들끼리 치고 박는 건 뭐라 않는다. 그러나 괜한 사람까지 끌어들여 귀찮게 하는 건 정말 딱 질색이다. 질색이라 나는 그냥 얌전히 죽어지낸다.

 

거듭 강조하지만 나는 비폭력 주의자다. 아이들이 다 하는 게임조차 하지 않는다. 물론 게임을 안 한다 해서, 티슈나 두루마리 화장지가 줄어드는 일까지 안한다는 건 아니다. 나는 건강한 정신과 더불어 건강한 육체를 지닌,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딩이니까.

 

이런 건강한 피지컬 덕분에 가끔 오해 아닌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백팔십이 훌쩍 넘는 키에 딱 벌어진 어깨. 엄마 가게를 도우며 탄탄하게 다져진 근육까지. (엄마는 혼자서 식당을 운영한다. 덕분에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물이 가득담긴 들통을 들었다 놨다 한다. 엄마 옆에서 무거운 김치 통을 날라야하고, 툭하면 나를 끌고 새벽시장을 도는 엄마를 따라 양손 가득 무와 배추, 갖은 채소와 과일을 바리바리 들어야 한다. 운동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악력이 생긴다. 팔에는 탄탄한 근육이 붙는다. 한 마디로 짠내 폴폴 풍기는 생계형 근육이다)

 

뭐 이런 이유로 학기 초만 되면, 슬쩍 슬쩍 나를 건드려 보는 녀석들이 있다. 물론 보기 좋게 제대로 한 방 먹이면 그야말로 덩치 값 톡톡히 한다는 훈훈한 인상을 남기겠지만, 상대가 폭력을 휘두른다 해서 똑같이 폭력으로 맞선다면. 그건 진정한 비폭력주의자가 아니다.

 

녀석들이 시비를 걸어오면 나는 가능한 피해 다닌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그냥 몇 대 맞기도 한다. 그렇게 ‘뭐야? 싸움 좀 할 줄 알았더니 완전 허당이잖아.’ 소리를 들어도 그냥 진짜 허당처럼 웃는다. 때로는 셔틀짓도 한다. 빵 사오라면 빵도 좀 사다준다.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는 건 절대 나쁜 일이 아니니까. 물론 천 원짜리 한 장으로 크림빵 세 개를 사오라는, 사칙연산조차 모르는 무식한 새끼들도 있지만, 얼마나 빵이 먹고 싶으면 그럴까.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냥 들어준다, 애들이 괜스레 머리를 치고 지나가면 어금니 한번 질끈 깨무는 것으로 조용히 넘어간다.

 

“손끝만 대보라고?”

 

동호가 여봐란 듯이 준영의 머리를 갈긴다. 어쩔래? 싶은 녀석의 표정에 머릿속에서 뭔가 툭하고 끊어진다. 그건 아마도 내가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던 아주 가는 이성의 끈일 것이다.

 

“건들지 말라 했잖아.”

 

나는 소리치며 동호를 향해 몸을 날린다. 다른 학교 일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동호는 나름대로 싸움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자신보다 약해보이는 녀석은 절대 건들지 않는다. 동호와 시비가 붙은 건 과거에 교복 셔츠 좀 풀어헤쳤다는 녀석들이다. 그런 동호가 제 반도 안 되는 준영을 괴롭히다니, 셔틀로서도 저건 좀 아니지 싶었다. 나름 동호의 철학을 존중했는데, 철학이 사라진 녀석은 일진도 짱도 아니다. 그저 한 명의 양아치일 뿐이다.

 

“안 돼.”

 

반장의 한 마디에 멍한 정신이 돌아온다.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는 녀석들을 보니, 온 몸에 힘이 풀린다. 손에 쥔 의자가 퉁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지고, 씨발. 저절로 욕설이 튀어나온다. 동호가 끙 소리를 내며 상체를 일으키자 한쪽에 찌그러져 있던 아이들이 나직이 웅성거린다. 나 또 폭발했구나. 애써 붙잡은 이성의 끈이 힘없이 끊어졌구나. 그러게 건드리지 마라 할 때 말 좀 듣지. 경고했잖아. 너 혼난다고.

 

“미……미안. 괘……괜찮아?”

 

줘 팰 때는 언제고 이제와 미안하다니. 매섭게 노려보는 동호의 눈에는 수치심과 치욕, 그리고 공포가 들어있다. 우당탕 소리와 함께 책상이 넘어가고, 동호가 도망치듯 교실을 빠져 나간다.

 

“왜 남의 책상에 화풀이는…….”

 

말하던 녀석이 슬쩍 내 눈치를 살핀다. 아니 나를 흘낏거리는 녀석은 한두 놈이 아니다. 내가 돌아서자 아이들이 일제히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한 번 더 강조한다. 나는 진짜 폭력이 싫다. 그러나 가끔은 생각보다 주먹이 먼저 나갈 때가 있다. 제 반도 안 되는 약한 애들을 건드리는 새끼들을 볼 때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물론 내 안에 무슨 정의의 사도 같은, 대단한 영웅심이 있어서는 절대 아니다. 그냥 언제부터 그렇게 됐다. 그런 장면들과 마주치면, 안에서 뭔가 불쑥 튀어나왔다. 정신을 차렸을 땐, 잔뜩 놀라는 시선들과 대면한다. 그래서 으쓱하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난 폭력만큼이나 그런 시선이 싫다. 저 새끼 완전 죽이는데. 눈으로 말하는 아이들을 보는 게 끔찍하다 못해 치가 떨린다.

 

“고……고마워.”

 

안경을 고쳐 쓰는 준영을 보니 절로 한숨이 나온다. 나는 사실 동호만큼이나 준영이도 싫다. 결국 이 녀석 때문에 또 폭발했구나. 울컥 짜증이 솟구친다. 그렇다고 당장 꺼져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랬다가는 두 손에 얼굴을 묻는 준영이를 봐야 할 테니까. 나는 뒤돌아 말없이 자리에 앉는다.

 

“뭐냐 최동호 지금까지 하이에나 주제에 사자꼬리 가지고 장난친 거야?” “아니지 하룻강아지였지. 오늘에서야 범의 무서움을 알게 된 거지.” “정세민 저 새끼는 한 방에 다 때려눕힐 거면서 왜 지금까지 동호 셔틀짓 했대.” “그야 모르지. 원래 무림의 고수들은 잔챙이들 상대 안하잖아. 그래 한 번 까불어 봐라. 싶었겠지.” “저 새끼 잘못 건드렸다가는 정말 옥수수 다 털리겠더라.” “봤냐? 의자로 내리 찍으려 했던 거? 반장 아니었으면, 동호 그 새끼 오늘 완전 아작 났다.” “젠장 살벌하더라. 정세민 저 새끼 눈 돌아가면 정말 눈에 뵈는 게 없나봐.” “야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이제 최동호의 시대는 간 건가.” “간 거지 완전 물 건너 간 거지.”

 

아니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싶은 사람은 정작 따로 있다. 너희들은 정말이지 예의와 담쌓고 사는 족속들이구나. 제발 그렇게 대놓고 수군거리지 좀 마. 다 들리잖아 이 새끼들아.

 

 

 

하루가 정말 길고 지루하다. 나는 결코 모세가 될 수 없는데 내가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홍해가 갈라지듯 아이들이 쩍 양쪽으로 물러선다.

 

“저 새끼래.” “일진 바뀌었대.” “셔틀의 진화.” “야! 저 새끼 셔틀장군이야. 셔틀들의 우상.” “동호 긴장타야겠다. 셔틀들도 이제 봉기하기 시작했어.”

 

그나마 무림의 고수보다는 한 차원 높은 평가다. 동학농민을 이끈 녹두장군 정봉준도 아니고 셔틀장군이라. 나는 영혼이 왕창 빠져나간 표정으로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멋대로 가지고 놀아라. 잘 가지고 놀다 제발 제 자리에만 얌전히 가져다 놔라.

 

또다시 5교시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동호는 교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빈자리 뭐야?” 담임의 질문에, 아이들의 시선은 일제히 나에게로 쏠린다.

 

“쌤 저기 아까 점심시간에요…….”

 

슬그머니 손을 드는 준영의 모습에 반장이 튕겨지듯 몸을 일으킨다.

 

“저 그러니까. 점심시간에…….”

 

난처한 듯 머뭇거리는 반장을 보며, 나도 모르게 꿀꺽 마른침을 삼킨다. 녀석이 흘낏 나를 곁눈질 한다.

 

“배가 아프다고.”

 

“동호가?”

 

“네. 보건실 간다고 했는데. 아……아무래도 집에 간 것 같습니다. 수업 끝나고 제가 전화 한 번 해볼게요.”

 

반장의 한 마디에 담임이 확 미간을 일그러뜨린다.

 

“허락도 없이 집에 가? 하여간 항상 제멋대로지. 다들 책 펴.”

 

어려서부터 선행학습을 해왔다는 반장은 역시 배운 놈이다. 담임의 귀에 들어가 봤자 절대 좋을 리 없을 테고, 동호역시 아무 말 안할 것이다. 폼 빼면 시체인 새끼가 얻어터지고 쪽팔려서 도망갔다는 말은, 그야말로 쪽팔려서도 못하겠지. 반장은 배운 놈답게 일처리가 능숙한데, 저 자식은 갑자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나는 매서운 시선으로 찌릿 준영을 노려본다. 녀석은 커다란 잠자리 안경에, 여전히 아버지 양복처럼 큰 교복 속에 파묻혀 있다. 물론 공부로는 한 가닥 한다. 그런데 공부 머리와 눈치는 전혀 다른 개념 같다.

 

“오늘 어디 할 차례지? People and Notice 할 차롄가?”

 

“지난 주 이디엄 30개 쪽지시험 본다고 하셨는데요.”

 

앞자리에 앉은 준영이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한다. 동호가 왜 자신의 반도 안 되는 녀석을 건드렸을까 싶었는데,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뒤돌아 씽긋 웃는 준영을 보니, 갑자기 후회가 쓰나미급으로 밀려든다. 동호를 말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냥 내버려둘 걸 그랬다.

 

“책 덮고 연습장 하나씩 꺼내. 25개 밑으로는 각오들 하고.”

 

이글거리는 시선들이 일제히 앞자리에 날아가 박힌다. 뭐 내가 후회하지 않아도 머지않아 준영의 안녕은 찢어진 연습장처럼 팔랑거릴 것 같다.

 

 

 

“얼굴은 왜 그래?”

 

나는 대답대신 식당 한 바퀴를 둘러본다. 전에는 삼겹살집이었는데 엄마가 인수한 후로 백반 집이 되었다. 메뉴는 시장에서 구입한 신선한 재료로 그날그날 바뀐다. 국과 찌개를 비롯해 엄마의 손에서는 수 십 가지 요리가 탄생된다. 노릿하게 고여 있는 냄새로 보아, 오늘은 된장찌갠가 보다. 엄마의 백반 집은, 입소문을 타고 제법 단골이 몰려든다. 내가 열 살에 이곳에 왔으니, 엄마가 골목에서 장사를 한 지도 어영부영 8년째다. 백반 집, 단 세 글자만 적힌 간판처럼, 이곳에서는 오직 밥만 판다. 절대 술을 팔지 않는다. 덕분에 손님 회전률은 좋다. 저녁 시간이 끝나면, 썰물이 빠지듯 손님들이 돌아간다.

 

“오늘 장사는 좀 됐어?”

 

엄마의 집요한 시선이 내 얼굴을 찬찬히 훑어 내린다. 잔뜩 흥분한 녀석은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둘렀다. 절대 얼굴은 가격하지 않는다는 철칙도 잊을 만큼 패닉상태에 빠졌다. 왜 안 그러겠는가? 평소 빵 셔틀이었는데, 심심하면 툭툭 머리를 쳐도 바보처럼 웃기만 했는데. 덩치만 크고 순한 리트리버가, 한 순간 미쳐 날뛰는 핏불이 됐으니 적잖이 당황됐겠지. 덕분에 입술이 찢어지고 얼굴에 멍이 들었다. 아! 정말 몰랐다. 녀석이 그토록 빈약한 철학을 가졌을 줄은, 샤프심보다 가는 신념의 소유자인줄은 말이다.

 

“세민아.”

 

“알바누나 어디 갔어? 또 약속 있다고 먼저 간 거야? 아무리 시급이라고 해도 뒷정리 정도는 해줘야 하잖아.”

 

“너 설마 학교에서.”

 

“엄마.”

 

내 시선이 엄마의 지친 두 눈에 닿는다. 알고 있다. 엄마가 두려워하는 게 무엇인지. 그래서 끝까지 참으려 했는데, 나도 모르게 또 폭발해 버렸다.

 

“아니야. 아무 일 없었어. 애들하고 장난치다 좀 다친 거야.”

 

엄마가 지친 표정으로 나직이 한숨을 내뱉는다.

 

“믿는다. 엄마 마음 알지?”

 

나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투명한 유리벽 너머에서, 술 취한 행인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드르륵 교실 문을 열자, 책상위에 커피가 놓여있다. Angel in your mind. 그래 여기까진 이해한다. 그런데 뒤따른 문구가. and Love란다. 어떻게 사도 이런 커피를 살까. 커피 한 잔에 소름 돋기는 또 처음이다. 고개를 들자 앞자리에 앉은 준영이 씽긋 웃는다. 손으로 팔랑팔랑 인사도 한다. 어제 10시도 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나릿나릿 걸어오는 준영을 보니 갑자기 극심한 피로가 몰려든다. 오지 마 너 왜 와? 응 제발 오지 마 인마.

 

“어제 집에는 잘 갔어?”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 한 놈 당장 나와라.

 

“어제 일진이 사나왔지. 동호한테도 맞고, 물론 네가 더 많이 때렸지만, 맞기도 했잖아. 얼굴 멍 들었네. 더욱이 담임한테 쪽지시험도 못 봐서 깨지고.”

 

“야 차준영.”

 

“간단한 이디엄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웠어?”

 

동호는 아직 등교 전이다. 동호가 오면 제일 먼저 사과부터 할 생각이다. 내가 괜히 끼어들어 미안했다고. 지금이라도 어제 하던 거, 마저 하라고 할 참이다.

 

“하지만 걱정 마. 앞으로 네 공부 내가 봐줄게.”

 

그럼 나는 너를 손봐줄게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일부러 이러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난 널 위해서…….”

 

딱히 녀석을 위해서 한 일이 아니다. 물론 형편없이 당하는 준영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내가 동호를 막은 건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란 표정으로 준영이 콧잔등의 안경을 밀어 올린다.

 

“세민이 네가 날 위해서 특별히 더 해줄 건 없어. 벌써 다 해줬잖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특급 선수가 던진 공에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 이 녀석은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머리가 어찌 된 모양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동호의 마음이 백번 이해된다. 왜 쓸데없이 입 털고 다니면 죽는다 했는지 알 것 같다. 그래 입을 잘못 털 면 진짜 죽을(어쩌면 죽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야 차준영.”

 

그 순간 드르륵 교실 문이 열리고, 아이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린다. 안 그래도 밤에 만날까 두려운 비주얼이 인상까지 구기며 서 있다.

 

“어이! 거기 동호가 너 좀 보잖다.”

 

아주 정직한 의미의 비주얼 깡패가 휑하니 돌아선다. 이래서 청소년기에는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는 것이라고는 죽이고 싸우는 게임이요. 보는 것이라고는 죽이고 싸우고 똥폼 잡는 조폭영화뿐이니. 저렇듯 상대의 의견 따위는 개나 줘버리란 얼굴로 돌아서는 게 제 딴에는 꽤나 멋지다 생각하는 모양인데. 정직한 의미의 비주얼 깡패도 깡패지만 동호 그 자식도 참 유치하다. 볼 일이 있으면 직접 찾아오면 될 것을 굳이 똘마니를 시켜 불러내다니. 하지만 이런 조폭놀이 또 어디 가서 해보겠냐.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머리 빡빡 깎여 나라의 부름을 받게 될 불쌍한 놈들인데. 준영아 너 군대 일찍 가라. 누가 아냐 네 후임 병으로 정말이지 깜찍한 녀석이 들어올지.

 

‘아가 네 이름이 뭐라고?’

 

‘예 이병 최동호.’

 

‘와 우리 깜짝한 신병을 보니 내가 영혼까지 말뚝을 박고 싶은 강한 충동이 일어나는구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뒷문을 빠져 나간다. 가을이라 햇볕도 따뜻하고 하늘도 맑다. 이렇듯 화창한 날에 녀석들은 불러내도 꼭 퀴퀴한 건물 뒤로 불러낸다. 국화꽃 예쁘게 핀 화단도 좋다. 은행나무 옆 벤치도 괜찮다. 스탠드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녀석들은 의례 어둡고 냄새나는 곳으로 간다. 정말이지 음침한 바퀴벌레들이 따로 없다.

 

“하루 사이에 영웅이 되셨던데.”

 

동호가 벽에 비스듬히 기대며 한쪽 입 꼬리를 말아 올린다. 나는 녀석을 향해 오른쪽으로 15도 고개를 기울인다. 사람 삐딱하게 보는 인간에게는 같이 삐딱한 시선으로 봐줘야 예의일 테니까.

 

“정의의 사도께서 왜 바지위에 팬티 안 입고 오셨나?”

 

피식피식 웃는 동호를 보니 진짜 실망을 넘어 절망이다. 우리나라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이 이런 곳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구나. 정말이지 빈정거리는 것조차 창의성 제로다. 이래서 사람들이 한국에도 핀란드식 토론 수업을 도입하자는 거다. 동호의 한 마디에 유치한 녀석들이 어깨까지 들썩이며 키득거린다. 너희는 이게 웃기냐? 응 정말 웃겨?

 

“운이 좋아 한번 깝쳤나 본데 조심해라. 한번 만 더 그러면 진짜 죽여 버릴 테니까.”

 

동호가 배고픈 맹수처럼 으르렁거린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란 얼굴로 어깨를 들썩인다. 만약 한 번 더 내 이성의 끈이 끊어진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서로의 빈약한 상상력에 맡기는 게 좋을 것 같다.

 

“차준영 그 새끼가 얼마나 갔다 받쳤냐?”

 

녀석의 한 마디에 얼굴에 미소가 사라진다. 그럼 이 새끼들은 내가 보호 비 명목으로 삥이라도 뜯었다는 건가. 이성의 끈이 다시금 팽팽히 날을 세운다.

 

“그런 거 없는데. 어쨌든 준영이는 건드리지 마.”

 

“그런 것도 없는데 네가 왜 그 새끼를…….”

 

“걔 우리 반도 안 되는 애야. 교복에 파묻혀 다니는 거 안보이냐? 그런 약한 새끼 건드리면 좋아?”

 

“그래 좋다. 약한 새끼가 잘못이지. 당하는 새끼가 멍청한 거지.”

 

나는 걸음을 옮겨 녀석에게로 천천히 다가간다. 내가 어금니를 꽉 깨문 건 주먹을 움켜쥐기 싫어서다. 주먹을 쥐면 화가 나고 화가 나면 또 주먹이 나갈 것 같아서다. 내가 다가간 거리만큼 아이들이 주춤 뒤로 물러선다. 퍼즐조각처럼 혼자 떨어져서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 우르르 몰려다닐 때나 괜스레 목에 힘주는 한심한 족속들.

 

“약한 건 잘못이 아니야. 악한 게 잘못이지.”

 

나는 뒤돌아 성큼성큼 교실로 걸어간다. 정말 녀석들과 있으니 나까지 유치해진다. 더 길게 애기해 봤자 내 기분만 더러워질 것은 안 봐도 빤하다. 물론 동호의 말이 전적으로 틀린 건 아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가끔은 약해서 당하는 사람이 있다. 악해서 잘사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그런 개 같은 경우가 존재한다. 젠장, 개는 또 무슨 죄야. 솔직히 말해, 사람들이 개만큼만 충직하게 살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좋을 것이다.

 

“그 새끼한테 뒈지기 싫으면 입 조심하라고 해라.”

 

등 뒤에서 동호가 소리친다. 문득 어제 본 녀석의 눈빛이 떠오른다. 동호의 눈 속에는 수치심과 분노 그리고 공포가 들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저러나 공부 빼곤 존재감 제로인 준영이가 대체 뭘 알고 있다고 저리 입단속을 할까? 정말 애들이랑 엮이는 거 딱 질색인데. 더욱이 저런 유치한 녀석에 관한 일이라면, 절대 알고 싶지 않다. Never. Ever Forever.

 

 

 

“자 이거.”

 

준영이 얌전히 두 손으로 프린트를 건넨다. 고개를 들자 씽긋 웃는 녀석의 얼굴이 보인다. 다시 한 번 묻는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말한 놈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나와라.

 

“이거 우리 학원에서 과목별 기출문제 뽑아 준거야. 절대 외부에 유출하면 안 되는데, 내가 세민이 너한테만 살짝 주는 거야.”

 

교실에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후, 동호는 준영에대한 모든 관심을 끊었다. 대체 이 작고 마른 녀석이 동호의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지만, 애써 모른 척 했다. 거듭 말했듯 나는 애들이랑 엮이는 걸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꼬맹이는, 동호의 침묵이 나 때문이라 생각하는지, 자꾸만 친한 척을 해 사람 곤란하게 만든다.

 

“야 나는…….”

 

“알아 너 공부 안하는 거. 그래서 더 주는 거야. 괜히 공부한답시고 엉뚱한 거 파지 말고, 이것만 보라고.”

 

생각해 보니, 이 자식이 동호의 뭔가를 알 턱이 없다. 동호는 그냥 이 자식 존재자체가 짜증났던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너무나도 잘 알 것 같다.

 

“야 나는 진짜…….”

 

“참 너 오늘 수학숙제 했어?”

 

이 새끼야 나도 말 좀 하자. 가만 그런데 오늘 수학숙제가 있었나? 수학 수업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하물며 내가 숙제를…….

 

“오늘 15일인데 너 몇 번이야?”

 

이런 젠장 25번이다 이 자식아.

 

 

 

“정 세민 네가 웬일이냐? 숙제도 해오고 나와서 풀이과정도 다 쓰고.”

 

수학이 툭 붉어져 나온 눈을 크게 부풀린다. 그러게요 필숭쌤 제가 어제 필로폰반죽으로 수제비를 해먹었나 봅니다. (필숭은 필리핀 안경원숭이를 줄인 말이다. 왜 수학에 이런 변명이 붙었는지는 안경원숭이를 찾아보면 잘 알 수 있다. 수학이 지나가면 우리는 거수경례를 하며 큰 소리로 외친다. 필숭)

 

길게 한숨을 내쉬는데 앞자리에 앉은 준영이 세상 흐뭇한 얼굴로 웃는다. 오늘이 15일만 아니었어도, 절대 저 자식에게 숙제를 빌리지 않았을 것이다. 풀이과정 따위 배우지 않았을 것이다. 잘했다는 한 마디에 나는 힘없이 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수학숙제 빌려줄게. 너 오늘 백퍼 걸리잖아. 나가서 또 망신당하지 말고, 이해 못하면 그냥 풀이과정 통째로 외워. 대신 나 오늘 너한테 할 말 있는데 끝나고 저녁 같이 먹을래?’

 

수학한테 망신당하는 건 괜찮다. 다만 나 때문에 수학숙제가 배가 되는 건 원치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는데, 할 말 있다는 준영의 목소리에 등허리가 서늘해진다. 혹시 동호의 이야길까? 아 정말 나 너희 둘이랑 엮이고 싶지 않다고.

 

 

 

녀석은 다람쥐마냥 오물오물 햄버거를 잘도 씹어 삼킨다. 이토록 잘 먹는 놈이 몸은 왜 저리 부실한지 모르겠다. 에너지 50은 머리로, 나머지 50은 입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분명하다. 참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다. 내가 이 꼬맹이랑 마주앉아 저녁을 다 먹고.

 

나는 쪽 콜라를 삼킨다.

 

“할 얘기가 뭔데?”

 

준영이 대답대신 콧잔등의 안경을 밀어 올린다. 자꾸만 뜸을 들이는 폼이 어째 수상하다. 녀석이 나에게 할 얘기란 분명 한 가지 밖에 없다. 동호가 말한 입조심. 저 팔랑거리는 입이 퍽이나 얌전히 닫혀 있겠다. 하지만 상대는 동호다. 섣불리 얘기했다가는 어떤 보복이 날아올지 모른다. 해서, 나에게 말해주겠다. 싶은 모양인데 미안하지만 내 대답은 No thank you다.

 

“야 너 혹시 저번 일 때문에 동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준영이 손바닥을 들어 보인다. 그런데 저 자식은 사람 말하는 꼴을 못 본다. 나도 말 좀 하자 응? 나도 입 있고 한국말 할 줄 알고, 내 의사표현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열여덟이란 말이다. 내 못마땅한 표정은 안중에도 없는지 녀석이 심각한 얼굴로 살짝 미간을 일그러뜨린다.

 

“이건 내가 너한테 먼저 말하는 게 좋겠어.”

 

그래 맘대로 하세요. 싶은 넋빠진 표정으로 나는 감자 칩을 우물거린다.

 

“사실 이 얘기 꺼내기까지 고민 많이 했어.”

 

아 네 그러세요. 왜 안 그러시겠습니까. 말은 하고 싶어 죽겠는데, 마땅히 들어줄 상대는 없고. 괜히 다른 애들에게 말했다가 동호 귀에 들어가는 날에는, 네 빈약한 복부에는 선명한 삼선 슬리퍼 자국이 인쇄될 텐데. 고민 좀 하셨겠지요. 그런데 차 준영님 당신 앞에 앉은 인간도 썩 믿을 만한 상대는 아닙니다. 당장 쪼르르 동호한테 달려갈지 누가 압니까. 오히려 누구보다 그럴 가능성이 농후한 놈입니다. 나는.

 

“하지만 내가 먼저 말을 꺼내야 한다고 생각해. 그게 너와 나에게 다 좋은 일 같으니까.”

 

너와나? 어쭈 공범으로 가시겠다. 입만 가벼운 줄 알았더니, 썰도 참 길게 푼다.

 

“요점만 말해라.”

 

“긴장 되냐?”

 

솔직히 조금 궁금하긴 하다. 무슨 비밀이라고 그리 입단속을 시키는지. 그렇다고 긴장씩이야. 나는 사실 준영이도 관심 없지만, 동호 녀석도 관심 밖이다. 준영이 머리를 쓸어 넘기고는 졸린 블롭피쉬처럼 나른한 표정을 짓는다. (블롭피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으면 지금 당장 인터넷 검색창을 이용하시길)

 

“나 어려서부터 눈치 빠르단 소리 많이 들었어.”

 

준영의 한 마디에 저절로 헐 소리가 튀어나온다. 오호라 눈치가 그리 빨라서, 쪽지시험 잊은 담임한테 시험 상기시키고, 숙제 잊은 쌤한테 숙제검사를 외치냐? 내가 진심을 담아 경고하는데, 너 두 번만 눈치 빨랐다가는, 어느 날 쥐도 새도 모르게 칼 맞는다.

 

“정 세민.”

 

녀석이 작은 눈을 반짝이며 뚫어져라 나를 본다. 저렇게 사람을 빤히 쳐다보니 젠장 부담된다. 나는 준영의 눈을 피해 탁자 위 콜라를 집어 든다.

 

“너 나 좋아하지.”

 

생각 없이 들이킨 콜라가 코로 뿜어져 나온다. 콜라가 이렇게 위험한 물질인지 처음 알았다. 눈물 콧물까지 몽땅 뽑아내다니. 사래가 걸려 콜록거리는데 녀석이 빙긋이 웃는다.

 

“부끄러워 하기는. 사실 내가 좀 곱상하게 생기긴 했지. 하지만 나 이성애자야.”

 

뭐 곱상? 네가? 어딜 봐서. 너는 곱상이 아니라 그냥 불쌍하게 생긴 거야. 너는 공부도 잘한다는 새끼가 곱상과 불쌍도 구분 못하냐? 응 어감이 비슷하다고 아무 단어나 네 얼굴에 막 갖다 붙이지 마. 야 그건 또 다른 언어폭력이고 범죄야. 곱상과 불쌍은 완전히 차원이 달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이라도 꼭 블롭피쉬를 찾아보길 바란다. Right now)

 

“야 차준영 너 지금.”

 

콧속이 따끔거려 도저히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 너 많이 당황한 거 알고 있어. 하지만 너 상처받기 전에 내 쪽에서 미리 얘기해주는 거야. 내가 너한테 보여준 호의, 절대 친구이상은 아니야.”

 

야 나는 너를 친구 이하로 보는데. 응? 그러니까……아 젠장 이놈의 사래.

 

“너도 동호 빵 셔틀이었잖아. 동호 패거리들이 건드려도 찍소리 못했잖아. 그랬던 네가 날 위해 미쳐 날뛰는 걸 보고 단번에 알았지. 준영이 손끝만 대봐? 정세민 너 너무 공개적으로 커밍아웃 한 거 아니야. 아무리 화가 나도 감정 자제 좀 하지.”

 

“뭐 커밍아웃? 야 그건 말이야. 내가 좀 개인적으로…….”

 

“알아 네가 나한테 개인적인 감정이 있다는 거.”

 

너 감정에도 종류가 꽤나 많다는 거 아냐? 나는 네게 되게 깨끗하지 못한 감정은 있다. 예를 들어 보고만 있어도 주먹을 부르는 감정이랄까? 아! 제기랄 콜라 트라우마 생기겠다.

 

“비록 내가 이성애자지만, 그렇다고 나와 다른 사람을 절대 틀렸다고 생각지 않아. 그건 비인도 적이고, 폭력적인 거잖아. 그래도 너에게는 내 감정 확실히 전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안 그러면 괜히 희망고문 하는 거잖아.”

 

정말 이 새끼한테 고문이 뭔지 제대로 한 번 보여줄까? 심각하게 고민하는데, 창밖을 보던 준영이 피식 웃는다.

 

“쟤도 양반되긴 글렀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저기 최동호 지나간다.”

 

학교에서 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두 녀석을 밖에서도 만나니 피곤이 가중된다. 그런데 저 자식 왜 저렇게 굳어있지? 자세히 보니 같이 가는 애들도 우리 학교 교복이 아니다. 조폭놀이에 심취해 언제나 똘마니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던 녀석이다. 눈만 마주쳐도 괜스레 시비를 걸 정도로, 온 몸 가득 허세가 들어간 놈이다. 덕분에 웬만해서는 3학년들도 피해 다닌다. 싸움으로는 학교 원탑인 새끼가, 중학생들에게 둘러싸인 초등생처럼 완전히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