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은 이기적인 놈이었다

  • 장르: 일반 | 태그: #이기심 #친구 #공평함
  • 평점×15 | 분량: 22매
  • 소개: 만날 얻어먹기만 하는 이기적인 친구가 있다. 나는 애들과 의논 끝에 녀석이 이번에도 돈을 내지 않으면 손절하기로 결정했다. 더보기

녀석은 이기적인 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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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극도로 이기적인 놈을 만날 때가 있다.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착각하는 부류 말이다. 이런 사람은 답이 없다. 아무리 그게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해도 들어먹지를 않는다. 아예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그중에서 더욱 최악인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라는 놈이 세상 누구보다 이기적이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다. 이건 거의 싸이코 급이라고 봐도 될 정도다. 왜 여태껏 모르고 있다가 성인이 돼 사회에 나오고 나서야 잘못됐다는 걸 깨닫는 걸까?

 

사회에서 인연을 맺는 사람들은 서로 목적이 분명하다. 업무상 어울려야 한다거나 동호회 모임이나 스터디 그룹같이 취미나 공부를 같이 함으로써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관계를 찾는다. 이해관계가 확실하기 때문에 서로 예의를 차리고 적당한 선에서 상대방을 배려한다. 너무 잘해줄 필요도 없고, 또 너무 못하지도 않는다. 가진 것보다 더 베푸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고, 잘못 대했다가는 나중에 어떤 스노우볼이 되어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학교 때부터 친구라는 이 새끼는 적당한 선이라는 게 없다. 무조건 자기 위주다. 주는 만큼 받는다는 인생의 기본적인 마인드가 쥐뿔도 없는 한심한 녀석이다.

 

사실 중학교 때만 하더라도 친구를 골라 사귈만한 환경이 아니었다. 중학교에 입학해 보니 내 나이 또래의 애들이 같은 반에 있고, 그럼 그게 친구인 상황이었다. 서로 마음이 맞고 좋아서 친구가 된 게 아니다. 그냥 같은 반이니까 친구. 이 새끼가 딱 이런 경우였다.

 

어렸을 때는 친구란 관계에 대해 이상한 환상이 있었다. 친구들끼리는 뭘 해도 용서가 되고, 우정은 사랑이나 가족보다 우선이며, 친구가 잘못해도 친구들끼리는 당연히 그래도 된다는 어깨 뽕이 잔뜩 들어간 어이없는 논리였다. 이제는 어른이 됐으니 알아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그렇게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걸. 돌이켜 생각하니 녀석은 그때부터 늘 한결같이 이기적이었다. 단지 나와 다른 애들이 녀석의 그런 행동을 우정이란 이름으로 덮어준 거였다. 그래서 이 새끼가 이기적으로 된 걸까. 아니면 원래부터 그런 놈이었을까.

 

이놈의 수많은 행태 중 몇 개의 예를 들어보자. 제일 흔한 패턴은 친구들에게 자기가 만나자고 해놓고 그때마다 모임 장소를 자기가 제일 편한 자기네 집 근처로 잡는다든지, 만날 돈 없다고 징징대면서 밥값과 술값, 심지어 커피까지 얻어 마신다든지. 우리가 그거에 대해서 뭐라고 하면 우정 운운하면서 우리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간다든지. 등등. 할 말은 많지만, 이 정도로 하자. 괜히 입만 아프니까.

 

오늘 모임도 그렇다. 또 자기네 집에서 5분 거리도 안 되는 고깃집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물론 녀석은 밥값, 술값, 커피값 다 우리가 내는 거로 몰아갈 것이다. 그럴 줄 알고 이미 애들끼리 다 말을 맞춰놓았다. 원래 처음 문제를 제기하는 게 제일 어려운 법이다. 내가 나서서 녀석의 행태에 불만을 털어놓자 다른 친구들도 하나둘씩 녀석의 문제점에 대해 말을 보탰다. 주로 얻어먹기만 하고 한 번도 산 적이 없다는 이야기들이었다. 애들도 전부터 녀석의 행동을 좋게 보지 않았다. 단지 친구라서 참고 있었던 것뿐이고.

 

의논 끝에 녀석이 이번에도 돈을 안 내려고 하면 손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왕 주식 용어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놈은 주식으로 비유하자면 개잡주였다. 쳐다보지도 말아야 할 종목인 것이다. 최대한 빨리 팔아 치울수록 이득이었다. 친구들이 모두 녀석에게 호구 잡힌 것도 아니고 대체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가?

 

아직 모임 시간까지는 대략 1시간 넘게 남았다. 고민 끝에 아무 곳이나 들어가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역시 이럴 때는 카페가 가장 무난하다. 들어가는 돈과 머무르는 시간을 따져 계산하면 카페와 소비자 양쪽 모두에게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다 모임 장소 근처의 한 카페로 향했다. 바로 의자와 쿠션이 푹신푹신한 스타벅스였다. 이곳이 다른 카페와 달리 특히 의자에 신경 쓰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요새 누가 카페에서 맛을 따져가며 커피를 마시겠는가.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는 편안한 휴식과 대화를 위해서다. 이 간단한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아직도 커피를 마시러 스타벅스를 찾는 사람이 많다. 아마 이 카페 안에서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기적인 사람 말이다.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내부를 둘러보자 구석 테이블에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