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호쾌한 스윙과 함께 배트 정중앙에 맞은 공이 그대로 쭉쭉 뻗어나가 관중석에 꽂혔다. 그랜드슬램! 9회에 터진 이 만루 홈런으로 점수는 더 벌어져 이제 13대0.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 위너스는 크레인스의 관뚜껑에 못까지 박았다. 이미 결정 난 승패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꼴사납게 기적만을 기도하던 아재들도, 하나둘 허망한 표정으로 복권방을 떠났다.
아재들……. 내 위험하다 그렇게 말려도.
최근 삼 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통의 강호 위너스. 만년 꼴찌이자 자타공인 동네북 크레인스. 두 팀이 맞붙는다고 하면 위너스의 압도적인 우위를 예상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 게임을 앞두고는 달랐다. 4연패 중인 위너스에 반해, 크레인스는 무려 5연승을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 경기에는 크레인스의 에이스가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었던지라 많은 도박꾼이 이번만큼은 크레인스의 승리에 돈을 걸었고, 결국은 이 사달이 났다.
보통의 호구들이 게임의 승패를 예측할 때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본인의 그 촉’을 믿는다. 그나마 조금 머리를 굴리는 호구들은 대상 팀의 분위기나 현재 전력, 양 팀의 전술 등을 분석하지만 결국 호구는 호구. 왕창 돈을 걸고 쫄딱 망한다.
나는 그런 비과학적이고 얕은 분석에 내 피 같은 돈을 덥석 던지는 멍청이가 아니다. 나는 프로 베터다. 어디까지나 통계를 이용한 과학적 분석만을 근거로 하여 베팅한다. 똑같은 도박꾼 아니냐고? 분명 다르다. 그들은 신을 믿고, 나는 과학을 한다.
네버 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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