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원토』는 인간성, 기술, 기억, 윤리의 경계가 붕괴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루벨은 현실과 환상,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가 흐려진 공간인 물자체계를 반복적으로 왕래한다. ...더보기
소개: 『원토』는 인간성, 기술, 기억, 윤리의 경계가 붕괴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루벨은 현실과 환상,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가 흐려진 공간인 물자체계를 반복적으로 왕래한다.
그곳은 젠으로 이루어진 청록빛 유체와 불명의 현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기억과 감각, 물질의 경계가 해체되는 장소이자 환상적인 영역이다.
원토는 타임 머신이라는 명목의 시간 인프라 시스템으로, 젠을 매개로 시공간과 생명을 환원하고 재편한다. 인류는 이를 통해 질병과 죽음, 불확정성을 제거했으며, 창시자 오벨은 이를 인류 진화의 필연적 귀결로 여긴다. 그는 아들 루벨마저 원토의 차기 운용자로 설계된 존재로 편입시키려 한다.
그러나 원토의 오픈소스화 이후 세계 곳곳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하고, 인간이 젠으로 환원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회는 기술의 윤리를 둘러싸고 분열한다. 루벨은 물자체계에서 반복되는 환청과 기억의 파편을 통해 자신의 삶이 원토에 잠식되어 왔음을 깨닫고, 아버지의 결정론적 세계관에 저항한다.
타임프레일이라 불리는 아포칼립스 이후, 루벨은 생존자들과 마주하며 원토가 없는 세계선을 설계하려 한다. 그는 인간의 시간을 관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손의 감각을 되찾는다. 『원토』는 완전한 통제와 환원의 기술이 인간성을 어떻게 파편화하는지를 그리며, 인간을 초월하려 한 문명 속에서도 끝내 지켜야 할 것은 인간의 불완전성과 존엄성임을 이야기한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