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국내 최초의 자폭 테러. 사망자는 테러범 단 한 명. 폭발 직전, 그는 아이들이 드나드는 정문 대신 아무도 없는 빈 통학버스에 홀로 올랐다. 대기업 비서실 실장 김진수는 아수라장이...더보기
소개: 국내 최초의 자폭 테러. 사망자는 테러범 단 한 명. 폭발 직전, 그는 아이들이 드나드는 정문 대신 아무도 없는 빈 통학버스에 홀로 올랐다. 대기업 비서실 실장 김진수는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직업적 본능으로 읽어 낸다. 이것은 성명이 아니라 조준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국정원이 내민 사진 한 장 — 테러범의 지갑 속에는 진수의 여섯 살 아들 사진이 들어 있었다.
전직 특전사 저격수이자 이라크 민간군사기업 계약자였던 진수에게는 삼 년째 반복되는 꿈이 있다. 흙길 위에서 말없이 그를 바라보는 아버지와 아이. 그리고 뇌가 스스로 잘라 낸, 이라크에서의 며칠. 기억이 돌아오는 순간, 바그다드의 작은 빵집과 서울의 유치원, 유프라테스 강가의 검문소와 종로의 새벽 골목이 하나의 방아쇠로 이어진다. 빼앗긴 자는 저울을 들고, 방아쇠를 당긴 자는 저울 위에 오른다.
전쟁을 수출하고 죽음을 외주화하는 시대. 통계 밖으로 흩어진 죽음들이 폭격 없는 나라의 봄으로 돌아왔을 때, 두 아버지와 한 여자는 각자의 마지막 선택 앞에 선다. 정당한 전쟁이 없듯 정당한 테러도 없다. 다만 정당한 분노는 있다 — 문제는, 그것을 어디에 배달하느냐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