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그런데 저렇게 아름다운 도시의 이름을 왜 라비린스라고 지으신 것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아무리 봐도 미궁처럼 보이지는 않아서요.” 자신을 바라보는 마르티나의 시선에 피식 미소를 지...더보기
소개: “그런데 저렇게 아름다운 도시의 이름을 왜 라비린스라고 지으신 것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아무리 봐도 미궁처럼 보이지는 않아서요.”
자신을 바라보는 마르티나의 시선에 피식 미소를 지은 실버는 자신의 자랑거리인 도시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까 처음에 말한 것 기억하지? 이곳은 체이서들에게 있어서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야. 그리고 이곳은 그들이 셀 수 없는 시간을 살아가는 터전이기도 하지.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시간은 고작 백 년이 되지 않아. 하지만 체이서로는 영원히 살 수 있지. 그러니 이 장소는 체이서들에게 있어 정신적인 안식처랄까? 영혼의 쉼터라고 해야 할까? 어쨌는 그들에게 그런 의미를 갖는 공간이지. 근본이 되는 곳. 여기서 모든 체이서의 영원이 시작되는 거야. 그리고 그 영원성 때문에 모든 체이서들은 결국 미아가 되어버리고 말았지.”
“미아라고요?”
“그래. 시간의 미아.”
마르티나는 입을 쩍 벌린 채 실버의 말에 집중했다.
“죽음은 어떤 의미에서는 분명히 탈출구라고 할 수 있지. 삶이라는 것에 있어 태어남이 그 입구였다면 죽음은 출구인 것이 분명하니까. 그리고 그 입구와 출구를 잇는 삶이라는 통로는 시간이라는 바닥과 그 위에 놓인 사건이라는 장애물들로 이루어져 있지. 삶이란 그런 것이지 않던가. 그런데 체이서들에겐 죽음이라는 그 출구가 사라져 버렸어. 오로지 들어오는 입구만 존재하게 된 것이지. 그렇다면 그 출구가 없는 삶이 시작되는 이곳은 결국 체이서들에겐 미궁과 같은 곳이지 않은가? 그러니 이곳을 미궁이라고 부른다 한들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작가 코멘트
SF 장편 소설 체이서 : 리코의 주인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