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카르마

  • 장르: 추리/스릴러, 일반 | 태그: #범죄스릴러 #사회파 #느와르 #카르마 #인과응보 #복수 #비극 #욕망 #연쇄살인 #추적
  • 분량: 1회, 30매
  • 소개: 2024년 4월 4일, 한 여자의 투신으로 시작된 비극은 단순한 자살이 아니었다. 그녀의 죽음은 나비효과처럼 번져나가며, 각자의 욕망을 좇던 의사, 국회의원, 그리고 그들 주변 인... 더보기

1. 조용한 이별

작가 코멘트

1화는 단순한 비극의 시작이 아니라,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거대한 질문의 서막입니다. 저는 이 첫 장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등지기로 결심한 마지막 하루는 어떤 풍경일까?”

보통 이런 비극은 격렬한 감정과 절박한 행동으로 묘사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주인공 김민지의 마지막을 정반대의 방식으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그녀의 하루에는 분노나 절규 대신, 기이할 정도로 차분한 ‘관조(觀照)’와 세상과의 ‘정리’만이 존재합니다.

그녀가 아침에 일어나 짙은 화장 대신 맨얼굴을 택하는 것은, 매일 아침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입었던 사회적 ‘갑옷’을 스스로 벗어 던지는 의식과도 같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던 출근길을 처음으로 천천히 걸으며 주변의 풍경을 눈에 담는 모습은, 자신이 떠나기로 결심한 세상이 실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확인하는 슬픈 작별 인사입니다.

제가 가장 고심했던 장면 중 하나는 지하철 씬입니다. 끔찍한 성추행을 당하면서도 그녀는 왜 저항하지 않았을까? 이 질문은 그녀의 내면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그녀의 침묵은 체념을 넘어, 자신의 육체와 영혼이 이미 분리되었음을 보여주는 가장 잔인한 증거입니다. 그녀에게 몸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닌, 곧 버리고 갈 껍데기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이 장면을 통해 저는 그녀가 얼마나 깊은 절망의 강을 건넜는지를 독자들께서 온몸으로 느끼시길 바랐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투신하는 시간인 ‘4월 4일 오후 4시 4분’은 의도된 장치입니다. 숫자 ‘4’가 한자 ‘죽을 사(死)’를 연상시키는 것은 모두가